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툴루1에 이어 경툴루2!! 이번엔 1편의 사건을 헤쳐나왔던 락이의 김주영과 합류하기로 했다. 다만 1편에서 내 PC인 김옥남이 죽어서 나는 김옥남의 약혼자인 윤도근이라는 새 PC를 만들었다.
[시작하기 전에]
락이랑 내가 1편을 1인플로 각각 플레이해서, 세션을 시작하며 주사위를 던져서 실제와 환상을 결정하기로 했다. 1D100 굴려서 더 높은 숫자가 나오는 사람의 세션 내용이 정설이 되고 다른 사람의 세션 내용은 기억과 현실의 괴리를 경험하게 되는 것. '그 일'이 있었던 것은 같지만 어느 한 사람이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본인에게는 정말로 있었던 경험처럼 생생하지만.
로릭님이 이 제안을 했을 때 정말 재밌어보여서 막 설렜다ㅋㅋㅋㅋㅋ 내 PC는 사망한 김옥남의 약혼자여서 현실과 환상의 충돌이 잘 안 될까 싶어서 걱정도 됐지만. 그래서 만든 설정: 윤도근은 경성으로 오는 배 안에서 이상할 정도로 생생한 꿈을 꾸었다는 걸로 했다. 김옥남의 이야기를 꿈 또는 환각으로 체험한 것. 괴이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꿈일 뿐이라며 서둘러 경성으로 돌아왔는데 경성은 살인 사건으로 한바탕 뒤집어져 있고, 약혼녀인 김옥남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다. 옥남의 행적을 최대한 짚어 보니 자신이 꿈에서 봤던 그대로. 그리고 김옥남이 지니고 있던 노트가 유품으로 가족한테 보내져서 그걸 읽은 도근은 자기가 꾼 꿈이 현실임을 확신하게 된다.
[PC들]
내 PC: 윤도근
일본 유학생. 법학을 공부. 27세 남자.
1편에서 기능을 애매하게 찍어서 힘들었던 걸 교훈삼아 관찰력과 자료조사를 높게 찍었다. 그리고 전투 관련 기능을 안 찍었다...
락 PC: 김주영
서점 주인. 독립운동가를 일제에 팔아넘기는 일을 했다.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척 일제에 밀고하는 사람.
도근과 주영은 서로 아는 사이로 했다. 도근이 주영의 서점에서 책을 자주 사가서 형님아우 하는 사이인 걸로. 나이는 주영이 더 많다.
[플레이의 흐름]
먼저 기억 대항판정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이김!!
기차 편으로 경성에 도착한 윤도근은 약혼녀 김옥남의 소식을 듣고 자신이 보았던 환각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리고 옥남의 복수를 하기로 다짐하는 도근. 우선 흑묘자와 황왕교에 관한 정보를 찾기 위해 단골 서점으로 향한다. 바로 김주영의 서점!! 옥남의 행적을 추적하던 중에 만난 기자 김운복과 함께 주영의 서점으로 들어간다. 와 형 오랜만이에요! 저 경성에 돌아왔어요!! 두 남자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주영이 운복에게 아는 체를 하지만 운복은 주영을 알아보지 못하고. 주영이 '아니 우리 (1편 내내) 함께 이런저런 일을 겪었잖아요...?'라고 말하지만 운복은 주영을 처음 본다고 말한다. 대신 몸 안쪽부터 뜯어먹힌 시신을 발견한 것 등 주영이 겪었던 일들을 주영이 아니라 옥남이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운복. 주영은 시작부터 이성체크를 하고ㅋㅋㅋㅋ
이 혼란의 와중에 운복은 서신 한 장을 꺼낸다. 서정백이라는 사람이 보낸 서신으로, 무언가를 은밀히 의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운복은 우리에게 이 일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던 걸로 기억한다. 바빠서 직접 가지 못 한다고 했던가...? 1편에서 운복과 같이 다니며 운복과 잘 되어가던 주영은 ok했고, 도근도 황왕교와 관련된 단서가 될 수 있을까 싶어서 가기로 한다.
