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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Shine on You Crazy Diamond (로릭님 자작 시나리오)
마스터: 로릭
플레이어: 나 (1인)
룰: 크툴루의 부름 7판
날짜: 2018.8.9.
ORPG, 텍스트
로릭님: 타이만 시나리오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
나: 나나나
그렇게 해서 플레이하게 된 로릭님의 첫 자작 타이만 시나리오, <Shine On You Crazy Diamond>. 저는 마음속에서 샤인온 또는 샤인온유라고 줄여 부르고 있습니다
잔잔한데 작은 정보만으로 여러 추론을 하게 되면서 분위기가 점차 무거워지는 게 좋았다.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머리를 깨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로렌... 에밀리... 사랑해.................
캐릭터 설정 고민하면서 동명의 노래를 들었다.
1. PC와 NPC
PC와 NPC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정말 고민 많이 했다. 꼭 연인사이일 필요는 없고, 가족이나 동거인, 룸메 등 한 집에서 같이 지내는 사이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했으나 역시 타이만 시나리오의 첫 테플은 연인관계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서 연인으로. 가족도 해 보고 싶었으나 특정 장면 때문에라도 연인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ㅠㅠㅠㅠㅠ
PC: 로렌 스카일러
PC 설정도 정말 정말 많이 고민했고... 당일 직전까지 고민하다가 한 번 확 엎었다. 처음에 고민한 건 기존 서사가 없이 '누군가와 연인 관계'라는 설정만 가지고 PC를 만들고 그와 연결되는 NPC를 만드는 게 막막해서였다. 그러다가 발상의 전환(?)으로 내가 빠르게 반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외모 85, 예술/공예(노래) 85의 여성 뮤지컬 배우...!! 참고로 예술/공예(연기)는 55. 저 한 줄만으로 이미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
나이는 27. 나이가 들면서 연기 기능치도 오르겠죠. 지금도 부족하진 않지만 더 오르겠지!!
그 왜 매혹 75, 변장 45, 말재주 55, 자료조사 60, 심리학 40, 관찰력 75, 은밀행동 40을 찍었다. 타이만이니까 써먹을 데가 없더라도 순전히 설정만을 위한 기능치 배분을 해도 괜찮겠지 싶었고, 그게 노래 85로 나타났닼ㅋㅋㅋㅋ 연기도 높이고 싶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자주 쓰이는 기능들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찍어줘야 진행이 수월할 것 같아서.
신념은 최고의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은 <헤드윅>.
이 설정을 넣을 때만 해도 이게 그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사심을 듬뿍 넣어 애완동물을 키우기로 했다. 사모예드 개 칼라, 고양이 벨, 흰쥐 렌. 원래는 새도 키우고 싶었으나 과한 것 같아서 새는 뺐다.
NPC 에밀리 윤
연인으로 가려고는 했는데 이제 내 연인(?)의 성별이 또 고민되고... 난 사실 여자든 남자든 상관 없을 것 같았다. 로릭님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NPC와의 추억에서 그 사람은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서 다시 생각해봤다. 함께 웃으면서 지칠 때까지 피아노를 쳐주고 로렌도 거기에 맞춰 목이 잠기도록 노래했던 날. 그리고 결정했다. 이 사람은 여자일 것 같아...!!
2. 시작하기 전
'같이 사는 사람이랑 있었던 추억에 대해 묘사해주세요'라는 마스터 로릭님의 질문을 듣고, 뮤지컬 배우니까 노래를 하는 걸로!! 노래 85인 사람에게 빠르게 반하려면 역시 노래가 아닐까...!! 거기다 NPC는 피아노를 연주한다고 하니 NPC가 피아노를 치고 로렌이 노래를 불렀던 추억으로.
그리고 '그때 느껴지던 맛, 향기, 소리, 보이던 풍경 등을 감각적인 측면에서 묘사해주세요'라는 질문. 에밀리가 피아노를 치고 로렌이 노래를 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그 날은 더 특별했다. 로렌의 생일이어서 함께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먹고 와인을 마셨고, 둘 다 약간 취해서 에밀리가 생일축하 연주를 해주겠다며 피아노 옆에 앉았다. 그 와중에 로렌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서 자기 생일에 자기가 축하송을 부르는 거냐며 같이 깔깔거리며 웃고, 에밀리도 같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서 로렌이 화음을 넣고. 생일축하 노래가 끝나자 바로 이어서 다른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둘은 계속 함께 노래를 불렀다. 뮤지컬 넘버도 있고, 가요도 있고, 뭘 부를지 생각이 잘 안 났는지 동요를 연주해서 둘 다 막 웃으면서도 열창하며 동이 틀 때까지 밤새 함께 노래했던 그런 밤이었다.
