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괴담 중 '원숭이 꿈'으로 알려진 괴담이 있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괴담이다. 트위터에서 이 시나리오 얘기를 봤을 때 제목 보고 혹시나 했는데 정말 그 괴담을 기반으로 한 게 맞다고. 아직 원숭이꿈을 안 해본 한 알피져를 구원하사 역설님이 그 자리에서 일정을 잡아주셨다. 오오 마스터님...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들어가며]
1.
원 괴담을 알아도 몰라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시나리오. 이번 세션에서는 플레이 전에 역설님이 꿈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시작했다.
2.
내가 그 괴담에서 가장 좋아했던 포인트는 꿈이 반복되며 점점 다가온다는 점이었는데, 그 부분이 인세인 시나리오에서는 약화되었다. 다만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괴담 내용 그대로 시나리오를 만들 수는 없으니...
3.
아 큰일났다 진짜로 세션 내용 기억이 안 난다ㅠㅠㅠㅠㅠ 내 사명부터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이거 어쩌지.
왜 이렇게 기억이 안 나나 싶었는데, 그날 컨디션도 조금 안 좋았어서 긴장을 많이 했던 데다가 괴담에 대한 기억과 세션에 대한 기억이 미묘하게 섞여서인 것 같다.
4.
원숭이 꿈이니까 공포심을 꿈을 찍었다^^! 왜 그랬지... 아니 진짜 왜 그랬지?! 이것도 룰알못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분위기에 어울리는 공포심을 찍어버린... 그런 것... 정반대의 것을 골라야 했는데ㅠㅠㅠ
[PC 소개]
PC1: 류우지 미카 (믹형님)
시나리오 라이터. 직접 쓴 시나리오를 우리들에게 돌려주는 멋진 친구였다...!!
PC2: 쿠즈류 야마토 (나)
주사위가 점지해준 이름. 쿠즈류가 구두룡이란 뜻이라길래 가문 대대로 왼팔에 구두룡을 봉인하고 다니는 중2중2한 남자 대학생으로 했는데 너무 큰 것을 간과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중2스러운 알피를 못 한다는 점... 내 알피력의 한계...
사명 보고 내가 흑막인가 싶었다. 근데 흑막이라기엔 좀 약한 것 같다 싶었는데 흑막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마츠리와의 관계를 설정할 때, 모두가 같은 동아리라는 설정에 하나 더 추가해서 마츠리와 예전에 잠깐 사귀었던 적이 있었다는 설정을 넣었던 것 같다. 음 지금 생각하니 그때 왜 그랬지... 살리기도 어렵고 넣어서 딱히 좋을 게 없는 것 같은데.
PC3: 마츠모토 버나비 (뫄이쪙님)
마스터보단 플레이어를 하고싶어하는 버나비였다ㅋㅋㅋㅋ 수업은 째도 티알은 참석하는 진정한 알피져!!
[도입 페이즈]
PC 셋과 NPC 코우사카 마츠리는 모두 역설대학교의 TRPG 동아리 <주신이 보고계셔> 회원이다. 수업을 째고 함께 티알을 하는 친한 친구들!! 동방에 제일 늦게 오는 사람이 그날의 마스터를 맡는 규칙이었고, 그날도 뫄님의 버나비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제 시간에 학교는 왔지만 수업을 째고 동방에 가서 가장 먼저 친구들을 기다린다. 플레이어의 귀감 (??
그 뒤로 미카와 야마토가 합류한다. 미카는 새 자작시나리오를 쓰는 중이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다른 티알멤버 마츠리가 연락도 없이 오지 않고... 그날 티알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
야마토는 집에 돌아와 잠에 들었는데 이상한 꿈을 꾼다. 꿈 속에서 야마토는 어둡고 적막한 열차에 올라타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마츠리, 미카, 버나비와 잘 모르는 어떤 사람이 있다. 매일 같이 티알을 해서 그런가? 꿈에서도 이 멤버로 모이다니.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곧 스산한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번 역은 다진 고기, 다진 고기 역입니다.]
그리고 작은 난쟁이들이 몰려와 마츠리를 둘러싸고 톱날 같은 기계를 작동시켜 마츠리를 다진 고기와 같이 만들어버린다. 으아아아 마츠리이ㅣㅣㅣ
그 순간 우리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아직 새벽이다.
다음 날 역설대학교 티알동아리 동방. 미카, 버나비, 야마토는 모두 함께 듣는 수업에서 만난다. 교수님의 출석체크에 대답하는데("야마토." "그렇다." --> 내가 해놓고 쪽팔려서 창문 열고 뛰어내리고 싶었으나 창문이 없는 방이라 못 뛰어내렸다) 마츠리는 안 온 것 같다. 전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두 같은 꿈을 꿨다니 신기!! 마츠리도 분명 꿈에 나왔는데, 오늘도 마츠리는 수업에도 동방에도 오지 않고. 그럼 우리 오늘 세션은 어떻게 하죠?!