그 날 저녁, 경성 데일리 뉴스 사무소의 구석진 곳. 백발의 노신사가 들어온다. 그는 우리를 보고 생각보다 젊다며 잠시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더니, 자신을 보덕여고보의 교장 서정백이라고 소개한다. 그러고 나선 우리를 못 믿겠다는 듯한 눈초리로 말을 잇지 못하는 서정백. 먼저 의뢰하겠다고 와서(우리에게 하는 의뢰는 아니었지만) 불신이라니 대체...!! 그래서 서정백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추리쇼 시작!! (코난 브금)
우리가 번갈아가며 관찰력 판정을 하고, 성공할 때마다 마스터 로릭님이 핸드아웃을 줬다. 서정백의 옷 상태에서 그가 어떤 정류장에서 내렸는지를 알아맞추고, 옷과 시계의 상태를 통해 그의 성격과 사연과 애완동물이 있는지 등등을 추리하고, 피우는 담배의 종류를 알아맞추고는 요새 근심이 있다는 것까지 눈치채고, 손에 종이쪽지를 꽉 쥐고 있는 걸 간파해내고ㅋㅋㅋㅋㅋㅋ 아 뒤로 갈수록 점점 신나서 알피했던 것 같다ㅋㅋㅋㅋㅋ
드디어 우리를 인정하게 된 서정백은 의뢰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말해준다. 먼저 보여준 건 어떤 쪽지. 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실종되고 유령 소문이 도는 일이 벌써 세 번째라고.
서정백은 경성 외곽의 고등학교인 보덕여고보의 교장이다. 전교생은 90명이며,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런데 최근 아이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것. 한 달 전 두 학생이 실종되고, 2주 전에는 한 학생이, 며칠 전에도 또 한 학생이 실종되었다. 유령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통금 시간 이후 기숙사 출입문을 통제하는데 실종된 밤에 출입문을 드나든 사람도 없는 상황. 경찰은 무관심하다고 한다.
사흘 뒤 보덕여고보에서 큰 바자회 행사가 열리는데,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행사가 무사히 열리기도 힘들고 학교의 평판도 떨어지는 상황. 더구나 여학교인 만큼, 조용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어서 운복에게 의뢰를 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의뢰의 내용은 실종 사건을 조용히 수사하는 것!! 탐정 티를 팍팍 내며 대놓고 조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분을 위장해서 학교에 잠입하기로 한다. 도근은 일본어 교사로, 주영은 학생으로. 네 이 곳은 여학교입니다...^^ 나이는 많지만 외모 수치가 높은 주영이 여장을 하기로 한다. 서양식 교복을 입고 '김주영'이라는 가명을 사용.
북한산 인근의 보덕여고보 앞. 말쑥하게 차려입은 도근과 곱게 차려입은 주영은 학교 교문 앞에 서 있다. 서정백은 교문 앞에서 두 사람을 맞이하고, 주영은 다른 선생님에게 안내받아서 교실로 가고 도근은 서정백과 함께 교무실로 간다.
주영은 신의란이라는 선생님의 뒤를 따라 교실로 간다. 벽돌로 지어진 건물. 마루는 나무로 되어 있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벽에는 학생들의 작품인 듯한 수예와 초상화 등이 걸려 있다. 교실 안에 들어가면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하필 이런 때 교환학생이 왔다며 걱정하는 듯 하다. 그 와중에 자수 시간 시작. 자수 선생님은 B사감이라고 불리는 백현경이라는 사람이다. 신경질적이고 학생한테 관심 없는 교사 같다.
자수를 하며 다른 학생들과 속닥속닥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 실종된 사람은 선옥과 희순, 두 번째는 수란, 최근의 세 번째는 순영. 선옥과 희순은 서로 친했다고 한다. 수란은 혼인을 앞두고 있어서 그게 싫어서 도망갔다는 소문도 있지만, 순영 같은 경우는 도망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일련의 사건으로 신경쇠약에 걸린 학생까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복도 구석이나 나무 그늘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리고 이상한 점으로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라진 아이들이 찍힌 사진을 보다가 사진부 학생이 기겁을 했고, 한문을 가르치는 김영덕 선생이 사진을 떼어갔다고.
주영이 여학교 학생들 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사이에, 새로 채용된 일본어 교사로 위장한 도근은 교무실에서 학생부장 김영덕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 있다. 덩치가 있고,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남자. 실종된 아이들의 물건에 대해 묻자 아이들 짐이라며 보따리 네 개를 준다.
먼저 수란의 보따리를 풀어 보면, 옷, 교과서 등의 평범한 물건들이 있다. 그 중 습자지 한 장에 어떤 글이 적혀 있는 걸 발견.
밤이 기이한 그 곳은 검은 별이 뜨고
기이한 달들은 빙빙 하늘을 가른다
그러나 더욱 기이한 것은
황폐한 카르코-사
황색지왕께서 우리를 선택하기로 하셨다
순리에 따른 일, 순리에 따른 순서
우리는 노란 표식으로 자신을 증명
이때까지 카르코사와 황색지왕이 뭔지 플레이어인 내가 모르는 상태여서 이게 뭔가 싶었다. 하스터인 걸 알았으면 느낌이 조금 달랐을 것 같다.