난 이 시점에서 이미 로렌이랑 에밀리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로릭님 진행 최고야
3. 플레이의 흐름
처음 느낄 수 있는 것은 소리. 알람 소리. 기계음이 7시를 알리고, 의식 회복이 감지되었다며 숨을 깊게 내쉬라고 한다. 로렌은 막 잠에서 깨어나 조금 멍한 기분으로, 시키는 대로 숨을 깊게 내쉰다. 그러자 뱃속에 있던 무언가가 코로부터 당겨져서 빠져나간다. 그건 삽관되었던 튜브. 방 안은 커튼이 쳐져 있어 어둑어둑하다.
.......튜브?!?! 2032년에는 잘 때 코 속에 튜브를 넣나???!!! 이게 일상적인 일인지 물으니, 로릭님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한다. 로렌은 갑자기 찬 물을 맞은 듯이 확 정신이 깨어난다. 코에서 빠져나간 물체를 확인하면 그것은 의식 없는 환자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데 쓰이는 영양 튜브.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의 방이다. 한 쪽에 흰쥐 렌의 케이지가 보이고, 탁상 위에는 자동으로 넘어가는 달력이 있다. 일단 렌에게 다가간다. 일어나자마자 애완쥐에게 인사부터 해야지!! 렌은 케이지 안에 있는데... 좀 쇠약해 보인다. 쥐는 까만 눈망울로 로렌을 애처롭게 쳐다본다. 왜 이러지? 어제는 안 이랬는데... 지능 판정 성공. 머리가 아프지만 희미하게 기억난다. 2032년 10월의 어느 날이었다. 에밀리와 싸워서 기분이 안 좋았던 날.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렌을 보고 잠시 충격을 받았던 로렌은 에밀리 생각이 들자마자 에밀리에게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실내복 위에 가디건을 걸치며 문득 본 탁상 위의 달력은, 2033년 4월 3일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고("이상하네. 달력이 고장났나?") 밖으로 나가는 로렌. 뭔가 일이 있어서 그동안 내내 잠들어 있었겠구나 싶었긴 했지만, 달력의 정상 작동 여부를 의심하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서. 메타추리 플레이를 자제해 보았다. 타이만이기도 하고!!
"에밀리?" 문을 열면서 에밀리를 부르지만 에밀리의 대답은 없다. 대신 "7시 15분입니다. 주방에 아침식사를 준비했습니다."라는 기계음이 들려와 깜짝 놀라는 로렌. 이 기계음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로렌에게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한다. 기계음이 섞인 중성적인 목소리.
로렌은 자기 방 맞은편의 에밀리 방 문을 노크한다. 똑똑, 노트해도 조용하기만 한 문. 문을 열려 하지만 잠겨 있다. 개인 침실마다 번호키가 달려 있는 집이었다. 연인 사이니까 번호를 알지 않을까요 하고 로릭님한테 물었더니 '기억하는 번호를 한 번 눌러보세요'라고 해서 뭔가 좋았다... 로렌이 기억하는 번호...
에밀리 방의 비밀번호는 로렌의 생일. 4월 21일, 0421(이라고 내가 정했다). 삑삑 누르니 익숙한 기계음이. "잘못된 번호입니다. 변경 이전 번호를 누르셨습니다." 로렌은 얘 나랑 싸우고 번호까지 바꾼 거냐며 짜증을 낸다. 그리고 에밀리가 이미 일어나서 식사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니 1층으로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가 주방에 들어가면, 테이블에는 갓 만든 미음이 올려져 있다. 그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웬 미음인가 싶지만 일단 차려진 미음을 냠냠. 오랫동안 음식물을 먹지 않은 듯한 허기가 느껴진다.
로렌은 음식을 다 먹고서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한다. (하이 시리) (사실 이것은 미래의 애플 하우스 (아님 )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에밀리는 어디 있어?"
"접근 권한이 없는 정보입니다."
아니 에밀리의 행방에 대한 정보를 연인인 로렌이 알지 못하게 한다니 뭔가 이상한데...? 로렌은 여기에서 이상하다는 느낌이 확신이 되었을 것 같다. 일단 인공지능이 정상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권한을 확인해보자 게스트 권한이라는 답변을 듣는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에밀리가 로렌의 권한을 조정했던 기억이 난다. 그것 때문에 크게 싸웠고... 이 집은 에밀리의 집. 에밀리는 최고 레벨의 접근 권한을 지니고 있으며, 로렌의 권한을 변경할 수 있다. 그 이유를 기억해내려 애써보지만 기억도 뭔가 드문드문하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희미하다.
