핢님의 <평행세계 프로젝트> 시나리오인 <예언의 사막과 노래의 바다> 테플!! 여타님 테이블과의 연계가 이루어지는 테플이었다. 전부터 핢님이 마스터링하시는 세션에 가보고 싶었어서 구인 트윗을 보자마자 바로 신청했다. 그리고 직접 경험한 핢님 자작시나리오 및 마스터링은 정말... 갓갓이었습니다...
[들어가며]
1. 제목부터 참 서정적이고 멋진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 예언의 사막과 노래의 바다... 사막과 바다의 이야기일까 싶었다. 시작하면서 핢님이 알려주신 세계관 이야기도 정말 멋졌다. 고래 등 위에 엎어져 있는 그릇 형태의 세계와 고래의 숨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모래 바다, 그릇 위를 기어가는 햇거북과 물거북, 그릇에 균열을 내기 위해 물거북이 만들어낸 검은 존재와 그 존재에 대항하기 위해 역시 물거북에 의해 탄생한 최초의 인간, 그리고 너른모래땅의 인간들... 세계관이 아름다우면서도 양적으로 과하지 않아 빠르게 이해하고 숙지하기도 좋았다.
2. 테이블 간 연계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이었다!! 자세한 얘기는 본문에서.
3. 내 캐 비밀 보고 캐메할 때 정말 고민 많이 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무서웠다 내 비밀이 이 정도인데 다른 분들은 어떤 비밀을 숨기고 계신 것인가... 이거 대립형일까...?? 저는 다른 분들이 제 비밀 조사할까봐 무서웠습니다...
4. 이 시나리오 전용 어빌리티 목록이 따로 있었다. 와 핢님 진짜 갓갓 시나리오 라이터...!!! 다들 멋지고 효과도 짱짱이고 분위기마저 서정적이어서 뭘 골라야하나 엄청 고민했다. 그런데 내 비밀로 인한 의심병으로 공격 어빌리티를 하나 넣고 싶었고, 결국 투석과 뱃노래를 골랐다. 뱃노래는 예언사막 전용 어빌리티로, 다른 피씨가 이성이나 생명력을 회복할 때 회복치를 1 더해주는 기능. 선원으로서도 최초의 인간으로서도 잘 어울리는 어빌리티라고 생각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카를루...
5. 카를루의 이름은 만화 <신부 이야기>의 카를룩(카르르크)에서 따왔다. 그 캐릭터와의 관련성은 없고 그런 어감으로 짓고 싶었다. 그리고 유목민이라는 이미지도.
[PC들]
PC1: 레기나 (파르팔라님)
신참 선원. 활달하고 생기넘치는 우리 후배님!! > <
플레이하다 보니 어쩐지 덜렁이 후배를 선배들이 구박하는 관계가 되었다(팔팔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레기나 귀여워...!!!
PC2: 아우리스 빈터 (알칼리 베릴님)
사라진 '사막의 눈물' 호에 출항 자금을 댄 대부호. 쿨하고 위엄있는 고용주님이었다.
PC3: 카를루 (엘디)
고참 선원. 신참인 레기나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그의 비밀은... 바로 신화 속의 '최초의 인간'이라는 것...!! (두둥
모래색 머리카락과 물빛 눈동자, 선원답지 않은 흰 피부. 중성적인 외모. 성별은 일부러 정하지 않았다. 모두 '최초의 인간'에 어울리게 정한 것. 물거북이 떨어뜨린 물로 모래가 뭉쳐서 생겨난 인간이니만큼, 모래 빛깔과 물 빛깔을 넣고 싶었다. 그리고 흰 피부도 투명한 물 같은 느낌으로. 피부를 모래 색깔로 할까 하다가, 검은 존재를 쓰러뜨리고 긴 잠을 자고 있을 때 길고 풍성한 모래 색 머리카락이 모래 위에 흩어져 모래와 하나가 된 듯한 이미지가 떠올라서 머리카락을 모래 색으로 했다. 그런데 모래 색이라고 하면 주목받을 것 같아서 피씨 설명시에는 옅은 갈색이라고 설명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지만 움직일 땐 쾌활하고 생기가 넘친다. 젊어 보이는 얼굴. 부드럽게 미소짓는 사람.