다음으로 선옥의 보따리를 풀어 본다. 제일 위쪽에는 잘 세공된 흑요석 목걸이가 있다. 딱 봐도 여학생이 갖고 있기에는 비싸 보이는 물건. 선옥이가 이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는 목격이 있으나, 가족들은 모르는 물건이라 했다고 한다. 어떤 무늬인지 문양인지가 그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희순의 보따리. 작은 상자에 편지들이 보관되어 있다. 아무리 봐도 연애 편지이다. 가장 최근의 선옥의 편지에는 둘의 사랑에 대해 부모님이 화내셔서 '선생님'께 의논을 드렸다는 얘기가 있다. 그 '선생님'은 '좋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선물'을 준비했다고.
실종 학생들의 짐을 다 확인한 다음에, 어찌어찌 주영과 접촉해서 사진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그걸 김영덕에게 슬쩍 묻자, 떨떠름한 표정을 짓다가 사진은 사진부 담당인 백현경 선생님에게 넘겼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먼저 백현경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진부로 가 보면 학생 다섯 명이 장식을 하고 있다. 백현경은 사진부실에는 없고 가사실에 있다고 한다. 가사실에서 백현경과 만날 수 있었다. 신경질적이어 보이는 (당시 기준) 노처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순영이 자수를 잘 못 놓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순영의 자수를 보게 되는데, 배경에 독특한 무늬가 수놓아져 있다. 아까 선옥의 보따리에서 나온 목걸이에 있던 표식과 동일하다. 그리고 자수 뒷면에는 연필로 '노란 표식'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거 보려고 매력적인 척 하고(윤도근 외모 50) 은근한 말 하고 플러팅까진 아니지만 이것저것 한듯ㅋㅋㅋㅋ 그리고 사라진 학생들의 사진을 보여달라고 해보지만 짜증과 함께 거절당한다. 여학생이 찍힌 사진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신입 교사 윤도근...
그러던 중 한 학생이 백현경에게 잠시 와달라고 한다. 백현경은 짜증을 내며 교실을 나가고, 도근은 그 틈을 타 현경의 책상을 뒤져 현경의 일기장을 찾아낸다. 바쁘다는 불평들이 많고, 마지막에는 사라진 학생들의 사진에 대한 애기가 있다. 이 사진을 보여달라는 부탁을 누가 하면 신의란이 자기에게 얘기해달라고 말했었다고. 일기장에는 문제의 사진이 책갈피에 꽂혀 있다. 선옥과 희순은 목걸이를 들고 정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뒷면에는 카르코사에 관한 시가 적혀 있다. 수란은 목걸이를 들고 자수실 앞에서 찍은 사진. 순영은 자신의 방 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전의 두 사진은 웃으며 찍힌 사진인데, 순영의 사진은 조금 이상하다. 눈이 커져 있고, 깜짝 놀란 듯한 표정. 순영의 손 근처에는 그 목걸이가 떨어져 있다.
우리는 학생들이 쓰던 기숙사 방을 뒤지기로 한다. 주영은 밤에 몰래 자기 방을 빠져나오고, 도근은 서정백의 도움으로 살짝 들어오려고 했으나 거절당한다. 그래서 통금시간을 틈타 몰래 기숙사 문을 따려고 하지만... 은밀행동 실패... 기숙사 사감에게 걸린다. "아닙니다 오해입니다 제가 길눈이 어두워서!!"하고 변명을 해보지만 씨도 안 먹히고 교장선생님 호출당함ㅋㅋㅋㅋㅋ 이 작자가 몰래 여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려 했다고 하자 윤도근을 바라보는 서정백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고... 아닙니다 아니에요 아시죠 저 그냥 수사하려고 그런건데요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도근의 간절한 눈짓... 서정백은 일단 알았다며 도근을 놔주라고 한 뒤, 도근에게도 뭐 하는 거냐며 소란 일으키지 말라고 한다. 주영 형님 수사를 부탁해요...!!
사라진 학생들이 쓰던 12번 방은 작은 4인용 방이다. 침상과 책상과 옷장이 각각 네 개 있다. 두 자리는 잘 정리되어 있고, 두 자리는 짐이 그대로 놓여 있다. 짐이 가장 많은 자리가 순영의 자리일 것이다. 순영의 옷장을 조사하면 구겨진 종이 한 장을 발견한다. 사라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상담과, 목걸이, 그리고 사진...
순영의 책상을 조사하면 또다시 카르코사에 대한 종이쪽지를 발견한다. 낙서에 '일기장'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데, 기숙사 방에서 일기장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도서실에 대한 짤막한 메모도 있다.