"오늘 날씨는 어때?"
"오늘 날씨는... (삑-) 하루 종일 맑을 예정입니다."
"오늘이 며칠이었지?"
"2033년 4월 3일입니다."
"뭐?! 역시 고장인가?"
창문으로 다가가서 커텐을 열자, 창문에는 환하고 아름다운 봄 풍경이 펼쳐져 있다. '어떻게 봐도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봄 풍경이에요'라는 로릭님의 말에서 이건 현실이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환상이거나 인공 영상이거나...?? 그래서 직접 확인하려고 현관으로 달려가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열리지 않는다. 그리고 화장실 쪽에서 튀어나오는 내 고양이, 벨. 벨은 얌전히 안겨온다. 더 나이들어 보이진 않는지, 달라진 건 없는지 확인하는데, 조금 야위어 보인다.
"읽지 않은 메시지 1건이 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저 기계음 점점 무서워...
읽어달라고 하면, 에밀리의 영상 메시지이다. 수신일은 2033년 3월 2일. 뭔가 계속 이상한데 아직 실마리가 잡히지는 않는 느낌이었다. 내가 잠든 '어제'는 2032년 11월이고 오늘은 2033년 4월인데 에밀리가 한 달 전에 영상 메시지를 남기면서 '자고 있어서 못 깨웠어'라고 한다니. 로렌이 11월부터 4월까지 정말로 내내 잠들어 있었을 때의 에밀리의 대처라기엔 이상한데. 로렌이 계속 식물인간 등 의식이 없는 상태는 아니었을 것 같았다. 아마 기억을 잃은 쪽이려나.
로렌은 영상 속의 에밀리를 멍하니 바라본다. 기억하는 것과 달라진 것이 있는지 살펴보니, 에밀리는 초췌해보인다. 화장을 했는데도 어딘지 모르게 피곤한 기운이 남아 있다. 로렌은 문득 자신의 모습은 어떨지에 생각이 미친다. 거울을 보면, 자신은 기억하는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팔다리가 얇아져 있다. 오랫동안 누워서 움직이지 않은 건가?
문득 강아지 칼라가 생각난다. 렌과 벨이 있는데 칼라는 어디 있지? 칼라의 이름을 외치며 이 방 저 방 돌아다니지만 어디에도 칼라의 모습은 없다. 창문으로 마당을 봐도 칼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마당에 있던 칼라의 집도 없어졌다.
로렌은 벨마저 사라질 것 같은 불안감에 고양이를 꼭 안아들고서 방을 하나씩 열어본다. 거실부터 뒤져보지만 관찰력 판정 실패. 로렌은 지금 너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서 눈앞이 아른거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거실 소파에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며, 벨을 쓰다듬으면서 그 온기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는다. 그러던 중, 갑자기 팟 하고 시야가 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로렌, 여기야."
에밀리?!?!? 에밀리 어디야???
"너 왜 그래?"
두 사람은 집 '앞'에 서 있다. "드디어 우리 집 보는 날이잖아."
에밀리는 카드키로 현관을 연다. 이건 로렌의 기억에 있는 광경. 현실 인지 판정을 하냐고 로릭님이 물었지만, 이 기억을 더 보고 싶었다. 로렌은 지금 멍한 상태여서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고 묘사. 에밀리와 로렌이 처음 이 집에 왔던 날이었다. 권한 설정을 하고 집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로렌은 자신이 '그 날'에 에밀리의 말에 어떻게 대꾸했는지를 기억한다. 설렘과 행복이 가득했던 그 날에. 지금 로렌은 조금 멍하고 감정이 안 실린 어투로, 그 날 자신이 했던 말들을 똑같이 재연한다.
"어디부터 둘러볼까?"
로렌은 원래는 그 말을 듣고 신이 나서 침실부터 가보자며 에밀리의 손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지금 로렌은 처음으로 기억과 다른 행동을 한다. 에밀리를 꽉 끌어안는다고 선언.
"로렌...?"
에밀리는 약간 당황스러운 듯이 로렌을 살짝 안아준다.
"너... 진짜로 에밀리 맞지...?"
"너 왜 그래... 아픈 거 아니지?"
"에밀리는 나한테 말도 없이 그런 행동 안 할 텐데. 말도 없이 나가지도 않을 거야. 날 가둬두지도 않을 거고.
