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녹음을 했던 세션이었다. 그러나 다 들을 시간이 없으니 늘 그렇듯이 기억에 의존해서 써야지... 기억이 안 난다고 하기가 매우 민망할 것 같다. 나중에 녹음을 듣게 되면 잘못 기억하고 있던 부분을 조용히 수정할지도.
--> 결국 듣고 쓴닼ㅋㅋㅋㅋㅋㅋ 메모가 너무 적어... 이때 내 펜이 잘 안 나왔어서.
[들어가며]
로릭님이 2인플로는 힘들 거라며 펄프크툴루 규칙을 일부 쓰는 걸로 했다. 체력 두 배랑 성격 나타내는 카드 같은 것. 체력 24로 시작했다!
[배경]
한 PC의 요트 딜라일라를 타고 떠나는 보스턴-->리버풀 여행.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폭락해서 딜라일라를 새 주인에게 넘기기로 하고, 이게 마지막 항해가 된다. 그러니 최대한 즐겨야지!!
일단 PC 중 누군가가 소유한 요트를 타고 여행하는 데서 시작하고, 그 요트를 새 주인에게 넘기기 전 마지막 여행이라고 해서 내 PC의 요트인 걸로 했다. 그래서 난 돈 많은 집의 한량 PC를 만들었다. 고른 카드는 딜레탕트!! 내 PC가 락이 PC를 포함한 사람들을 초대하는 걸로. 락이 PC는 유능한 개발자이자 CEO여서 내 PC와는 파티 같은 데서 만났고, 내 PC가 친해지고 싶어서 (눈치 없이) 들이대는 중이다.
로릭님이 내가 NPC를 마구 집어넣는 걸 저지하지 않았는데, 난 그 이유를 뒤늦게서야 알았다... 눈치챘어야 했어 다 죽을 거라는 걸...
[PC 소개]
내 PC: 니콜라스 라이트. 애칭 닉.
29세, 남자, 보스턴 거주, 직업은 딜레탕트. 아버지가 성공한 사업가여서 집에서 돈을 타 쓰며 한량 노릇을 하고 다닌다.
선이 얇은 미남이고, 뺀질뺀질하게 잘생김. 타고난 외모에 돈을 쏟아부어 관리까지! 갈색 머리였으나 금발로 염색했다는 설정을 넣었다. 신념은 '돈으로 뭐든 할 수 있다'. 인맥은 넓으나 얕다. 성격은 뺀질뺀질하고 재수없고 쉽게 싫증내고 자기중심적이며 현학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깔보는... 생각 없고 짜증나는 사람으로 정했다. 락이는 내가 성격파탄 미남 캐를 많이 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신력 35. 죽으라는 느낌으로 재굴림 안 했다(로릭님: "괜찮을까...?")
쉽게 싫증내는 성격을 반영해서 승마와 수영, 산탄총 등 잡다한 걸 몇 개 찍음.
락 PC: 마크 테일러
IT 기업에 종사 중인 유능한 개발자 및 CEO. 20대 중후반에 대박이 터져서 지금은 갑부. 관리를 열심히 해서 근력도 건강도 빵빵. 지능도 교육도 매우 높은 빨간머리 30대 남자.
고집스러움이 있는 사람. 무능력하고 한량같은 (=닉 같은ㅋㅋㅋ) 사람을 싫어한다. 실용적인 걸 좋아함.
[플레이의 전개]
선장, 항해사, 고용인, 닉과 마크, 그리고 5명의 친구들과 요트 여행을 떠난다. 남자도 있지만 여자가 더 많음. 처음에 30명까지 들어갈 수 있대서 신나서 마구마구 넣고 이름도 막 지으려 했는데 로릭님이 저지했다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잠시후 10명으로 제한됨. 내 즉석 이름 짓기는 대부분 뮤 여캐들... 크리스틴 루시 엠마 등등
보스턴에서 리버풀까지의 항해. 며칠간 평화로운 항해가 계속된다. 마지막 선상 파티이고, 최대한 즐겨야 할 시간!
오전 10시, 전날 술을 진탕 마시고 잠들었던 닉은 꾸물꾸물 일어나서 침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마크는 이미 일어나 갑판에서 바다를 보고 있다. 차가운 바다, 차가운 바람. 조금 더 가면 빙산이 보일 것 같다. 닉이 느릿느릿 갑판으로 나가서 속 편하게 아침인사를 하지만 닉을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마크. 마크의 까칠한 대답에도 눈치 없는 닉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만다. 딜라일라를 쓰다듬으며 감상에 잠기기도 하는 닉. 요트를 애인처럼 아꼈을 것 같다.
