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풍의 배경에서 비공정을 타고 모험을 하며 함포전을 즐기는 협력형 TRPG'라는 에이미님의 구인글을 보고 바로 신청했다. 저 세션 설명의 하나하나가 다 좋아서 설렜는데 예상대로 진짜진짜 멋진 세션이었다ㅠㅠㅠㅠ
0.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 룰에 대해
스팀펑크이고 따뜻따뜻 모험 넘치는 진행이 어울리는 룰이었다. 동인룰이라는데 정말 섬세하게 디자인된 게 느껴졌다. 세계관과 설정, 페이즈 구성, 전투 등등이 적절하게 배분되어서 비공정 운항과 전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룰!! 전투에서 모두가 협력해서 비공정을 진행시키고 손상에 대처하며 함포전을 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자신의 스킬에 따라 가장 적절한 이동과 행동을 착착 분업해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협력형 최고...ㅠㅠㅠㅠㅠ
세계관도 정말 취향저격이었고 난 세계관 설명을 들을 때 이미 이 룰에 반해버렸다ㅠㅠㅠ 마법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문명이 있었고, 인간들이 톱니바퀴 탑을 세우자 분노한 '땅'은 스스로 붕괴해버린다. 그리하여 이 별에는 땅이 없이 핵만이 남게 되고. 사람들은 마법 문명의 몰락과 함께 이제 누구도 그 작동 원리를 알 수 없게 된 톱니바퀴 탑에 갇혀 살아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마법이 사라진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은 기계. 기계 문명은 '비공정'이라는, 증기 기관을 통해 하늘을 나는 배를 만들어낸다. 비공정은 톱니바퀴 탑 간의 왕래와 새로운 발견 등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런 비공정을 운행하는 것이 바로 '탐공사'!! 정말...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 판타지와 스팀펑크가 섞인 듯한 느낌...!!
종족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기계 문명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인류인 '모던 타임즈', 둘째는 마법 문명을 기반으로 하던 몰락한 귀족인 '앤티크', 셋째는 과거 마법 문명이 노예로 부리기 위해 만들어냈던 마법 생물이었으나 현재는 종족 특성과 능력으로 사회의 주요 역할을 맡고 있는 '퍼리', 넷째는 기계 문명에서 만들어낸 안드로이드 기계 종족인 '코펠리아'이다. <꿈꾸는 비공정과 크림빵의 하늘>에서는 PC들의 종족이 다 다른데, 모든 종족이 다 좋아서 뭘 선택해야 하나 고민했었다. 이 종족이라면 어떤 캐릭터를 만들지 네 개가 순간적으로 떠오르고ㅋㅋㅋㅋ
룰 설명에서 보드게임적 요소가 있다고 했는데, 플라이트 페이즈, 퀘스트 페이즈, 그리고 에이미님이 직접 고안하신 그랑프리 페이즈는 정말 보드게임 같은 느낌이었다. 비공정의 세로 단면을 표시하고 그 위에 말로 PC들의 위치를 표시하고 투명한 색깔 칩으로 파손이나 화재 부위를 표시하는 방식. 직관적이고 알아보기 편했다.
탐공사 스킬을 정하고 종족 스킬을 정하고 나면 개성 스킬은 주사위를 굴려서 랜덤으로 두 개!! 종족 스킬에 따라서는 랜덤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개성 스킬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모던 타임즈의 경우에만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1. 들어가며
-테이블에 앉았는데 마스터 에이미님께서 스프링 제본한 책을 한 권씩 주시는 거예요... 받아보니 완벽 번역된 룰북...!!! 와 진짜 너무 멋졌습니다ㅠㅠㅠㅠㅠㅠ
-룰북뿐만이 아닙니다. 룰북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설명만 들어도 에이미님께서 룰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아쉬운 점을 완벽 보완하는 방향으로 준비하신 걸 알 수 있었다. 비공정의 진행 정도와 그에 따라 발생하는 이벤트를 카드를 통해 가시적인 형태로 보여주는 점과(카드 디자인도 짱짱이었는데 심지어 행사 때는 사양을 더 업그레이드하신다고...!! 이건 갓세션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들 에이미님의 탐공사 하셔야합니다) 재창조 레벨의 깔끔하고 직관적인 시트와 다른 보드게임에서 가져오셨다고 했는데 비공정 그 자체인 배 모형과 더 풍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신 이벤트들!!!!