그런데 내가 최초의 인간이면 다른 피씨 중에는 검은 존재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대립형으로 나가는 걸까 의심... 이 의심은 나중에 레기나의 비밀을 눈치챘을 때 확신으로 바뀌고... 다행히 별 행동을 하진 않았습니다 정말 다행이야 (레기나 미안해...
PC4: 노먼 프리먼 (디로님)
카를루, 레기나와 함께 가족처럼 지내는 선원. 바람잡이 역할을 맡고 있다. 바람을 일으켜 모래바다에서 배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PC3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적이 있어서 은인으로 여기고 함께 다니고 있다. 이 바람잡이라는 역할 정말 멋졌다. 사실 앞면만 봤을 때는 가장 뽑고 싶었던 PC.
[도입 페이즈]
큰 배가 모래의 흐름을 가르며 어떤 유적의 입구로 들어간다. 갑판에는 한 사람이 나무로 된 상자 하나를 들고 서 있다. 그 자는 너른모래땅의 왕인 '사막왕'. 배는 유적 안으로 사라지는데, 그 뒤를 작은 조각배 하나가 조용히 뒤따른다. 조각배에는 검은 판초를 입은 사람이 타고 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아우리스는 석굴에 들어선다. 문마다 긴 창을 든 사람들이 신원을 확인하고 길을 열어주는 절차를 반복한다. 그렇게 길을 따라 석굴 깊숙히 들어가면, 바닥과 연결된 돌 왕좌에 한 사람이 앉아 있다. 그는 제2왕위계승자 '바람둥이' 이크바르. 우리가 인물란에 바람둥이 이크바르를 적자 핢님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 아니라고 하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련
이크바르는 조금 심드렁하고 시큰둥한 듯한 사투리 말투로 아우리스가 투자한 '사막의 눈물' 호가 실종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배에는 사실 이크바르의 형님인 사막왕이 타고 있었다고. 사막왕의 생사와 행방은 불명이고, 제1왕위계승자도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제2왕위계승자 이크바르가 '사막의 눈물' 호와 관련이 있는 아우리스를 불러 책임을 묻는 것. 투자자 아우리스는 억울했을 것 같다... 이크바르는 사막의 눈물 호와 사막왕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면 아우리스의 목이 무사하지 못할 거라고 위협하며 다른 배를 줄 테니 한시바삐 출항하라고 종용한다. 아우리스는 사막왕의 부재라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어디에 새로운 라인을 타야 할지 고민하곸ㅋㅋㅋㅋㅋㅋㅋ
사막왕의 석굴에서 나온 아우리스는 선원 조합 건물로 들어간다. 그곳에선 레기나가 다른 선원들과 부어라 마셔라 하며 즐겁게 놀고 있다. 다른 선원들을 술 내기로 이겨먹는 레기나ㅋㅋㅋ 그러다 주위가 조금 조용해졌을 때 레기나를 따로 불러 배를 운항해달라는 의뢰를 한다. 두둑한 보수를 주겠다고도. 레기나는 오케이하고는 신나서 선금으로 받은 금화 주머니(아마)를 들고 카를루와 노먼과 함께 사는 집으로 돌아온다.
레기나가 신나서 카를루와 노먼에게 의뢰 내용을 이야기하지만... "너 같은 초짜에게 배를 맡기는 의뢰를 했다고??" 선배들은 믿지 않고 잔소리를 시작한다. 의뢰인 신원은 제대로 파악한 거냐, 이상한 사람 아니냐, 사기 아니냐, 이런 의뢰를 막 잡아오다니 다 큰 줄 알았더니 한참 멀었네... (레기나 미안해 사랑해 (팔팔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자기가 하나하나 가르치던 귀여운 후배 레기나가 어느새 훌쩍 성장해서 직접 의뢰도 받아 오는 게 대견하고 기특한 카를루는 레기나를 도와 그 의뢰를 수행하기로 한다. 카를루가 가겠다고 하자 노먼도 반쯤 마지못해서 합류. 세 사람은 의뢰인이자 고용주가 된 아우리스와 만나는데... 그 순간 이크바르가 보낸 종자가 와서 사막왕을 찾아서 모셔오지 못하면 아우리스의 배에 탄 모두의 목이 성치 않을 거라는 경고를 하고. 카를루와 노먼은 레기나에게 등짝 스매싱을 날렸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이제 운명공동체가 된 네 사람. 이왕 이렇게 된 거 협력해서 사막의 눈물 호와 사막왕을 찾는 임무를 완수하기로 한다.
