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뭔 깡인지 메모 없이 하다가....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걸 잊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괜찮아 잘 넘어갔어
이름은 김민희, 직업은 여대생. 전공 행정학. 제주도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중학교 때 친구 서영이(성이 로그에 안적혀있닼ㅋㅋㅋ 무슨 서영이었을까)의 초대를 받아 제주도에 간다.
그리고 난 여기서 둘이 고등학교 때 연락이 끊어졌다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사이라고 설정하게 해달라고 했지.... 마스터님은 ㅇㅋ했고..... 플레이 후 마스터님은 이 지점이 분위기파괴의 주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리 말하자면, 마타아시타는 아련한 시나리오의 대표격으로 알려져 있는 것 같은데 내 플레이에선 그런 게 없었다. 난 무려 첫날 일정 끝나고 NPC에 대해 탐문수사를 했다. 토랸세 플레이에서 형사 알피했던 것에서 못 벗어났었나...? 플레이 시작하자마자 NPC를 의심한 셈.
그때는 크툴루가 대충 이런 분위기구나 하는 걸 알았고, 아무튼 음모가 있고 NPC 중에 흑막이 있겠구나!!!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플레이 3번 해놓고 무슨 자신감이었나 싶지만... 아무튼 누구든 의심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오랜만에 만났고(문제는 내가 넣은 설정이었다) 약간 수상해보이는(나는 가만 있는데 심리학을 굴리라 하니. 심지어 실패해서 더 의심되고) NPC가 떡하니 등장. 그리고 내 의심암귀의 씨앗은 심어지자마자 폭발했고... 첫 날 일정을 마치고 주변 편의점에 가서 병원에 대해 캐물었다...
마타아시타는 플레이 루트가 유용한 정보는 아닐 듯. 그 장소에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으니. 나도 기억이 흐릿하고 하니 간략하게만 쓰면, 말한 대로 첫째 날에 NPC 서영이를 의심했고, 둘째 날에 병원-->바다-->천문대를 가고, 셋째 날에 서영 집-->병원-->산을 갔다. 흐름은 좋았다고 생각.
둘째 날은 시나리오대로였으니 생략. 셋째 날에는 서영이가 전화를 안 받길래 집으로 찾아갔다가 글라키 묵시록, 서영의 일기, 메모를 찾았다. 이제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글라키 묵시록을 들고 일단 병원으로 가서 미쳐버린 교수(어레인지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ㅠㅠ)를 대면하고 따졌으나... 교수가 달려들어서 책을 빼앗기고... 소득 없이 나와서 어딜 가야하지 하다가 안 가본 유일한 장소를 떠올리고 산으로 갔다. 서영이와 합류해서도 일단 진상부터 묻고... 아련함 어디갔지...
그리고 주문을 외어야 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로스라는 이름을 잊어버린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라키 묵시록 뺏겨서 다시 펴볼수도 없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스터님은 이름 기억 안나면 배드엔딩이라 하고ㅋㅋㅋㅋㅋㅋㅋ
난 NPC에게 저 혜성 이름 뭔지 아냐고 물어보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나리오상 서영이는 그로스의 이름을 알고있었지. 다 와서 배드엔딩 날 뻔. 플레이 중엔 메모를 습관화합시다... 그 뒤로 오알 할 때 메모 자세하게 하는 버릇이 들었다. 노트북 마이크로 타이핑 소리가 시끄럽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별로 안 크다고 하고.
사실 토랸세 플레이 할때도 NPC 이름이나 단서들 막 다 잊어버렸는데 그땐 채팅세션이어서 그냥 위의 로그 컨닝하고 그랬었다. 채팅의 이점.
그래서 해피엔딩! 지구는 지켜졌고 내일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내 기억에 나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떠나면서 아마 서영이와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 생각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입 밖에 내서 알피를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생각은 저렇게 했던 것 같다. 애초에 설정이 문제였어... 몇 년 만에 연락 온 옛 친구를 만났는데 이성만 왕창 잃고 웬 신이 지구에 충돌한다 그러고 주문도 외우고 니알라토텝까지 봤는데 그 친구 다시 보고 싶을까...? 이건 꿈이야 하고 다 잊으려 하고 연락 안 하고 살듯... 아 나 왜 그런 설정 넣었지.
마스터님이 얘기했던 거지만 탐사자와 NPC 간의 친밀한 관계 형성이 아련한 분위기 조성에 가장 중요한듯. 2차탁도 좋을 것 같고, 강제적으로라도 친밀함을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 물론 데면데면해도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아련함은 없다. 아련함이 없는 자리에 공포감이 온다는 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사실 서영이가 이 무수히 많은 날들을 혼자 고군분투하며 몇 번이고 세계의 종말을 봐왔다는 걸 알고 나서 든 생각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서영아ㅠㅠㅠ서영아ㅠㅠㅠㅠㅠㅠ(애잔(아련'보다는 'ㄷㄷㄷㄷㄷㄷ뭐지 이거 무서워ㄷㄷㄷㄷ서영이도 무서워'에 가까웠다. 이것도 재밌고 나름의 느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시나리오가 추구한 방향은 아닌 것 같다.
리뷰 쓰려고 시나리오 다시 읽어보니 선택지나 재량 발휘할 여지가 별로 없는 시나리오였구나 싶다. 마지막에 산만 잘 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