-시나리오의 내용도 정말 좋았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약속한 꿈, 아름다운 하늘 속으로 비공정을 타고 모험을 떠나는 것... 그리고 미지의 것들을 찾고 알아가는 것...!! 시간이 지나 우리는 지금 그 꿈으로 가는 길 위에 서 있는 걸까? 함께하자는 우리의 약속은...
2. PC들
PC1: 루이스 켄 (엘디)
노동직. 19세. 여성. 모던타임즈(퍼리 혼혈).
모던타임즈이지만 퍼리와의 혼혈로 '비행능력' 종족스킬을 갖고 있다. 매의 날개 같은 날개가 달려 있다!! 노동직인 김에 이동력을 더 강화해야겠다는 취지에서 선택했다. 비행능력은 비공정에 화재가 났을 때 유용하게 쓰였다.
활발하고 활동력 넘치는 사고뭉치. 어린 시절부터 올리바와 함께 마을을 온통 뒤집어놓으며 장난을 치고 다녔던 악동이었다ㅋㅋㅋ 시간이 지나 웬만큼 나이를 먹었지만 사고뭉치 기질은 여전하다.
PC2: 멜리아 르슈발트 (여타님)
조타수. 앤티크.
귀족이었으나 지금은 박해받는 앤티크 종족으로, 고성에서 사람들을 피하며 홀로 지내고 있다. 쿨시크하면서도 다정하고 또 단호한 우리들의 선장님!!
PC3: 올리바 (나코님)
포격수. 퍼리(물고기).
해적왕이 꿈인 마을의 대표적 악동. 반짝반짝한 눈으로 해적왕의 꿈을 외치고 다니는 귀여운 올리바!! 또 다른 악동인 루이스와 죽이 잘 맞아서 어렸을 때부터 같이 (사고를 치며) 즐겁게 놀았다.
PC4: 아이코닉 블루 (율리피쉬님)
노동직. 코펠리아. 남성형. 연식 28년.
고성에서 혼자 지내던 멜리아와 만나서 멜리아의 집사가 된 아이코닉. 항상 침착하면서도 다정하고, 수리도 교류 지원도 비공정 운행도 만능인 쿨한 미남 집사님이셨다!!
PC들은 모두 소꿉친구인데, 친해지게 된 계기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올리바와 루이스는 둘 다 유명한 악동으로 이미 친했고, 둘이 고성 탐험이라며 멜리아의 성에 무단 주거침입을 하고(루이스가 올리바를 들고 날아서 들어왔다고 했다ㅋㅋㅋ), 아이코닉에게 바로 들켜서 붙잡혀오는 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그 뒤로 올리바와 루이스가 타고난 친화력으로 멜리아와 아이코닉에게 계속 들이대고(..) 시간이 가며 점점 함께 있는 시간이 익숙해지게 된 네 사람.
3. 도입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톱니바퀴 탑 '빅토리아 시티'의 하층 지역. 어느 더운 여름날, 귀족 가문이 상층부의 폭염을 피해 하층부의 휴양지에 내려온다. 루이스와 멜리아는 신기하다며 구경을 가고, 멜리아는 성 안에서 마법으로 그 광경을 구경한다. 여름이라 가볍게 차려입었지만 동네 주민들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별장으로 들어가는 귀족들의 행렬 끝에 어린 남자애 하나가 따라가고 있다. 긴 옷을 입은, 창백하고 유약한 미소년. 루이스는 날아서 근처 나무 위에 올라가 그 애를 보다가 '귀족도 별 거 아니네. 내가 한 손으로도 이길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한다ㅋㅋㅋ
귀족 가문에 대한 관심은 곧 잊혀지고, 멜리아의 성으로 놀러온 루이스와 올리바. 그런데 아까 본 귀족들의 경호원들이 도련님은 어디 계시냐며 성 주변을 들쑤시기 시작... 그러나 멜리아와 아이코닉의 단호한 대처로 경호원들은 물러간다.