[메인 페이즈 - 1사이클]
출항 전에 사막의 눈물 호에 대해서 먼저 조사하기로 한 네 사람. 사막의 눈물 호는 많은 투자를 받아 만들어지고 출항한 배인데, 그 목적을 누구도 모른다. 아우리스는 레기나와 감정을 맺고(베릴님이 '감정 빨대'라고 하셨닼ㅋㅋㅋ), 레기나, 노먼, 카를루는 먼저 사막왕의 목적과 사막의 유적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신전에 가서 이크바르가 보내서 왔다 하자 사제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우리를 칼루만 다나 사제에게로 안내한다. 그 와중에 혹시 위험할지 모르니 누구 한 명이 남아서 기다리다가 다른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뭔가 조치를 취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레기나를 남겨둘까요?" "레기나는 신뢰가 안 가는데..." 카를루가 남아서 기다리기로 한다. 레기나와 노먼은 고위 사제를 만나러 신전의 높은 곳으로.
칼루만 다나 사제는 얼굴을 가리는 베일을 쓰고 있다. 묘사를 들으면서 신비로우면서도 약간 무서운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노먼은 사제에게서 프라이즈로 나무 상자를 건네받는다. 사막왕이 가져간 나무 상자와 쌍을 이루는 다른 상자라고. "이 상자는 절대로 열어봐선 안 됩니다"라는 경고와 함께. 그리고 이런 말은 절대로 열어보라는 거죠 그렇죠!!
그리고 여기서 사막왕의 목적에 대해 들었다. 사막의 예언서에 관한 이야기. 앗 아닌가 나무 상자에 대해서였나...??
칼루만 다나 사제가 있는 곳에서 나온 노먼과 레기나는 그 즉시 나무 상자를 열어본닼ㅋㅋㅋㅋㅋ 그러자 그 안에서 시커먼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노먼의 목을 조른다. 노먼은 쓰러지고, 그 손은 성당 벽과 천장을 타고 빠르게 기어다니다가 허공을 슥 긋고는 그 손짓대로 나타난 균열의 틈새로 사라져버린다. 노먼은 1사이클 시작하자마자 생명력을 잃고ㅠㅠㅠㅠ 다른 것보다도 상자 안에 있던 것이 사라져버렸다는 점 때문에 우리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 당황했었다. 그래도 프라이즈 비밀을 보면 아무튼 상자 안의 내용물은 사라지는 것이니까 문제는 없으려나 싶었다. 나중에 핢님이 어떤 테이블에서도 상자 안 열어본 적은 없었다고 하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무 상자는 이제 텅 비었지만, 상자를 닫았다가 다시 열어보니 그 안에는 모래시계 하나가 들어있다. 나무로 틀을 만든 유리시계로, 옆면에 섬세한 무늬가 그려져 있다. 핢님이 직접 만드신 것!!
카를루는 레기나와 노먼을 기다리면서 예배당에서 예배가 이루어지는 것을 지켜본다. 그 예배의 내용 중에는 악마에 관한 설교가 포함되어 있어서 카를루는 악마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다. 자신에게 최초로 부여된 사명이자 존재의 의의였던 검은 존재와 관련하여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세 사람은 신전에서 나오고, 레기나는 오랜만의 비를 맞이하여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저잣거리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들을 빠르게 캐치해서 사막의 눈물 호가 향한 방향을 알아낸다. 그런데 사건표의 결과로 어떤 사람이 레기나를 붙잡고 마구 흔들며 "일식이 온다, 종말, 종말이 오고 있어!!!!!"라고 소리치고. 노먼과 카를루가 레기나를 그 사람의 손에서 빼내지만 레기나는 다소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노먼은 사건표의 결과로 모래돌고래(맞나...) 고기를 구한다. 딱 3인분만ㅋㅋㅋㅋㅋ
그렇게 다방면의 조사 끝에 출항 준비가 끝난다. 목적지는 사막에 있는 유적. 다음 날 일행은 모래 바다 위로 '태양의 노래'라고 이름붙인 배를 띄운다. 노먼이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고는 허공에 슥 긋자 노먼이 그은 방향대로 바람이 불어와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행의 시작이었다.