너 지금 어디에 있어...?"
에밀리는 약간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다.
"여기 있잖아...
여기..."
여기서 정신력 판정. 결과는 익스트림...!! 로렌은 서서히 깨닫는다. 내가 인식하고 있는 이 장면은 기억, 망상, 꿈, 환상, 무엇이라고 부르든, 지금의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무릎 위에는 벨이 앉아있고, 로렌은 소파에서 어지러운 시야를 진정시키고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있다.
로렌은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다시 멍한 머리로 거실을 둘러본다. "여기... 우리 집 맞지...?" 그리고 다시 거실을 살펴본다. 관찰력 강행 판정 성공. 인터폰처럼 생긴 단말기와 벽에 걸린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액자에는 시 한 편이 적혀 있다. 에밀리가 좋아하던 시.
부드러운 비 내릴 거야
사라 티즈데일
부드러운 비 내리고 흙냄새도 다시 날 거야
제비도 날아와 가물거리는 소리 내며 한 바퀴 돌겠지.
또한 밤이면 웅덩이에 개구리 노래하고
자두나무는 떨리는 흰빛을 피울 거야.
울새는 불꽃 깃털 옷을 입고
낮은 울타리에 앉아 휘파람을 불어제치겠지.
그리고 전쟁에 대해 아는 이 아무도 없을 테지,
아무도 언제 그 일이 있었는지 관심도 갖지 않겠지.
새도 나무도, 어느 누구도 신경도 쓰지 않을 거야,
인간이 모두 죽어 없어진다 하더라도;
그리고 봄, 그녀마저도, 새벽에 잠 깨어
우리가 사라지고 없다는 걸 거의 알지 못할거야.
로렌은 차분하게 '이건 그대로네. 새삼스럽지만 참 쓸쓸한 시야. 에밀리 감성 참...'라고 생각했지만 플레이어는 이때부터 머리를 깨기 시작했습니다 아아악 에밀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밀리 어디간거야 사라져버린 거 아니지...???ㅠㅠㅠㅠㅠㅠㅠ 난 티알에서 앤캐 npc를 만들면 앤캐가 이미 죽어 있을 운명인가?????
단말기를 집어드니 홍채를 인식시키란 안내 음성이 나온다. 홍채 인식을 하니 최근 뉴스 확인, 조명 제어, 수온 조절이 가능하다는 기계음의 안내. 최근 뉴스가 1개 있다길래 읽어달라고 한다. 살아남은 모든 시민들에게... 낙진과 확인되지 않은 생명체의 습격... 외부 활동은 극도로 위험... 최후의 응전...? [행운이 있기를.]
"이게 며칠 뉴스야?!"
"2032년. 10월. 31일자 입니다."
아 로릭님 저 대사에서 기계음이 날짜별로 딱딱 끊어서 음성 출력하는 게 상상되어서 더 무서웠다ㅠㅠㅠㅠㅠ
로렌의 마지막 기억이 10월이고, 그 달 말에 외계인인지 뭔지가 습격했고, 그런데 에밀리는 지난 달에 회사에 나간다고 메시지를 남겼다고??
"칼라는 어디 있어?"
"해당 정보에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대체 내가 접근 권한이 있는 정보가 뭐야?!"
"..."
로렌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지만, 인공지능은 잘못한 게 없다 게스트가 알 수 있는 정보가 뭐 얼마나 될 것이며...
"밖에 나가고 싶어."
"차폐 기능에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게스트에게도 원할 때 나갈 자유는 달라... 이러면 진짜 감금이잖아...
"하아... 알았어. 그럼 에밀리에게 전화해줘."
한참을 신호음만 가다가, "전화가 연결되지 않습니다."
로렌은 더 이러고 있다간 화가 날 것 같아서 일어나서 다른 걸 하려고 한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살펴보자, 사용 흔적이 거의 없고, 무엇보다도 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공지능에게 소리쳐서 물으면 "아직 우수 정화 작업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손님방으로 쓰던 1층의 침실을 살펴보지만 강행 실패로 별다른 건 찾지 못하고 넘어져서 다치기만 한다. 인공지능한테 여긴 청소도 안 하냐고 화풀이를 하자 꼭 필요한 장소에 한정하여 청소를 하고 있다는 친절한 기계음이 들려오고...