그런데 절벽 쪽에서 보이는 저건... 엉덩이...?? 우리 나이 또래의 아이가 톱니바퀴 틈새에 몸을 숨기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다가가서 뭐 하냐고 찔러보자 아까 봤던 그 귀족 가문 남자아이. 이름은 레온 베테란트. 탐공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탐공사가 뭐냐고 묻자, 비공정에 타서 하늘을 나는 사람이라고. 아이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꼭 탐공사가 될 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강해지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폐 끼치지 않을 테니까 잠시만 여기 있게 해주면 안되냐고 한다. 아니 성에 들어가게 해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경호원들에게 자기가 여기 있단 걸 말하지만 말아달라고.
멜리아는 레온이 달갑지 않고 아이코닉도 레온이 멜리아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우려하지만, 잠시 후 경호원들이 다시 왔을 때 레온을 성 정문 옆 큰 세탁 바구니에 숨게 하고 경호원들에게는 남자아이를 못 봤다고 말해주는 두 사람...!! 며칠만 성에서 머물면 안 되겠냐는 레온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리는) 간절한 부탁과, 어느새 레온과 친해진 올리바와 루이스의 방도 많은데 묵게 해주자는 속 편한 소리까지. 멜리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대신 성의 청소를 혼자서 다 하라고 말한다. 이때부터 멜리아가 우리들의 리더였구나 싶어서 좋았다ㅋㅋㅋ 역시 우리들의 선장님!!
그렇게 며칠 동안 멜리아의 고성에서 우리와 함께 지내게 된 레온. 그런데 긴 소매 사이로 언뜻 보인 학대의 흔적에서 가정폭력이 짐작되고... 레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타님께서 멜리아가 그걸 눈치채고서 레온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고 하셨던 것 같다. 루이스는... 눈치가 없어서 몰랐을 것 같다...!! 으아아 레온아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서로서로 교류를 해가며 보낸 며칠. 5일 정도였던 것 같다. 고성 문을 경호원들이 거칠게 두드리고... 레온은 침착하게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친구들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고 한다. 그러다가 레온이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리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 우리는 그걸 보고는 곧바로 레온에게로 달려가 레온의 손을 잡고 끌어올린다. 퍼리 혼혈인 루이스는 날아서 레온의 허리를 붙잡고 위로 들어올리려 애쓰고. 레온은 우리에게 자신도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묻는다. 루이스는 "네가 있어서 나는 처음으로 꿈이 생겼어"라고 말한다. 오늘 하루 무슨 사고를 치고 어떤 재미있는 일을 할 지만 생각하던 루이스에게, 비공정과 탐공사라는 처음 가져 본 꿈은 레온이 알려준 것. 그리고 그 반짝거리는 꿈 속에서는, 당연히 우리 다섯 모두가 함께.
그때 갑자기 우리들 머리 위로 큰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자 우리 머리 위에 있는 건... 커다란 크림빵?!!?? (갑자기 분위기 크림빵
레온은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 커서 꼭 탐공사가 되자고, 그래서 오늘 본 저 거대한 크림빵의 정체가 뭔지 꼭 탐험하러 가자고. 언젠가 꼭 함께.
그 날로부터 몇 년 후. 우리는 모두 탐공사 자격시험을 통과해서 항공길드 소속 정식 탐공사로 일하고 있다!! (뿌듯
그렇게 의뢰 수행차 임무를 나가던 와중에 우리는 큰 사고를 치게 되는데... 마스터 에이미님이 몽타주 방식으로 어떤 사고였을지 만들어 보자고 하셔서 나부터 시작. 일단 루이스가 뭔가 사고를 쳤을 것 같았다...ㅋㅋㅋㅋㅋ... 그래서 루이스가 갑자기 "저기서 크림빵의 그림자를 본 것 같아!!"라고 소리치며 비공정의 키를 확 돌려서 비공정이 급커브를 돌다가 어디에 부딪혔다고 했다. 그리고 부딪혔던 것은 귀족들이 타고 있던 고급스러운 비공정이었으며... 심지어 부딪힌 충격으로 배 선두의 호화로운 장식이 떨어져나가버렸다...^^
이렇게 결과가 정해진 채로 몽타주 방식으로 자세한 사건을 만드는 방식도 재밌었다!! 내가 시작이어서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생각나는 대로 비공정을 어디에 박았다고 했는데 너무 평범해서 재미없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ㅠㅠㅠ 그래도 다른 플레이어분들이 점점 더 자세하게 설정을 덧붙이면서 사건을 만들어나가는 게 좋았다.