그렇게 화기애애 떠들던 중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은 세 사람. 그것은 마츠리의 부고였다.
[메인 페이즈]
아니 마츠리가 갑자기 사망이라니...? 사망 시각을 물어보면 어제 새벽이라고. 우리가 악몽을 꾸고 잠에서 깨어났던 그 즈음이다. 마츠리의 죽음을 보았던 바로 그 악몽에서 깨어났던 시간. 즉 꿈 속에서 마츠리가 죽었던 시간.
우리는 절친한 티알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는다. "그럼 우리 이제 2인플밖에 못 해?"(야마토) 인간의 마음은 어디에 있나요...!! 플레이 시작 전에 인마 확인했나요
미카는 애통해하며 마츠리를 기리며 자작 시나리오를 써서 마츠리의 무덤에 바칠 것이라고 말한다. 미카ㅠㅠㅠ
미카, 버나비, 야마토는 함께 마츠리 집으로 조문을 간다. 마츠리의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2층의 마츠리 방에 들어간 세 사람. 아직도 마츠리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방이다. 그리고 그 방에서 우리는 잔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우리는 마츠리가 '우는소리님'의 괴담에 대해 조사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야마토는 방을 구석구석 뒤지다가 종이쪽지를 하나 주워든다. 그곳에는 마츠리의 필적으로 '우는소리님, 미카를 저주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마츠리가 미카를 저주했던 것. 아니 잠깐 마츠리는 내가 장난 삼아 저주했는데...?? 내가 장난인 줄 알고 저주했던 게 사실 진짜여서 죽은 줄 알았는데 그게 진짜였다면 마츠리가 미카를 저주했던 것도 진짜일 테니 미카도 죽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이런 혼란 속에서 우리는 일단 우는소리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아마) 우는소리님 괴담이 실린 책이 하나 나온다. 저자는 교수인데 마침 우리가 다니는 역설대학교의 교수님. 책을 읽어보면 우는소리님 괴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온다.
그리고 아마 그날 밤. 조금 두려운 마음을 안고 잠이 들면, 어쩐지 불안했던 예감대로 우리는 다시 덜컹거리는 열차 안이다. 아니 오늘은 또 왜...? (내가 저주한) 마츠리도 죽었고 마츠리의 저주는 미카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끝난 거 아니었어??
난쟁이들은 섬뜩한 기계를 우리 눈 앞으로 들이밀고, 우리는 제발 이 꿈에서 깨어나기를 온 의식을 모아 간절하게 바란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꿈에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
이제 저주가 향하고 있는 건 우리 모두라는 생각이 들고, 급히 이 저주에 대한 조사를 재개한다. 일단 그 책을 집필한 교수님을 찾아가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로 한다. 세 사람은 역설대학교에 가서 교수님의 사무실을 방문한다. 내 씬이었는데, 교수에게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고, 마침 내 시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게 감촉이었고 나는 척수반사적으로 아무말을 시작했다... "<감촉>으로 교수를 만지며(이상한 의미가 아닙니다 진짜입니다) 친근감을 높여서 자세한 내용을..." "안됩니다" 단호하게 기각되었다ㅠㅠㅠㅠ 음 너무 좀 그렇긴 했고 스터디룸에 창문이 없었던 건 역시 불행이었는지 다행이었는지 모르겠다 mm)
조금 정신을 차리고 <감촉> 대신 <웃음>으로 판정.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그 미소로 얼어붙은(???) 교수님의 마음을 녹인다...!! 판정은 성공했다. 근데 지금 보니 절단/웃음/감촉/육감/약품/인류학 찍었던데 육감이나 인류학 같은 거 쓰지 왜 감촉과 웃음을 쓴 거지... 그냥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게 그거였던 것 같다. 음 방금 생각한 건데 약품으로 준비해 온 베리타세룸을 음료에 타서 건넵니다 했으면 과연 마스터 역설님이 ok하셨을까... 중2 캐릭터니 효과가 있는 진짜 마법약이라고 진지하게 믿었다는 느낌으로.
아무튼 구두룡을 오른팔에 봉인하고 있는 쿠즈류 야마토의 미소는 교수님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교수님은 우는소리님 괴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해 주는데, 사실 이 얘기도 뜬구름 잡는 것 같았다. 자세한 핸드아웃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싶었던 기억이 있다. 꿈에서 나오는 난쟁이들의 정체에 관한 얘기였던 듯.