"또 뭐 하고 싶은 거 없나요" (로)
"영화나 볼까요" (나)
"타이타닉" (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취밐ㅋㅋㅋㅋㅋㅋㅋㅋ"
라운지에서 아마도 닉이 골랐을 타이타닉을 재생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이타닉 호가 빙산에 부딪히는 장면에서, 선장이 배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마침 영화에 질려 가던 산만한 닉은 그쪽으로 관심을 돌린다. 밖을 내다보면 저 앞에 좌초된 배가 한 척. 닉은 재밌겠다며 난파선에 들렀다 가자고 한다. 마크가 왜 그런 짓을 하냐며 투덜거리지만 닉은 들은 체도 않고 선장에게 방향을 틀라고 지시. 마크를 제외한 다른 일행들도 신나하는 것 같다. 마크 화이팅!
가까이 다가가면 거대한 배가 눈에 들어온다. 그뢴란드 트로피스라고 적혀 있는 배.
"우리 저기 가볼래요?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보물이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지만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함께 내리는 마크. 닉, 마크, 선장, 크리스틴, 앤디 이렇게 다섯 명이 난파선에 오르기로 한다. 선장은 빙산에 부딪혔지만 큰 구멍은 없는 것 같다며 좌초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닉은 재밌는 일이 벌어졌던 게 틀림없다며 신나한다. 닉 인성 괜찮은가... 내 알피지만... 최대한 경박하고 생각 없고 얄밉고 재수없으려고 노력했다^^!
신나서 난파선에 가장 먼저 올라탄 닉. 버려진 배처럼 보이고, 빙산에 달라붙어 있지만 떼어낼 수만 있으면 다시 운항이 가능할 것 같다. 불빛도, 온기도, 생명체의 흔적도 없는 배. 어둡고 춥고 적막한 곳. 마크가 요트로 돌아가자고 하나 닉은 들은 척도 않는다. 누구 없냐며 소리를 질러보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운항을 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기 위해 기관실과 조타실을 체크해봐야겠다는 선장의 말을 듣고 일단 1층부터 가보기로.
가장 가까운 문으로 들어갔는데, 문이 뜯겨져 있다. 빙산에 충돌했는데 문이 뜯겨진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얼어 있는 맥주를 발견해서 기념으로 한 캔 챙긴다. 역시 알피 컨셉은 '생각없음'.
승무원 식당의 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가면, 그 앞에 식탁들이 쌓여 있다. 그 식탁들은 뒤틀린 채로 피에 덮여 있고. 바닥에 길게 나 있는 핏자국.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남은 테이블과 반쯤 먹은 식사, 식기류 등등이 있다. 관찰력 판정 성공. 닉은 대형 식칼을 하나 발견한다. 그 칼에는 우유 같은 물질이 덮여 있다.
"살짝 찍어서 맛을 봐도 되나요?"
"아무거나 집어먹지 말라고;; 제정신이에요?;;"
맛을 보면 엄청나게 차가운 느낌이 든다. 드라이아이스에 혀를 댄 듯한 느낌.
핏자국이란 묘사에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권총을 갖고 왔지만 산탄총도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크리스틴에게 이따 깜짝선물을 준다고 꼬셔서 라이플을 가져달라고 부탁한다. 로릭님의 귀찮아하는 크리스틴 알피가 멋졌다ㅋㅋㅋㅋㅋ 깜짝 선물이랬는데 이따 진짜로 달라 하면 뭘 줘야 하나 잠시 고민했는데 필요 없는 고민이었다...
이렇게 핏자국이 있는데 왜 시체는 없는 걸까.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다음으로 주방을 뒤진다. 냄비 바닥에 스튜가 있길래 찍어서 맛을 보려 했으나 얼어 있다길래 포기. 닉은 왜 눈에 보이는 걸 일단 먹고 보는가... 생각이 없기 때문이지! 마크는 식칼 하나를 챙긴다.
다음은 간부 식당. 승무원 식당처럼 전투의 흔적이 있어 보이진 않고 멀쩡하다. 관찰력 판정에 성공한 마크는 반짝거리는 걸 바닥에서 발견한다. 은제 만년필인 것 같다. 각인된 이름을 보니 이 배의 선장의 것인듯. 나는 이때 뭔 만년필을 은으로 만들지 싶었는데... 매우 중요한 묘사였다... 마스터의 묘사에서 티 안 나게 강조하는 부분을 잘 캐치합시다. 만년필은 마크가 주머니에 넣는다.