그렇게 거하게 사고를 치고 나서 협회장에게 불려가 단단히 깨지고 한동안 의뢰 정지까지 당한 우리들은 터벅터벅 술집으로 향한다. 루이스는 (자기가 잘못해놓고) 얼른 돈 모아서 우리 비공정을 사서 우리 맘대로 좀 비행하고 다니자며 울분을 토하고... 내배마련의 꿈(??)은 커져만 갑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술집이 소란스러워진다. 주변 사람들이 '레일슬레이스' 사의 후계자가 왔다며 수군수군거리기 시작. 레일슬레이스 사는 비공정을 제작하는 대기업. 그리고 그 후계자는... 바로 레온...!!
레온은 반갑게 인사하며 우리 테이블에 앉는다. 그리고 준비된 것마냥 우리에게 계약서를 들이밀며 의뢰를 하는데... 곧 열리는 '탐공사 그랑프리 페스티벌'의 비공정 레이스에 자기가 만든 비공정을 타고 참가해달라는 것이다. 그것은 흑색 구름지대를 통과하는 위험한 레이스. 흑색 구름지대는 위험하고, 정신적 상처를 자극할 수 있으며, 그 곳을 지나간 사람들이 안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는 곳이다. 위험한 곳이라 우리 같은 능력 있는 탐공사들이 필요하다고. 레온은 이 레이스가 자신의 레일슬레이스 후계자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시험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만든 비공정의 완성도를 증명해내는 자리라는 것. 우리가 탐공사의 꿈은 어떻게 된 거냐고 하자, 가벼운 말투로 이미 포기했다고 말한다. 레온...??
멜리아가 계약서를 받아 읽어보는데, 가볍게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목숨을 잃어도 그에 대한 보상은 없다는 내용이라든지... 멜리아가 레온에게 이런 점을 지적하자, 레온은 표정을 굳히며 우리가 큰 사고를 친 걸 안다고, 자기 아니면 우리가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거라는 등 협박 같은 말까지 한다. 멜리아는 단호하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계약사항은 받아들일 수 없으니 돌아가라고 말한다. 선장님 멋져!!
그렇게 레온은 술집을 나가버리고, 술집 한쪽에서 술병을 든 글래머 미인이 대기업의 횡포를 욕하며 우리 테이블에 합석한다. 그 사람은 아델라 본햄. 비공정 제작 기업 '킹스피셔'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탐공사 그랑프리 페스티벌 비공정 레이스에 자신의 비공정을 타고 출전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아델라가 주는 것은 정상적인 계약서. 상금은 나눠서 가지며, 킹스피셔의 비공정을 타고 우승할 경우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우리들!! 그리고 레온과의 승부를 앞두게 된다.
난 이때 계약서가 부당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레온이니까 + 스토리 진행상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눈앞의 계약서를 거절하면 진행이 안 되는 걸까 싶어서. 그런데 후담에서 들으니 계약은 당연히 거절하리라는 의도였다고. 만약 계약을 받아들이려고 하면 아델라가 난입해서 못 하게 막는다고 한다ㅋㅋㅋ 부당계약관행을 근절합시다...!!
4. 플라이트 페이즈
아델라의 레이스용 비공정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마지막 재료로 하늘고래의 한 종인 유령고래의 등뼈가 필요한 상황. 우리는 다른 비공정을 타고 유령고래의 등뼈를 공수해 오기로 한다.
먼저 유령고래에 대한 조사를!!
유령고래는 하늘고래의 한 종이라고 한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출현 장소, 약점, 전설 이렇게 세 종류인데, 조사 가능한 정보는 이 중 두 개. 플레이어 간의 상의를 통해 가장 시급해 보이는 출현 장소와 약점에 대해 정보를 얻기로 한다. 먼저 출현하는 장소는 안개지대와 그림자 지대. 다만 그림자지대는 항해가 매우 어렵고 위험하다고 한다. 그리고 약점은, 유령고래는 검은 색이기 때문에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형광 도료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 우리가 알 수 없는 정보인 전설이 정말 궁금했지만 이것만으로도 유령고래를 잡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못 뒤집어 본 정보에 함정이 있진 않을까, 조금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이제부터 플라이트 페이즈!!