그 뒤로도 쓸 만한 정보는 크게 얻어내지 못한 것 같고... 있었으면 기억이 나지 않을까...!! 그렇게 2사이클이 끝난다. 세 사람은 집에 돌아가 잘 준비를 한다. 이제 3사이클 전에 또 마스터씬이겠지 하던 순간, "클라이막스입니다."
네??? 클라이막스요?????.
[클라이막스 페이즈]
또다시 꿈이 시작되고 우리가 슬슬 익숙해지려 하는 열차에 타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런데 저번처럼 쉽게 빠져나갈 수가 없다. <꿈>으로 판정해서 성공해야 꿈에서 깨어날 수 있다. 그냥 판정도 아니고 마이너스 보정이 붙었던 듯. 그리고 여기서 죽으면 현실 세계에서도 죽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든다. ???뭐지???하고 있으니 마스터 역설님이 클라이막스이기 때문이라고...!! 아니 왜 벌써 클라이막스...?? 우린 알아낸 게 없는데??!??
메인 페이즈가 2사이클로 끝나는 건 처음 겪어봤다. 몇 번 하지도 않았던 인세인이 모두 3사이클이어서 인세인은 웬만하면 3사이클인가보다 하는 선입견이 생겼던 것 같다. 이 세션 끝나고 정말 반성했다... 매 씬에 진지하고 간절하게 임합시다ㅠㅠㅠ 진지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다음 씬이 내게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 말자...!!
그런데 하필 내가 공포심을 <꿈>으로 찍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정말 왜 그랬을까... 시나리오 제목이 '원숭이 꿈'이고 괴담 내용도 아는데 왜 그랬을까...?? 이것이 룰알못의 폐해입니다 시나리오상 나올 것 같은 공포 판정을 피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찍어버린다... 아 아냐 적극적으로 호러를 즐기고자 하는 본능이었을지도 (대체
미카와 버나비는 판정에 성공해서 간신히 빠져나간다. 하지만 나는... 12가 나와야 성공할 수 있던가 그랬던 것 같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떻게든 난쟁이들을 공격해보려 하지만 택도 없고. 난쟁이들 한둘을 죽여도 끝도 없이 밀려들어온다. 결국 깨어나려는 시도도 공격하려는 시도도 포기하고 운명을 받아들였다... 난쟁이들은 길고 날카로운 창을 야마토에게 들이댄다...
[엔딩 페이즈 + 진상]
다음 날 아침. 미카와 버나비는 또 한 번의 부고를 듣는다. 꿈에서 죽었던 바로 그 시간에 현실의 야마토도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 이제 가능한 건 1인플뿐인가
남은 사람들은 더 이상 원숭이 열차에 타는 꿈을 꾸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저주의 존재와 효력을 알고 있다. 원숭이 꿈은 과연 끝났을까...
마츠리는 내심 질투하고 있던 미카를 저주했고, 내가 마츠리를 저주했고, 둘이 겹쳐서 처음에는 마츠리만 죽었던 것. 그리고 마츠리의 동생 애미리가 언니가 외롭지 않도록 우리 모두를 죽여서 언니 곁으로 보내주자는 계획을 세워서 우리 셋을 저주했다고 한다...!! 흑흑 동생님 왜그랬어요ㅠㅠㅠ
그런데 사실 우는소리님 괴담은 미카가 지어내서 인터넷에 올렸던 것...???!?! 미카 시나리오만 잘 쓰는 줄 알았더니 괴담도 잘 쓰는구나. 아니 근데 미카가 최근에 지어낸 괴담이라고?? 하지만 그 저주의 효과를 우리가 직접 확인했는데???
그런 당황스러운 공포감을 남기며 세션은 끝. 아 그런데 나 왜 이 비밀을 메인 페이즈에서 알았던 것 같은 생각이 들까... 내 비밀도 공개되어서 울며 사실을 털어놓았던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정말 기억 왜곡인가...ㅠㅠㅠ 아무튼 시트에는 체크되어있지 않으니 일단 시트를 믿고...
[마치며]
1.
정말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쉬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핸드아웃 다 뒤집어보지도 못하고 갑작스럽게 끝나버린 거라... 좀 더 조사하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고 했는데. 그런데 낭비한 씬은 없는 것 같은데 뭐가 문제였을까 싶다.
2.
방심하지 말자...........
3.
후기가 짧은데 세션 내용이 짧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기억도 가물가물하고...ㅠㅠ
4.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사명 달성도 애매했으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재밌었다ㅋㅋㅋ 특히 다같이 친구친구로 설정하고 알피하는 것!! 모두가 모든 씬에 등장하고, 물리적으로 안 되는 경우라도 라인으로라도 계속 대화를 해서 사이클은 짧았지만 꽉 찬 느낌이었다. 친구들과 마츠리의 죽음의 진상을 파헤치고 다니며 멘붕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