로렌은 터덜터덜 방을 나오고, 먼지를 들이마셔서 따끔거리는 목을 진정시키기 위해 주방으로 간다. 찬물을 꺼내면서 주방을 둘러보는데, 식탁 위에 널려 있는 서류들이 눈에 띈다. 사물인터넷 사용 설명서와 태양열 충전 리포트. 그 옆에는 쪽지가 하나 놓여져 있다.
내 방 비밀번호: 374329@#,
내 이름: 에밀리 윤,
로렌 스카일러
책상 위의 일기장을 확인할 것
이거 너무... 이상하고 스산하고... '내 이름'이라니 자기 이름이 뭔지 모르는 사람처럼... 로렌은 쪽지를 움켜쥐고 2층으로 달려가 에밀리 방 문 앞에 선다. 정말로 오래 움직이지 않았는지 숨이 심하게 찬다. 로렌은 헐떡거리는 호흡을 누르려 애쓰며 떨리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누른다. 잠금이 해제된다. 피아노가 있는, 텅 빈 방. 갑자기 핏 하는 소리가 들리며 눈앞이 깜깜해진다. 로렌은 눈을 꾹 감았다가, 천천히 뜬다. 무언가를 예감하면서.
피아노 앞에 익숙한 뒷모습이 있다.
"에, 밀리,"
"생일 축하 노래 해줄게!"
"생일 축하 노래...?"
에밀리는 약간 붉은 기가 도는 얼굴로 뒤를 돌아본다. 눈물이 고여서 에밀리의 모습이 흐리다. 그 날과 같다는 걸 직감한다. 가장 행복했던, 그 날.
"하나, 둘, 셋, 넷,"
익숙하고 간단한 멜로디가 울려펴진다. 로렌은 눈물을 훔치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네 생일인데, 셀프 축하네."
"...그러게. 이런 게 어딨어."
웃으려 하지만 웃지 못 하고 이상한 표정이 되는 로렌.
"그럼 나도 불러주면 되지."
함께 화음을 넣어서 부르는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고, 에밀리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The Origin of Love의 전주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와, The Origin of Love!!"
아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로릭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로렌 설정에 뮤지컬 헤드윅을 제일 좋아한다는 설정을 넣긴 했는데 그게 이렇게 반영될 줄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밀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로렌은 목을 가다듬고, 무대에 선 것처럼 연기를 섞어서 노래하기 시작한다. "같은 듯 다른 모습 중 돌돌 말려 하나된 두 소녀 그들은 땅님의 아이-"라는 부분에서 에밀리에게 눈을 찡긋해 보이고. 에밀리는 피아노를 치면서, 약간 취해서 머리를 로렌 쪽으로 기댄다.
"하지만 난 알아 니 영혼 끝없이 서린 그 슬픔
그것은 바로 나의 슬픔, 그건 고통
심장이 저려오는 애절한 고통, 그건 사랑
그래 우린 다시 한 몸이 되기 위해 서로를 사랑해
그건 Making Love-, Making Love-"
"난 네 목소리가 정말 좋아..."
로렌은 에밀리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하듯이 키득키득 웃으며 말한다.
"그럼, 평생 옆에서 노래해줄게."
마치 그 순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그렇지만... 이젠..."
로렌은 이게 환상인 걸 머리로는 알지만. 잊고 싶은 기분이다. 오리진오브러브 부르면서는 멍하니 기억대로 자신이 했던 말을 기계적으로 재생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때로 돌아간 듯이 생기와 행복에 차서 노래하고 대화했을 것 같다.
"...왜...?"
"돌아가야 해..."
"평생... 노래해줄게. 그럼 네가 피아노로 반주해주고..."
"돌아가야 해..."
"내 옆에 있어줘..."
기댄 머리의 무게가 이제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에밀리...
지금 어디에 있어...?"
로렌은 빈 방으로 돌아와 있다. 멍하니 피아노를 바라보며 서 있는 로렌. 그리고 조금 전 불렀던 오리진오브러브의 한 구절을 천천히 부른다.
"하지만 난 알아 니 영혼 끝없이 서린 그 슬픔
그것은 바로 나의 슬픔, 그건 고통..."
노랫소리는 쓸쓸하게 방 안에서 울려퍼진다.
아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부분 너무 좋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처음에 추억 하나 알려달라고 했을 때부터 관련 언급이나 회상, 플래시백 등등이 있지 않을까 생각은 했는데, 짐작했더라도 막상 이런 순간에 오니까 너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찡하고 좋아서 지금 로렌의 심정 등등도 다 알피로 했던 것 같다. 일대일 세션은 느긋하게 알피할 수 있는 점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이것도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겠지만.