플라이트 페이즈는 총 18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시작. 에이미님이 우리가 위치한 카드와 이후의 몇 장의 카드를 놓고, 조타판정 성공시 주사위 수대로 나아가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위치한 카드 뒷면에 쓰여진 사건이 발생한다. 카드 디자인 진짜 멋있었는데 에이미님 자작이라고. 심지어 카드를 보여준다는 방식 자체가 에이미님이 직접 고안하셨다고 한다!! 직관적이고 보드게임적인 느낌이 강해져서 정말 좋았다. 카드 앞/뒷면 디자인이 이미 멋졌는데 행사날에는 더욱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라고 해서 그저 감탄만...!!
그리고 플라이트 페이즈에서는 크루 간의 교류를 통해 교류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이건 같은 파츠 내에 있는 캐릭터들 간에만 가능하다. 교류도는 판정할 때 정말 유용하게 쓰이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차곡차곡 쌓아놓아야 한다!! 플라이트 페이즈에서 올리바와 아이코닉 블루가 많이 교류했었다. 나도 교류를 많이 하고 싶었는데 배 수리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 보니 교류도는 별로 못 올린 것 같아서 아쉽.
카드에는 사건표처럼 특정 PC(들)에게 어떤 이벤트가 일어나는지를 주사위와 선언을 통해 결정할 수 있었다. 카드에 PC1, PC2가 쓰여있으면 이 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이고, 주사위를 굴려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결정. 웃는다/화낸다/운다 등등. 나머지는 플레이어들이 살을 채워 넣는 방식이다.
루이스는 사건표(?)에 많이 등장했다. 총 세 번이었던 걸로 기억.
먼저 루이스와 아이코닉이 나오고, 루이스는 웃고 아이코닉은 화 내는 일이 발생. 루이스가 위험한 장난을 쳐서 거기에 걸린 아이코닉이 화를 내는 걸 생각했다. 루이스가 난간 손잡이를 잡고 떨어질 듯 소리를 지르다가 휙 돌아서 매달리고, 아이코닉은 루이스가 떨어지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가 장난인 것을 알고 화를 낸다. 그리고 루이스는 그런 아이코닉을 보면서 깔깔 웃는다. 루이스 언제 철들래...
그리고 루이스와 올리바가 등장하고, 루이스는 웃고 올리바는 울었던 것 같다. 여긴 뭐였더라... 올리바가 미끄러져 세게 쿠당탕 넘어졌는데 루이스가 지나가다가 그걸 보고 또 깔깔거리며 웃었던 것 같다. 루이스 언제 철들래...!!
또 한 번 더. 루이스와 멜리아가 등장했던 것 같다. 이번엔 루이스가 우는 걸로 나왔다. 그래서 루이스가 비공정 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날아다니다가 천장에 머리를 쿵 하고 찧고 바닥에 떨어져서 아파한다고 했다. 그걸 본 멜리아는 웃고. 아 정말 평화롭고 귀여운 순간들이었다ㅋㅋㅋ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가는 느낌이라 정말 좋았다. 교류도가 숫자로 늘어가는 것도 물론 든든하고 좋지만, 이렇게 에피소드를 쌓아가는 것도 플레이어가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어서 정말 좋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루이스가 유독 자주 등장했지만ㅋㅋㅋㅋ 그리고 유독 자주 웃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이스 인성 괜찮은가... 철이 덜 들어서 그렇다고 봐줄 범위인 것일까... 주사위 결과이니 어쩔 수 없지만...!!