우리는 이쯤에서 신의란 선생에게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침대는 찾아보지 않은 채 기숙사 방 수색을 종료한다. 주영은 자기 기숙사 방으로 돌아간다. 나중에 도근과 만나서 결과를 알려줬을듯.
다음날, 신의란을 찾아 교무실로 가지만 신의란은 자리에 없다. 책상을 둘러보면 굉장히 깔끔하고 고상한 취향임을 알 수 있다. 아마 판정 실패로 다른 걸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때 한 학생이 달려와 교무실 문을 벌컥 열고, 큰일이 났다며 도근을 데려간다("나도 몰라 난 수습교사야!!"). 따라가보자 강당 바닥에 잿빛 페인트로 커다랗게 낙서가 되어 있다. 목걸이의 무늬와 동일한 표식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저런 낙서는 없었다고 한다. 당장은 지울 수도 없고, 당장 내일이 바자회 행사인데 큰일났다며 다들 웅성거리고 있다. 뭐야 이 문양 무서워...
주영은 도근을 놔두고 도서실에 먼저 갔던 것 같다. 그리고 락이가 "도서관은 개가제인가요 폐가제인가요?" 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카로운 질문이었닼ㅋㅋㅋㅋㅋㅋ
도서실에서 신의란이 밝게 인사를 한다. 그때 바닥에 종이 한 장이 떨어져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도 카르코-사에 대한 시 같은 메모. 일단 의란을 의심하며 도서실 내부를 조사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찰칵 소리와 함께 빛이 번쩍 비친다. 주영은 자신의 몸이 빨려들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국적인 거리이다.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왁자지껄한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주영이 소리를 내는 순간, 주변은 갑자기 조용해진다. 아 이런 거 무서워...!! 살을 찌르는 듯한 경계와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다. 머릿속에서 위험하다는 경고가 울려퍼지는 와중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쪽이에요!!"
그 시각 도근은... 아무 것도 모른 채 도서실에 와 있다. "주영 형님이 먼저 도서실에 가 있겠다고 하셨는데?" 의란을 의심하긴 하지만 사진에 찍히면 안 된다는 걸 모르는 상태. 플레이어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답답했지만, 캐릭터가 모를 텐데 너무 메타적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안 좋을 것 같아서 답답한 채로 플레이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순진하게 적의 눈앞에서 도서실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가죽 표지의 영어책 한 권을 발견한다. <The King in Yellow>라는 제목의 희곡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려 하지만, 그 내용은... 도근은 크툴루 신화 기능을 10만큼 얻는다. 그만큼 이성도 상실. 그리고 광기가 오는데, 기억 상실... 아니 급박한 와중에 기억상실이라뇨ㅠㅠㅠㅠ 알피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지금 생각하면 약혼녀 옥남이 죽었다는 사실부터 잊어버리는 거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어라 왜 내가 여기에 있지? 언제 조선에 왔더라? 옥남씨는 어디에 있지? 그렇게 혼란스러워하는 와중, 의란이 뒤에서 도근을 부른다. 돌아보는 순간 의란은 도근을 향해 무언가를 던지고, 도근이 거기에 주의를 빼앗긴 틈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아 윤도근 이 도움 안 되는 사람 같으니ㅠㅠㅠㅠ
나중에 락이가 트위터에서 '4라운드 동안 기억상실 광기에 걸린 윤도근이 주영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했는데 둘이 떨어진 채로 4라운드가 지나서 의미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운복의 기억에서 지워진 것도 모자라 이제는 도근의 기억에서도 지워진 주영ㅋㅋㅋㅋㅋ 제대로 이성판정할 것 같은데ㅋㅋㅋㅋ
도근 또한 이국적인 거리에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이쪽으로 오라는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니 놀랍게도 사진에서 봤던 순영임을 알아볼 수 있다. 순영을 따라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호수 위에 두 개의 태양이 걸려 있다. 호숫가에는 반투명한 사람들이 웅크리고 앉아있다. 그리고 (아직) 조금도 투명해지지 않은 주영도 만난다!!