크리스틴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닉은 슬슬 방 탐사에 질리기 시작. 짜증을 내며 옆 방을 신경질적으로 여는데, 살펴보니 선장의 사무실인듯. 일지를 발견하나 노르웨이어로 쓰여 있고... 날짜 정도만 확인한다. 누구도 노르웨이어를 몰라...
"빙산에 부딪혔는데 거기 살던 곰이 들어온 거 아닐까요? 곰이라면 문을 뜯을 수도 있지." (닉)
"그럼 곰이 지금 이 안에 있는 거 아니에요?" (마크)
"괜찮아요, 라이플이 있으니까요!" (닉)
우리가 읽을 수 없는 일지에 정신이 팔려서 책장에 꽂힌 해상법 관련 서적에는 관심을 안 두고 있자(난파선 안에서 책을 읽을 생각을 못 했다) 로릭님이 앤디가 그 책을 관심 있게 읽고 있다고 말한다. 뭐 읽고 있냐고 물어보면, 해상에서 위기에 처하거나 실종된 타인 소유의 배를 구해내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 빚을 갚기 위해 요트를 팔아야 하는 상황의 닉은 귀가 번쩍 뜨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배를 구해내야겠군!!
아 근데 크리스틴 왜 안 오죠? 내 라이플?
이쯤 되어서 방이 너무 많다는 게 체감되기 시작. 이걸 하나하나 다 뒤져야 하나...?
여기 한 번 뒤져볼까 싶어서 열어 본 문은 잠겨 있다. 아까 주운 칼을 문 틈에 넣어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서 문을 열려고 시도. 하지만 아까의 펌블의 효과로 칼이 부러져버린다. 들어가 보니 이산화탄소 저장실.
1층은 대충 둘러본 것 같고, 슬슬 라이플이 필요할 것 같아서 딜라일라 쪽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관찰력 판정. 마크는 딜라일라 근처에서 물보라가 튀는 걸 본다. 무언가가 바닷속으로 뛰어든 듯한 물보라."크리스틴이 다이빙을 했나?"(닉)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요"(마크)
가까이 다가가면 통신장비 부분이 심하게 망가져 있다."여기도 곰이?!"
무슨 일 있냐고 소리를 질러보지만 대답이 들리지 않고. 선장이 어딘가를 가리키며 기겁을 한다. 그곳을 보니 쓰러져 죽어 있는 크리스틴이. 크리스탈 같은 작살에 배를 관통당했다. ("그 옆에 라이플은 없나요?" (인성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크리스틴 미안))
이제 보니 크리스틴과 크리스탈... 이름을 지었을 때 이미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까 (아무말
그 수정 같은 작살을 자세히 관찰하지만 어떤 물질인지 잘 모르겠다. 아주아주 차갑고 엄청나게 단단한데, 마크가 공학에서 여러 소재를 다뤄 본 경험으로 판단하면(무려 001!!) 강화유리같이 생겼는데 금속도 뚫을 수 있을 만한 강도. 그리고 인간에게 알려진 물질이 아닌 것 같다. ("신물질 같아요" "와 갖고가서 팔까요" "아니 사람이 죽었잖아요" "아... 크리스틴...(울먹)")
크리스틴은 깜짝 놀라서 돌아보다가 죽은 것 같다. 크리스틴이 돌아봤을 그 방향에는 바다만 끝없이 펼쳐져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보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면, 그 안은 난장판이다. 사람들이 몸이 우그러지거나 물어뜯겨서 죽어 있다.
"정말 곰이 있었던 건가..."
"곰이 강화유리를 창처럼 던진다고요?"
관찰력 판정 성공. 신음 소리가 들리길래 문을 벌컥 연다. 항해사가 심하게 부상당했지만 살아는 있는 상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으면 '뭔가가 들어왔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들어와서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조종장치도 다 부쉈다고. ("역시 좌초된 배 따위에 가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갔어야 했어" (마크))
항해사에게 응급처치 시도. 기본치이지만...!! 마크 실패 -->"상처를 헤집었습니다" --> 닉 실패 -->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제 소식 전해주세요..."
항해사는 결국 사망. 으아아아 죄송합니다
조종석을 확인해보면, 심하게 부서져있다. 엄청난 힘으로 우그러뜨리고 잡아 뽑은 듯한 광경. 아이디어 판정 성공. 이런 짓은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딜라일라는 더이상 항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고, 무선통신 장비도 부서졌고.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나가지?