항해의 진행은 일직선상으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고, 분기점에서 한 쪽을 택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카드 몇 장을 미리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쪽으로 가도록 잘 조절할 수 있어서 더 재밌었다. 플라이트 페이즈 중에 유령고래에 대한 마지막 정보를 얻게 되었던 것 같다. 유령고래에 대한 전설. 유령고래는 신화적 존재로, 리더는 색이 다르다. 그리고 한 마리를 잡으면 모든 무리가 덤벼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공정 항해 중에는 여러 사건이 발생하고, 그 중에는 위험한 문제들도 많다. 배가 파손되어서 급하게 수리를 해야 하는 일도 많았다. 그런 경우에는 노동직인 루이스가 나서서 열심히 배를 수리했다. 파츠 부분에 빨간 칩을 놓아서 파손 부위를 표시하는 방식이 직관적이고 좋았다. 그리고 수리 또는 진화에 성공해서 칩을 없앨 때의 그 짜릿함!! ^^)9
그렇게 여러 사건을 헤치고 유령고래 무리가 사는 안개지대에 도착. 그리고 조심스럽게 유령고래에 표시를 해서 마리 수를 세고... 어찌어찌 조심스럽게 유령고래를 포획하는 데 성공. 이 부분은 잘 기억이 안 난다ㅠㅠㅠ 전투가 있었던가...??
그렇게 유령고래 등뼈를 가지고 돌아오는 데 성공한 우리들. 아델라 본햄은 깜짝 놀랐던 것 같다. 저희가 이렇게 뛰어난 탐공사입니다!! (뿌듯22
5. 그랑프리 페이즈
아델라의 배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면서 레온에 대해 조사를 했다. 레온은 레일슬레이스의 후계자가 되었지만, 전부터 아버지가 계속 마음에 안 들어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그랑프리는 레온의 후계자 최종 시험이라고.
레온에 대해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가운데 아델라의 멋진 배가 완성된다. 우리가 이름을 지었는데, 바로 '구름고래빵' 호!! 우리의 탐공사를 꿈꾸기 시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아 지은 이름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플레이가 끝난 후 다시 보니 정말 너무 적절한 이름이었다ㅠㅠㅠㅠ
그랑프리 날. 우리는 출발 지점에서 다시 레온과 마주친다. 레온의 배에는 다른 탐공사가 타고 있다. 에밀리 텐트라는 탑 탐공사. 겉모습은 호시노 루리와 닮았다고 한다ㅋㅋㅋㅋㅋ 트윈테일 소녀!!! 그리고 사투리를 쓰고ㅋㅋㅋㅋ
우리는 각자의 배에 타고 출항한다. 그랑프리 페이즈에서도 플라이트 페이즈에서와 같이 카드를 통한 진행. 하지만 여기에서는 서로의 배를 공격할 수 있다. 본격 함포전의 시작!! 출발하자마자 나코님은 함포를 쏘겠다고 하셨닼ㅋㅋㅋㅋㅋㅋㅋ 공격은 멋지게 들어가고, 나코님 정말 신나하셨다ㅋㅋㅋㅋㅋ 짜릿한 함포전의 손맛!!! (레온 괜찮니...?)
우리도 함포사격에 당하기도 하고, 항해 중에 문제가 발생해서 화재가 크게 번져서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화재는 내버려두면 계속 번져서, 루이스와 아이코닉이 같이 협력해서 겨우겨우 진화하는 데 성공. 루이스는 노동직 특성상 이동거리가 가장 길어서 여기저기 빠르게 돌아다니면서 배를 수리하기 좋았다. 각자가 분업하고 협력해서 자기 역할을 착착 하면서 배를 수선하고 전진시키고 함포를 쏘는 게 정말 좋았다!!
흑색 구름지대는 정말로 위험한 곳이었다. 발생하는 사건부터가... 특히 반환점에서 성공해야 하는 판정의 난이도가 높았다. 구름고래빵 호는 그래도 교류도를 통해 지원을 해가며 어찌어찌 헤쳐나왔는데, 레온의 배는 주사위가 잘 안 나와서 한참을 묶여 있었다. 우리는 레온의 배를 남겨두고 쭉쭉 나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결승선을 통과하는 데 성공...!!!!! 우와아아아!!!!
...그 순간, 문제가 생긴다. 레온의 배가 망가진 것. 그랑프리에서 이기고 이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정말 당황했다. 유령고래 무리가 몰려와서 레온의 배를 공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앗 아니 우박이었나...??(ㅠㅠㅠ잊어버리기 전에 일찍 썼어야 했는데...)