순영에게 들으니, 여기는 고도 카르코사라는 곳이라고 한다. 의란이 사진기를 통해 자신을 이 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여기 오래 있으면 점점 투명해져서 마지막에는 목소리만 남게 된다고 한다. 먼저 실종된 세 선배들도 이미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호수를 들여다보면 학교의 풍경이 보이고, 말을 걸면 그 목소리가 학교에 닿는다는 것 같다. 의란이 이런 짓을 하는 목적이 무엇일지 물어니, 그녀는 이 세계에 대해 어떤 믿음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세계가 낙원이라는 믿음... 하지만 자기까지 이 곳으로 강제로 보낸 걸 보면 그 믿음이 변질된 것 같다고도. 그리고 순영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본다. 조사 안 한 것들이 있어서 놓친 정보가 많았다ㅋㅋㅋㅋ 상담을 통해 의란에게 목걸이를 받고, 그 목걸이와 함께 사진을 찍히면 이곳으로 옮겨오게 되고, 학교에는 희미한 속삭임 같은 목소리만 남는다는 것. 카르코-사에 대한 싯구에 대해서도 듣는다.
그리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에 직면...!! 호수를 들여다보자 학교의 모습이 보인다. 먼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이제 뭐 하면 되지... 한참 헤매다가 아이디어 판정을 했던 것 같다. 카르코-사에 대한 시구를 시간 순으로 낭독하는 것...!!
시를 읽기 시작하자 호수에서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호수의 진동이 점점 커지고, 파도가 거세게 치기 시작한다. 호수 속에 비치던 학교로 향하는 문이 호수 안쪽에서 거대하게 열린다. 도근, 주영, 순영 세 사람은 그 문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마스터에게 여기서 도근이 죽은 약혼녀 옥남의 손길을 느껴도 되겠냐고 묻고 ok받아서 노림수 알피를 약간 넣었다. 현실과 현실이 부딪히는 경계에서 고인이 된 약혼녀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는 도근...
도근은 밀려드는 기이한 감각에 토기를 느끼며 눈을 꾹 감았다. 발 딛고 선 세상이 전부 분해되었다가 재조립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결 없는 파도에 휩쓸려가던 도근은 뺨에 묘한 촉감을 느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익숙한, 가냘픈 손... '당신이에요?' 도근은 다문 입 속으로 물음을 던졌다. '옥남, 당신이에요?'
부드러운 손길은 대답 없이 가만히 도근의 얼굴을 쓸었다. 눈을 뜨면 그 손길이 사라질세라 도근은 감은 눈에 힘을 주었다. 눈꺼풀 밖에서는 도근이 아는 세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음을 알았다. 뺨에는 그리운 온기가 남아있었다. 울컥 치밀어오르는 그리움 속에서 도근은 결의를 다졌다.
눈을 뜨면 그 곳은 익숙한 세계였다.
우리가 다시 도서실에 나타나자 의란은 깜짝 놀란다. 다시 사진기를 꺼내 우리를 찍으려 하지만 도근이 저지. 도근은 옥남의 원한을 갚아주겠다고 외치며, 약혼자에 대한 사랑과 이를 상실한 아픔을 실어 온 힘을 다해 신의란을 공격한다. 접근전 기본치로 연속 두 번 성공!! 받아라 이것이 사랑의 힘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전투에서 도근도 주영도 실패 실패 펌블... 의란이 흑묘자를 불러서 2대2로 싸웠던 것 같다. 하지만 도근도 주영도 주사위 실패로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신의란도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공격을 못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난 왜 전투 기능을 별로 안 찍었나ㅠㅠㅠㅠ
그렇게 한참 실패의 늪에 빠져 있다가 주영은 혼자 도망쳐서 도서실을 나가버린다. 이 판정은 주사위가 잘 나오더라곸ㅋㅋㅋㅋㅋ 주사위가 지켜주는 캐설정... 주영이는 맞서 싸우기보다 자기 살 길(이랑 이득) 먼저 챙길 캐릭터였지...!! 그래도 주영은 밖으로 나가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도서실로 돌아온다. 그렇게 해서 의란을 생포했던 것 같다. 역시 쪽수가 답인 걸까!! 의란은 완전히 미쳐 있었고, 정신병원으로 이송된다. 며칠 뒤 의란의 자살 소식을 들었던 듯.
이후에 주영은 한동안 서점 일을 하며 조용히 지낸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운복을 꼬시기 위한 경성미연시 2회차 플레이 진입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근은 어떤 에필로그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옥남의 죽음이 다른 세계의 것과 관련되어있다는 걸 확신하게 되어 이와 같은 일들을 추적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마치며]
-정말 재밌었는데... 1년도 더 지나서 쓰려니 기억이 잘 안 난다ㅠㅠㅠㅠㅠ 후기는 제때제때 써야 하는데...
-3편 부제가 '이제 해피엔딩은 없어요'라는 걸 듣고 도근이 죽어서 옥남과 재회하는 장면을 멋지게 연출할 준비를 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전투에서 살아남기 힘든 능력치라서ㅠㅠ 경틀루 시리즈를 플레이하며 과연 몇 명의 탐사자를 굴리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