[메인 페이즈 - 2사이클]
2사이클이 시작하기 전 우리는 각자 바다 사건표(항해표였나?)를 굴린다. 항해 도중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내용. 먼저 아우리스는 갑판을 돌아다니다가 근처에 배 세 척이 다가오는 것을 본다. 그들은 바로 바다 해적. 해적들은 '태양의 노래'호를 포위하고서 가진 걸 다 내놓으라며 우리들을 위협한다. 하지만 그 정도 위협에는 눈 하나 까딱 안 하는 아우리스. 아우리스는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 하나를 빼서 이거나 갖고 사라지라며 던져준다. 반지를 살펴본 해적들은 한참 말이 없더니, 그 반지와 자신들이 지금까지 약탈했던 금은보화들을 아우리스에게로 던져준다. 그러고는 "죄송합니다!!"라고 외치며 빠른 도주. 아우리스 멋져...!!!
레기나는 갑판에서 모래의 파도를 타고 이상한 것이 다가오지 않는지 지켜보던 도중 열사병에 걸려 쓰러진다. 그 모습을 목격한 아우리스는 레기나를 질질 끌고 그늘로 데려온다. 그리고 물은 주지 않는다곸ㅋㅋㅋㅋㅋㅋ 사막에서 물은 매우 중요하죠, 각자의 물 양을 나눠서 각각 관리해야 하며 물의 낭비는 금물입니다 (엄격 (진지 (핢님: 어차피 각자 몫의 물이 있는데 레기나 물도 마시게 해주지 않다니 매정한 사람들 아닌가요
카를루는 키를 잡고 방향을 잡다가 저만치에서 망치도마뱀이 빠른 속도로 배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발견한다. 핢님이 망치도마뱀 그림을 보여주셨는데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플레이어들은 //귀여워//를 외쳤다. 하지만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망치도마뱀은 망치처럼 생긴 머리로 배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선원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레기나, 저거 못 보고 뭐 했... 아 쓰러졌구나"). 하지만 이 정도 난관은 고참 선원 카를루에게 맡겨주시죠!! 카를루는 키를 확 틀어서 망치도마뱀 쪽으로 모래가 촥 뿌려지도록 한다. 망치도마뱀의 눈에 모래가 들어가서 앞이 안 보이는 사이(핢님이 눈을 부비부비 하는 망치도마뱀 알피를 하셨다 망치도마뱀 귀여워) 속력을 확 올려서 망치도마뱀과의 거리를 벌리는 카를루. 뒤늦게서야 눈을 뜬 망치도마뱀은 어리둥절해서("???") 모래 바다를 두리번거린다. 망치도마뱀 귀여워22222
노먼은 노을지는 사막을 배경으로 모래돌고래들이 힘차게 솟구쳤다가 다시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사막의 모습. 순서도 하루 종일 다사다난했던 항해의 끝에 평화로운 사막의 풍경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원래 PC3이 가지고 시작했어야 할 프라이즈를 받았다. 반짝이는 비늘. 비밀을 보면 인어가 있는 다른 차원의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다. 과거에 내가 다른 세계의 인어들을 도와 악마를 물리쳤었구나. 노래를 무기로. '평행세계'가 어떤 느낌일지, 다른 세계에 무엇이 있을지, 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근데 내가 프라이즈 받자마자 베릴님이 내 기능 보고 기본공격 어빌리지 지정특기 바꾸셔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무서웠다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 혹시 플레이어 간 의심유발 프라이즈였나요 이거 진짜 대립형인가요 협력형 같았는데 (동공지진
이런 험난한 항해 끝에 드디어 목적지인 유적에 도착한 일행. 유적 안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입구로 다가가면 갑자기 반대편에서 나타나기를 반복. 도저히 안으로 들어갈수가 없다. 바람술뿐만 아니라 여러 마법을 알고 있는 노먼이 유적에 결계가 쳐져 있다는 것을 알고 마법으로 그 결계를 깨뜨린다. 그 순간 유적 전체를 덮고 있는 검은 손의 형태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노먼은 그 검은 손이 나무 상자 안에 들어있던, 그리고 자신의 목을 졸랐던 검은 손과 똑같다는 것을 직감한다.