손을 꽉 쥐자 손 안의 종이가 부스럭거리고,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로렌은 쪽지의 내용대로 책상 위를 살핀다. 책상 위에는 헬멧 모양의 반들반들한 기계 하나와 일기장 두 권이 있다. 자신의 일기부터 읽기 시작했다. 익숙한 나의 글씨체인데 낯선 내용이다. 10월 23일부터 인터넷이 잘 안 되고, 25일부터 에밀리가 로렌이 집을 나가는 걸 막기 시작. 에밀리와 싸웠던 기록이 있다. 내려놓고 에밀리의 일기장을 읽기 시작.
"기억소거장치...?" 교육 판정 성공. 보통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 쓰는 장치이고, 머리에 씌우는 형태로 되어 있다.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것이 기억소거장치로 추측된다. 그 기계를 자세히 들어서 관찰력의 어려운 난이도로 판정하는데... 펌블...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로렌은 비틀거리면서도 잠시 기대를 한다. 에밀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단지 환각이라도...
"로렌."
감은 눈을 천천히 뜬다.
"어디 가는 거야? 칼라 데리고."
"응?"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자 칼라의 목줄을 쥐고 있다.
"어... 그러니까... 산책...?"
이게 플래시백이라 나도 내가 뭘 하려던 거였는지 모르겠는데 목줄 쥐고 있는 걸 보니 산책하려 했었나...? (..
"내가 박에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
"그랬...나...? 왜 나가면 안 된다고 했었지?"
"알려줬잖아. 근처에 탈옥한 살인마가 있다고. 기억 안 나?"
"아... 그랬나...?
그랬구나. 칼라 산책 못 나가면 안 되는데...
저기 에밀리, 오늘이 며칠이야?"
"너 지금 나 짜증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아니 그건 아니고 제가 기억 상실이 좀 있거든요...!! 그리고 기억 네가 지웠잖아ㅠㅠㅠㅠ 뭔가 억울... 환상인데 억울......
"아니... 잘 기억이 안 나서 그래. 미안해.
요새 좀 멍해. 가끔 다른 세계에 가 있는 것 같아. 방금도 그렇고... 아니, 지금일까."
"달력 보면 되잖아."
달력을 보면, 2032년 10월 26일이라고 되어 있다.
"에밀리."
진지한 목소리로 부른다.
"왜."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줘. 이건 다 뭐야? 넌 환각이고, 이건 현실이 아니고, 내 옆엔 네가 없잖아. 모든 게 다 이상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넌 어디에 있어?"
이게 내 기억인지 환각인지 아직 모르겠지만, 의사소통이 되고 얘기를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었다. 너는 어디에 있어? 숨기지 말고 말해줘.
네가 너무 보고 싶어.
에밀리 윤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 얼굴이 변형되기 시작한다. 이목구비가 녹아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형태를 취한다. 그건, 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으으으 이거 너무 오싹했다...... 에밀리의 표정이 사라졌다가 마구 변형되더니 로렌의 모습이 되고...
그것은 로렌을 지나쳐서 현관으로 다가가고, 품 속에서 지문이 찍힌 종이를 사용해서 문을 연다. 로렌은 그 존재의 팔을 잡으려 하지만 잡히지 않는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피아노가 있는 방 안. 여전히 로렌은 헬멧을 손에 꼭 쥐고 있다. 헬멧을 거치대에 내려놓고 서랍이나 책장, 침대 등을 뒤진다. 그 지문이 찍힌 종이를 발견할 수 있는지. 강행 성공. 잉크에 지문이 찍힌 얇은 종이 한 장과, 에밀리가 쓴 쪽지를 발견한다. '그렇지만 네가 나한테 남은 유일한 이유야. 날 미워해도 좋아'
되돌려놓았다니, 그럼 나한테 뭔가 이상이 생겼던 걸까? 로렌은 피아노 위의 창문으로 다시 바깥 경치를 확인한다. 아침의 아름다운 봄 풍경... 그런데 그 풍경에는 새도, 고양이도, 개도 없다. 이따금 바람이 불 때마다 풀과 나무가 흔들리지만, 스크린 세이버 같은 기이한 위화감이 든다.
로렌은 비틀거리며 창문에서 멀어지고, 자신의 방으로 돌낭간다. 내가 기억하는 내 방 비밀번호는, 에밀리의 생일. 그 번호를 입력하면 문이 열린다. 케이지 안에 손을 넣어서 렌을 한 번 쓰다듬는다. 그리고 방을 뒤진다. 일기든 쪽지든, 뭐라도 상관없으니 나오길 간절히 바라면서. 이 상황을 설명해줄 무언가가.