"제트스키는요?" "이 날씨에 제트스키를 탔다간 얼어죽을 것 같습니다" 로릭님 단호해
일단 라이플을 챙긴다. 딜라일라가 더이상 운항이 불가능하다면 그뢴란드 트로피스를 타야 할까 싶어서 다시 가보기로. 총과 칼을 챙긴다. 거기서 무선통신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
"정 안 되면 제트스키가 있어요"
"제트스키 그거잖아요, 배 뒤에 딸려가는 스키"
"우리 노를 저어갑시다"
"우린 안 될 거야, 다 죽을 거야..."
"아까 타이타닉에서도 보트에 있으면 누가 구조하러 와서 살아남았잖아요. 우린 괜찮아요"
"앤디가 멱살을 잡습니다. 니가 이상한 영화를 틀어가지고"
타이타닉 복선이었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사람은 난파선으로 다시 넘어간다. 갑판에는 거대한 크레인들이 있다. 닉은 라이플을 들고 앞장서 들어간다. 무선통신실이 있을 만한 곳을 선장에게 묻자 아마 5층에 있을 거라는 답을 듣는다. 어둑어둑한 계단을 통해 5층으로. 우리 발소리 외에 다른 소리가 들리는지 들어보려 하나 실패. 그런데 왠지 다른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5층으로 가자 계단에 얼어붙어 있는 새까만 액체가 보인다. 피와 살점이 얼어 있다. 으으 무섭...
라이플을 겨누고 조심스럽게 들어가면, 심각하게 파손되어 있는 조타실 내부가 눈에 들어온다. 조종장치들이 휘거나 뒤틀리거나 뽑혀 있다. 우리 과연 탈출할 수 있는 걸까...!!
마크가 공학으로 판정 성공. 이 배를 직접 몰 수는 없고, 빙산에서 떼기만 하면 견인은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뭘로 견인하죠... 우리 몸 건사해서 살아남기도 힘들 것 같은데ㅠㅠㅠ
그리고 기관실에 가면 이 배의 불을 켤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선통신실에 들어가봤지만 역시 손상되어 있다. 다만 조타실처럼 초인적인 힘으로 부순 것 같지는 않다. 인간 한 명이 손 쓴 듯한 느낌. 옆에 도끼가 하나 있다. 소방용 도끼인데, 약간의 혈흔이 남아있다. 뭐지 범인은 사람인가 괴물인가. 아무튼 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져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 마크는 소방도끼를 무기용으로 챙긴다.
불을 켜러 기관실에 가기 전에 하나 남은 구명보트를 확인해본다. 구명보트가 있던 자리에 덮인 방수포 밑에는 시체가 한 구. 닉은 이성판정 성공. 별 생각 없는 닉은 시체를 보고도 별 생각이 없다. "어떻게 이걸 보고도 멀쩡할 수 있죠" "영화에서 많이 봤잖아요. 게임 안 해요?" 인성 괜찮은가222
나중에 쓸 지 모르니 구명보트를 미리 내려놓고 불을 켜러 기관실로 출발. 2~4층이 모두 어둡다고 했으니 일단 불부터 켜고 나서 조사하기로 한다. 세 개의 해치 중 잠겨 있는 가운데를 빼고 가장 가까운 해치로 내려간다. 안은 어둡고, 커다란 상자와 방수포들이 보인다. 갑판 위에 굴러다니는 얼음조각 하나를 툭 떨어뜨리면 그저 울리는 소리만 들리고 조용. 뭐가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모험이군요, 두근두근한데요?"라며 앞장서서 내려간다.
아래는 어둡고, 춥고, 기분 나쁘다. 민첩성 판정에 실패한 마크는 넘어져서 무언가 축축한 더미에 부딪힌다. 그 더미는 열 구 정도의 시체. 부상을 입고 일부는 뜯어먹힌 듯한 시체들이 쌓여 있다. 닉은 이번에도 이성판정 성공. 아무튼 곰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지성이 있는 생명체의 짓인데 우린 도망칠 수단도 없어...!!
닉은 다른 쪽에 있는 방수포를 들춰본다. 그 밑에는 거대한 회색의 돌덩이 같은 게 있다. 그런데 그 돌덩이는 마크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테일러 씨, 이 돌덩이 재질 뭔지 알아요?"