우리는 결승지점에 먼저 도착했고, 이겼다. 레온과 다른 탐공사들을 구하러 갈 의무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레온을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 우리는 비공정을 돌려 추락하는 레온의 배 쪽으로 다가간다. 다시 어려운 판정을 넘고, 유령고래 무리를 헤쳐가며. 레온의 배가 반으로 갈라지고, 조타실 부분이 탑에 박히는 게 보인다. 그쪽으로 다가가자,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레온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레온에게 잠시만 기다리라며 소리치지만, 레온은 힘없이 고개를 젓는다.
그러고보면 다시 만난 레온은 정말로 이상했다. 왜 꿈이던 탐공사가 아니라 레일슬레이스의 후계자가 된 거지? 레온이 얻는 것은 무엇이길래? 왜 본인이 그랑프리에 참여했을까? 그 말도 안 되는 계약서는 뭘까? 그리고 왜 우리의 판정에는 레온의 지원이 가능했지? 결정적으로, 레온은, 변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우리의 친구 레온이다.
여기서 에이미님의 질문. 레온이 왜 그랬을까, 라는. 플레이어들은 각자 레온의 행동의 원인에 대해 추측을 했다. 그리고 밝혀지는 건, 레온은 우리를 위해 그렇게 했다는 것. 아버지가 크게 화를 내서 우리에게 해코지를 할까봐, 먼저 우리와 만나서 말도 안 되는 계약서를 들이밀고 우리가 거절하도록 했던 것이었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으아아아 레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해해서 미안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는 힘을 합쳐 레온의 손을 잡고 끌어올린다. 어린 시절, 언젠가의 그 날처럼. 넌 탐공사가 될 거야. 될 수 있어. 우리를 봐, 네 덕분에 탐공사의 꿈을 꾸고, 이렇게 이룰 수 있었잖아... 우리는 함께 비공정을 타고 항해를 다닐 거야.
그 순간,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마치 크림빵과 같은 거대한 무언가가 머리 위를 지나간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것과 같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성인이고, 그래서 그 크림빵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고래이다. 거대하고 하얀 하늘고래. 고래는 유유히 그림자를 던지며 날아가고, 유령고래 무리가 그 뒤를 따른다.
6. 에필로그
우리는 술집에 앉아 있다. 그랑프리에서 당당하게 우승해서, 길드에서 받은 의뢰 정지도 풀린 상태!! 우리가 위험한 그랑프리에서 우승해서 유명해지니까 협회장도 우리를 계속 자격정지 시킬 수는 없었다고 한다ㅋㅋㅋㅋ 신나고 의기양양해져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술집으로 레온이 들어온다. 반갑게 인사하고 말하길, 아버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레일슬레이스 사를 물려받기 전에 몇 년 간 탐공사로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그럼 이제 우리 같이 같은 비공정에 타고 항해할 수 있는 거야?!
"그리고 나..." 우리가 신이 나서 와와 하고 있을 때 레온이 말하길, "사실 여자야."
아니 설마 유약한 미소년이라는 에이미님의 묘사는 이 반전을 위해...!?!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레온에게 남장을 시켰다고 한다. 레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생 많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부모님으로부터의 압박이나 부담감은 내려놓고 네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 지내길. 네가 바란다면, 우리와 함께!! 우리는 너와 함께 떠나는 모험이라면 두말 할 것 없이 좋으니까!!
7. 마치며
-와 정말ㅠㅠㅠㅠㅠㅠ 정말 최고였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나리오 내용도 설정도 룰도 모두 최고...!! 따뜻하고 발랄하면서도 긴장감 있고 신나는 비공정 항해였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들 에이미님의 탐공사 하셔야 합니다ㅠㅠㅠㅠㅠ............
-아 더 할 말이 없다 갓갓세션에 갓갓이라는 말 외에 뭐가 더 필요합니까ㅠㅠㅠㅠㅠㅠ
-탐공사로 장기플 하면 정말 멋질 것 같다. 직접 배 제작부터 시작하는 장기플 비공정 항해!!
-레온과 친구들과 다함께 모험을 떠나고 싶다... 아무도 그 비밀을 알지 못하는 톱니바퀴 탑 아래 부분이나 다른 톱니바퀴 탑으로. 하늘고래에 대해서도 더 알아보고 싶고. 그리고 비행과 함포전을 좀 더!! >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