그러나 로렌의 방은 익숙한 그 상태 그대로이다. 전자기기들은 배터리 방전 상태. 로렌은 인공지능에게 말을 건다 (시리야!
"밖에는 뭐가 있어?"
"질문을 구체화해 주십시오. "밖"의 범위는 너무 넓습니다."
"집 밖에는 뭐가 있냐는 질문이었어."
"먼저 접근 권한을 획득하여 주세요."
"집 밖은 안전해?"
"집 밖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어째서?"
"먼저 접근 권한을 획득하여 주십시오."
저 마지막 기계음 대사는 로릭님이 갑자기 마이크로 해서 깜놀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거실에서 찾았던 단말기를 들고 에밀리의 지문이 찍힌 얇은 종이를 지문 인식 센서에 가져다댄다. 단말기는 아까 갖고 올라왔던 걸로 했다.
"윤. 에밀리. 님의 생체정보가 확인되었습니다."
(생체정보 인증방식의 안전성 이대로도 괜찮은가)
로렌은 떨리는 목소리로 "저장된 기록에 접근"을 선택한다. 서른 네 건의 기록. 에밀리의 영상 기록이다. 에밀리는 자신에게 기억 소거 실험을 했다. 조금씩 강도를 높여 가며. 로렌의 '끔찍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쪽지를 보고 '로렌'이라고 읽는 거 너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안쓰럽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 에밀리............ 에밀리...........................
그리고 마지막 기록에서 예비 전력이 고갈 직전이며, 전지판을 보러 밖에 나가보지 않으면 이 집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 거라는 내용이 있어서 이제 밖에 나가서 공포를 뚫고 무언가 작업을 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에밀리...! 에밀리는, 어디에 있어?"
이상한 질문으로 인식될 걸 알면서도 묻는다고 했다.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다."
"...응, 그러네."
에밀리 어디있어ㅠㅠㅠㅠㅠㅠ
감시카메라로 집 밖의 영상을 확인. 세상은 온통 짙은 잿빛이 되어 있고, 나무들은 마르고 뒤틀려 있다. 지구의 것은 분명 아닌 형형색깔의 이상한 식물들과 형광색 포자와 꿈틀거리는 검은 형체들. 전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영상을 종료하고 최대 절전 모드로 전환한다.
로렌은 방을 나와서 지하실로 가는 계단을 내려간다. 지하실 문은 닫혀 있고, 손잡이 같은 건 없다. "지하실 잠금 해제"라고 단말기에 대고 말하자 문이 열린다. 어두운 지하실. 어둠에 눈이 익으면, 철제 침대와, 그 위에 누운 누군가의 형체가 보인다. 천천히 다가간다.
"안녕하세요?"
"...안녕."
매우 초췌해 보이는 여자. 하지만 로렌은 어두운 지하실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에밀리..."
"토요일이 언제인지 아세요?"
"...잘... 모르겠어요. 오늘일지도..."
로렌은 목이 메여서 말을 잘 못 한다. 에밀리의 시선에는 초점이 없다.
"토요일에는 친구가 온다고 했어요. 꼭 온다고 했는데."
"오늘이 토요일일지도 몰라요. 같이 기다릴래요...?"
로렌은 에밀리에게 손을 내민다. 잡고 일어날 수 있게.
에밀리는 신기한 듯이 쳐다보고 손을 내밀지만 잘 일어나지 못한다. 로렌은 에밀리를 부축해서 지하실을 나오려 하지만, 에밀리의 발목에는 긴 족쇄가 묶여 있다. 방 안을 돌아다니기에는 넉넉한 길이.
주변을 둘러보니, 통조림 같은 것들이 한쪽에 쌓여 있고 작은 간이 라디오와 지도가 널려 있다. 지도에는 어지러운 선이 그려져 있다. 작은 열쇠도 하나 발견. 지도에는 우리 집 위치로부터 길이 표시되어 있다. 붉은 X자 표시가 있기도 하고, 날짜가 쓰여져 있기도 하다. 에밀리는 이 곳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다. 위험한 곳, 생존 방송이 들린 곳...
"아직 친구가 안 왔어요..."
로렌은 열쇠고 에밀리의 족쇄를 풀려다 잠시 멈칫한다.
"친구를 왜 기다리는 거예요?"
"친구, 도와줘요."
"뭘요?"
"2층에 있다고 했어요. 2층이라고 말했어요. 2층으로 오라고."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에밀리..."