유적 안에는 배가 나아갈 만한 폭으로 운하처럼 모래가 흐르는 길이 나 있다. 태양의 노래 호는 천천히 그 길을 따라 유적 깊숙히 나아간다. 배가 다니는 길 옆으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이 있고, 벽면에는 담쟁이 같은 식물로 뒤덮인 벽화가 그려져 있다. 유적의 벽화를 조사하면, 벽화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유적에 새겨진 고대문자와 중세문자 등등을 조사해서 여러 정보를 얻는다. 사막왕 왕가의 혈통에는 악마의 피가 섞여서 후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성치가 위험한 수준이었던 노먼에게는 이 사실을 공유하는 걸 권하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우리 테이블의 광기 관리는 잘 되고 있는 편이었다. 거의 모든 정보를 모두가 공유하는데도 나와 있는 광기가 몇 없었던 것 같다.
길이 끝나는 곳에 크고 넓은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대공동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부서진 배의 잔해들. 아우리스는 그 잔해들이 자신이 투자한 배, 사막의 눈물 호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본다.
그때 한쪽에서 검은 판초를 쓴 사람이 걸어나온다. 도입 페이즈에서 사막왕의 뒤를 밟던 그 사람이다. "나는 타누크, 너희들의 '비겁자'라고 부르는 자이다." 비겁자 타누크는 한 손에는 나무 상자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사막왕의 머리채를 잡고 천천히 걸어온다. 그리고...... "사막왕의 목을 잘라서 들고 오는 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여기서 다같이 빵터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를 치켜들고 오는 듯한 핢님 손동작이 목 아래를 상상하지 못하게 했곸ㅋㅋㅋㅋㅋ 결국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오는 묘사로 바뀌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핢님이 직접 그리신 타누크 그림을 봤는데, 얼굴에 문양 같은 게 있길래 모래시계의 문양과 비슷한 것 같아서 잠시 의심. 하지만 이건 너무 멀리 간 거였다.
우리는 배에서 뛰어내려 타누크에게 달려든다. 전투 시작.
......그런데 버팅 결과 카를루와 레기나가 버팅, 타누크와 아우리스가 버팅, 빠르게 다들 탈락하고 승자는 노먼이 되었다... 퀵전투 퀵승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우리의 클라이막스 퀵전투를 예고하는 전투가 아니었을까ㅋㅋㅋㅋㅋㅋ
노먼은 전과로 레기나의 비밀을 조사한다. 디로님이 내 프라이즈와 레기나의 비밀 중 고민하셨는데 내 프라이즈는 사실 그 자체로 어딘가에 직접 활용하는 류는 아니어서, 이걸 가져가도 별로 의미가 없을 거라고 만류. 노먼은 카를루와 부딪혀서 기절한 레기나를 옮기다가 레기나의 품에서 떨어진 장신구를 발견하고, 그것을 들여다보다가 어떤 사실을 깨닫는다. 이쯤에서 나도 느낌적 느낌으로 레기나가 왕족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들이 기절해있거나 가족 같던 후배의 비밀을 알게 되어 당황해하거나 하는 와중에, '비겁자' 타누크는 왕의 팔뚝을 길게 베어 피를 내고 그 피를 이용해 마법을 발동시킨다. 우리는 시야가 새하얗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의식을 잃는다.
[메인 페이즈 - 3사이클]
2사이클이 끝나고 차원의 틈새에서 새로운 마스터 여타님이 오셨다...!!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옮기는 건가 했는데 마스터만 옮기는 것으로. 그런데 우리의 외형이 서로 바뀐다고 해서 다같이 우와아아아아 했다. 여타님 <바다의 노래와 사막의 예언> 테이블과 PC들을 교환...이 아니라 서로의 PC의 특성을 설명하고 다시 플레이 시작. 카를루와 바뀐 PC3은 프리실라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로, 갈색 단발머리와 안경, 손가락의 굳은살이 특징.
일행은 이 눈을 뜨면 물이 철썩이는 소리가 들리고 사방에서 짠 냄새가 진동한다. 일어나보면 모래가 아니라 물의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모래 사막에서 배를 타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물의 바다를 본 순간은 어땠을까. 엄청 당황했겠지. 생전 처음 맡아보는 바다 냄새에 정신을 못 차릴 것도 같고. 동굴 안이어서 바다가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기 힘들 것 같다. 처음에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텐데, 그 부분을 알피로 하고 넘어갔어도 좋았을 것 같다. 드립들이 팡팡 터졌을 것도 같곸ㅋㅋㅋㅋ
이런 낯설고 당황스러운 세상에서도 일행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파악한다. 우리는 다른 세계에서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 것. 원래 우리의 세계가 어떻게 되었는지 걱정되지만, 일단 주변을 둘러보자 인어들이 철창에 갇혀 있고 누군가가 인어를 납치해서 제물로 삼은 듯한 흔적을 발견해서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바닥에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다.
노먼이 일단 갇힌 인어들을 풀어주는데, 인어들은 노먼을 잘 아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말을 건다. 그리고 노먼이 인어들이 갇혀 있던 방의 물웅덩이에 몸을 담그자, 노먼의 몸이 인어로 변한다. 카를루와 레기나가 우왕 신기하당 하면서 물에 뛰어들어보지만 우리는 그렇게 변하지 않고ㅋㅋㅋㅋ 인어들은 우리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노먼은 인어니까 물에서는 몸이 변하는 거라고 말한다.
카를로는 우리가 들고 있던 악보에 대해 조사한다. 인어에게 이 악보가 무엇인지 묻자, 악마를 물리지는 노래라는 답을 들었던 것 같다. 3사이클에서 내가 당황해서 허둥댄 탓인지 자세한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난다... 붉은 보석도 있었는데 어디서 나왔더라;;;
그러던 중 웬 노파가 난입. 아마 인어들을 납치한 사건의 범인인 것 같다. 마녀는 광기어린 목소리로 웃다가(여타님의 알피도 정말 멋졌다ㅠㅠㅠ) 악마를 소환하는 의식을 시작한다. 마법진이 그려진 부분의 동굴 바닥이 점점 높이 올라가더니 마침내 동굴 천장을 무너뜨린다. 무너져내리는 돌덩이들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우리는 급히 배를 타고 점차 형체를 갖춰가는 악마에게서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린다. 노먼은 물 만난 고기 아니 인어처럼 자유자재로 헤엄을 쳐서 악마에게서 멀어진다. 시커먼 악마는 우리를 후려치기 위해 큰 손을 치켜들고, 클라이막스 시작.
[클라이막스 페이즈]
의식 시트가 공개되어서 3사이클 끝나고 쉬는시간 동안 플레이어들이 전략을 짤 수 있었다. 의식은 총 4단계. 우리는 의식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기 위해 역할을 분담한다. 레기나-카를루-노먼-아우리스 순서였던 것 같다. 음 카를루가 두 번째로 악마를 찌르는 역할이었다는 건 확실한데 다른 단계의 의식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난다... 두 번째 단계인 찌르기를 알피적으로 해석하면 카를루가 언젠가 맞서싸웠던 악마를 다시 상대하는 느낌일 것 같았다. 그리고 악마의 공격을 받아 생명력이 0이 되지만... 갖고 있던 진통제로 간신히 살아난다.
세 번째 의식으로 악마에게 입히는 데미지를 열 배로 증폭시킬 수 있게 되고, 네 번째 의식인 노래로 악마를 공격한다. 데미지 주사위는 이성치와 동일한 수의 육면체. 그리고 진통제 세 개를 갖고 있던 베릴님은... 회복한 이성치 6으로 6D6 x10의 데미지를 넣는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려 250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마의 체력이 120인가 그랬는데 그 배의 데미지를 넣어버렸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들으신 다른 세계의 핢님: "주여...")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리얼타임 3분 이내에 마무리되었다... 정말로ㅇㅇㅇ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빈 상자에서 나온 모래시계는 그 시계를 뒤집은 뒤부터 모래가 모두 떨어지기 전까지 전투에서 주사위의 눈을 +1 해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던 것. 우리는 이 모래시계를 알뜰히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퀵전투를 실시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레기나는 모래시계 파워로 아슬아슬하게 성공!!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챡챡챡 주사위 굴려서 성공성공성공성공(그리고 250뎀)하는게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만 퀵전투 진행으로 전투장면 알피 못 했던 건 아쉬웠다. 회상 써서 내가 최초의 인간이라는 걸 밝히며 악마에게 힘껏 일격을 날리고 싶었다.