로렌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에밀리를 안고 울어버린다. "왜 그래, 왜 그랬어, 난 이제 어떻게 하라는 건데..." 에밀리는 영문을 모르고 따라서 울기 시작한다. "울지 마, 에밀리, 내가 미안해..."
로렌은 에밀리 발목의 족쇄를 푼다. 발목에는 상처가 나 있다. 에밀리를 부축해서 지하실을 나가는데, "토요일이에요?"라고 묻는다. "잠시만요. AI, 오늘 토요일이야?"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이 사이에 텀이 좀 있었는데 정말 불안했다... 오늘은 과연 무슨 요일인가
"아니, 오늘 금요일이에요. 금요일이면 안 돼요?"
에밀리는 "토요일에는 꼭 올 거야"라며 빙그레 웃는다. 로렌은 뭐가 오는지도 모르면서 맞장구를 치며 에밀리를 부축해서 계단을 오른다. '지하실이나 1, 2층이나 차이는 없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절전 모드를 켜 둔 집 안은 지하실과 크게 밝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로렌도 지금 힘이 부족해서 2층까진 못 가고, 에밀리와 함께 1층 거실 소파에 앉는다.
창밖에는 별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그것이 가짜일지라도 토요일이 올 때까지, 함께, 별빛 속에서 기다릴 수 있겠죠. 에밀리는 로렌에게 매달려 잠이 들었다.
"에밀리. 토요일엔 뭐가 오는 거야? 종말? 전력고갈? 외계인?"
"뭐든지."
이때 대답이 돌아올 줄은 몰랐어서 깜짝 놀랐다...
에밀리의 조용한 중얼거림을 끝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4. 감상
-나 앞으로의 전개가 에밀리 재워놓고 전력판 확인하러 나가야 하는 줄 알아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이라는 말에 당황했다.
-기능들은 설정에 충실하게 찍었다. 쓸 일이 없을 줄은 알았지만...!!
-끝나고 로릭님이 로렌 너무 착하다고 했다. 에밀리가 못되게 굴어도 그 그렇구나 하고 받아준다고ㅋㅋㅋㅋ 자기도 당황스러워서 이게머임...?? 앗 그 그런가....?? 이랬을듯ㅋㅋㅋ 원래는 세 번째 플래시백에서 PC와 싸우려는 의도였다고.
-토요일에 온다는 건 연락이 닿았던 생존자였다고 한다. 에밀리에게는 마지막 희망이었겠지ㅠㅠㅠㅠㅠㅠㅠ 어두운 지하실에서 스스로의 발에 족쇄를 채운 채 토요일에 올 거야, 토요일에 올 거야 하고 계속해서 되뇌였을 에밀리...
-이상한 표현이긴 한데 단짠단짠한 시나리오였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텅 비고 낯설어 이해할 수 없는 현재와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이 상호 조화를 이루며 감정을 고조시킨다는 의미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이 너무 따뜻한데 그게 더 슬퍼...
-칼라는 줄을 놓쳐 밖으로 사라져버렸지만 렌과 벨은 인공지능이 챙겨줬다고. 시리야 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ㅠ
-끝난 직후 감상: 로렌은 차라리 그 환각 속에 살고 싶었을듯. 나 그 꿈 속에 살 순 없었나...
-라고 후담에서 말하자 로릭님: 밖에 나가서 미쳐 이성이 0이 될 때까지 돌아다녀서 환각 속에 살 순 있을듯
행복을 추구하는 적극적 자세이군요 이것도 좋지만 이제 에밀리를 로렌이 지켜줘야 하니까 안 돼ㅠㅠㅠㅠ
-알피적으로 처음에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행동했는데(우리 집이니까!) 가장 익숙한 곳이 점점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지는 게 좋았다. 작은 정보로 확 불안해지고 진상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씩 드러나는 느낌. 주방의 쪽지처럼, 아주 짧은 정보에서 위화감이 확 드는. 인공지능도 무섭고..!!
-플래시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서 과거의 기억을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내가 뭔가 행동을 하고 거기에 에밀리가 대응을 하는 것도 너무... 좋고... 세 번째 플래시백에서 에밀리 모습 변형되는 거 무서운데 연출 너무 좋다...
-칼라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과연 우리가 기억하는 그 칼라의 모습일지는 모르겠으나...!! 실제 창밖을 보는데 기괴한 생명체가 집을 빙빙 도는 게 보인다거나 (로릭님: 셀프이성체크 그만
-에밀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내가 지켜줄게...
-토요일은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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