악마는 변변한 저항조차 해보지 못한 채 소멸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우리는 순간적으로 이 세계에 남을지 원래 세계로 돌아갈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나, 모두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한다. 다시 시야가 하얗게 덧칠된다.
[엔딩]
눈을 뜨니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모래가 사락거리며 흘러가는 소리. 몸을 일으키면 우리는 배 위에 있고, 사막왕도 함께 배에 타고 있다. 사막왕은 우리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다가... 곧 우리가 '돌아왔음을' 알게 된다. 레기나를 끌어안는 사막왕. 아버지와 아들의 진정한 해후가 드디어 이루어진 것.
사막왕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노먼이 바로 '아우리스보다 더 높은 지위를 누리게 해 주세요'라고 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먼 멋져!!!
다섯 사람은 바람을 일으켜 다시 길을 나선다. 눈앞의 임무에서 시작된 여행은 사명의 여행이 되었고, 사명은 무사히 완수되었다. 이제는 떠났던 곳으로 뱃머리를 돌려야 할 시간. 각자의 돌아가야 할 곳으로, 비록 그 장소가 모두 다르더라도. 그래도 지금은 모두가 함께, 같은 곳을 향해.
[쿠키 영상]
각자의 비밀을 밝히면서 에필로그를 영화의 쿠키 영상처럼 얘기하기로 했다ㅋㅋㅋ 먼저 레기나는 왕위 계승자로서의 사명을 완수했음을 인정받고 새로운 사막왕으로 즉위한다. 노먼과 카를루는 저 레기나가 사막왕이라니 하면서 묘한 기분을 느낀다ㅋㅋㅋㅋㅋ
아우리스는 사실 대사제였다 ㅇ0ㅇ 전혀 예상하지 못한 비밀이라서 놀랐다. 그런데 품위있는 아우리스의 모습을 떠올리니 너무 어울리고...!!
노먼은 다른 세계에서 온 인어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홀로 배를 몰고 사막 한가운데의 섬에 도착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를루의 쿠키 영상. 카를루는 앞의 모든 쿠키 영상들에서 한 발짝 뒤에서 부드럽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찍혀 있다...........라고 처음에 했는데 "노먼 영상에서 사막 한가운데에서도요?!"라고 하셔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다같이 빵터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요 (갑자기 분위기 스토커
사실 세 번째 차례에 묘사하려다가 분위기상 마지막에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하겠다고 한 건데 노먼의 에필로그가 또다른 모험을 떠나는 거였다면 그걸 마지막으로 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아서 아쉽.
아무튼 레기나의 즉위식에서 축제가 벌어지는데 그걸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수정. 카를루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사막왕 레기나의 식객으로 놀고먹으며 잘 지낸다. 레기나와의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다. 가끔 잔소리도 좀 하고ㅋㅋㅋ 그러다가 10년 정도 지났을 때, 카를루는 조용히 도시를 떠난다. 아무런 인사도 전언도 없었지만 레기나와 아우리스는 어쩐지 눈치채고 있었을 것 같다. 몇 년이 지나도 전혀 늙지 않는 카를루의 모습을 보면서.
[감상]
1. 트윗후기에도 썼지만, 플레이시간 6시간 이상이 걸린 평행세계의 대서사시였다!! 사락거리며 흘러가는 모래바다와 햇거북 물거북 이야기 등등을 상상하며 신화의 세계에서 PC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신화의 세계에서 또 하나의 신화가 될 이야기를 써나가는 듯한 시나리오였다.
2. 서로가 서로의 정체에 대해 대충 짐작하면서도 아무도 직접 조사하거나 말을 꺼내지 않았었다. 어떤 말 없이도 어쩐지 서로에 대해 알 것만 같은 우리들은 '태양의 노래' 호를 타고 사명을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3. 항해 중에 일어나는 사건들이 정말 재밌었다!! 위기를 대담하게 돌파하고, 멋지게 활약하고, 허당매력도 뿜뿜하고 아름다운 사막의 정경도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세계관 자료 읽을 때부터 느꼈지만 핢님이 세계관을 정말 세심하게 짜신 게 실감되는 장면들이었다. 세계의 운행과 그 안의 생태계들 모두가 매력적인 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