"돌덩이라니 무슨 말 하는 거죠"
"이거 말이에요 이거"
닉이 돌덩이를 손으로 툭 치자, 그것은 움직인다. 마치 거대한 우산 같은 회색 발 위로, 새하얀 몸체가 드러난다. 인간의 상체같이 생긴 몸. 얼굴에는 초록색 눈 하나가 빛나고 있다. 그것이 입을 열자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난다. 오직 닉만이 그 괴물을 볼 수 있다. 그래도 이성체크는 성공. 닉은 놀랐지만 침착하게 라이플을 발사, 하지만 총알은 빗나가고. 분노한 듯한 괴물이 앞으로 돌진해서 나를 잡으려 한다. 회피 실패로 괴물에게 붙잡힌 닉. "여기 괴물이 있어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무슨 말 하는 거예요"
로릭님은 락이한테 지금 무슨 자세로 있냐고 묻는다. 이 질문의 의도를 당시에는 몰랐다... "마크는 안 보입니다."
마크는 닉이 있는 쪽으로 소방도끼를 휘둘러보지만 실패. 선장은 제정신이 아닌 채로 주변에 있던 막대기를 휘두른다. 그런데 그게 명중. 선장 최고...!! 분노한 괴물은 주의를 선장 쪽으로 돌리고, 닉은 빠져나올 수 있었다. 다시 라이플을 쏠까 하다가 라이플의 사거리를 믿고 일단 도망가기로. 하지만 민첩성 판정에 실패한다. 마크는 닉 버리고 도망갔어 흑흑... 괴물은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고, 이어 쉭 하는 소리가 들린다. 회피 성공, 닉의 바로 옆으로 긴 수정 화살이 날아와 벽에 푹 박힌다. 아슬아슬하게 1층으로 올라갔지만, 아래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돌아보면 앤디가 거대한 발에 잡혀 우그러지고 있다. 닉은 권총을 쏴서 극단적 성공을 한다. 데미지가 꽤 크게 들어갔지만 아직 역부족인 것 같다. 앤디가 이미 죽었다길래 해치를 닫고 괴물을 가두자고 한다. 근데 이제 생각해보니 문짝을 우그러뜨리는 괴물인데 해치를 닫아봤자... 선장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다른 하나의 해치도 닫으려 하지만, 이미 닫은 해치 쪽에서 금속이 우그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해치가 뜯어져서 날아간다. 역시...
"지금은 어떤 자세로 있나요?" 마크에게는 여전히 괴물이 안 보인다. 어떻게 해야 괴물이 보이는 거지? 닉이 무언가 조건을 충족하긴 한 걸텐데 나도 내가 뭘 한 건지 전혀 모르겠었다. 나중에 보니 손목시계가 은으로 만들어진 거여서 보였던 것. 마크의 주머니에는 은제 만년필이 있는데...!! 하지만 이 와중에 주머니에 손을 넣을 여유가 있을 것인가
괴물은 자신을 보지 못하는 듯한 마크를 향해 달려오지만 회피에 성공. 닉은 옆에서 괴물에게 권총을 쏜다. 극단적 성공이 나와서 높은 데미지가 들어가고, 괴물은 길게 울부짖더니 조금 망설이고는 바다에 뛰어든다. 검은 그림자가 아래쪽으로 사라지는 게 보인다.
"저거 지금 바다로 뛰어들었고 수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구명보트가 더 위험할 것 같아요"
"그럼 어떡하죠 이제"
구명보트도 틀렸어 도망칠 길은 없어...
"그나저나 다시 봤어요. 사격 솜씨 굉장하시네요"
"취미로 좀 했죠. 라이플도 열심히 해놓을걸..."
"그냥 무능력한 사람이 아니었군요"
마크한테서 인정받았다!! 무능력자가 아니라구! 인성은 쓰레기지만!!
괴물이 일단 사라지긴 했는데 분명 다시 올 테고,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고 괴물은 저거 하나뿐인가 더 있을 것인가. 일단 괴물을 볼 수 있는 닉이 갑판에서 망을 보고 있을 테니 마크가 내려가서 불을 켜기로 한다. 마크는 선창 아래에서 석유통을 하나 발견한다. 불을 지르면 되는 건가...!! 본격 방화 권장 시나리오 (??
기관실 문이 부서져서 열려 있고, 기름 냄새가 난다. 바닥, 벽, 천장 할 것 없이 부서지고 터져 있다. 엔진 시스템을 다루는 건 어려울 것 같지만 전기 시스템은 건드릴 수 있어 보인다. 공학으로 성공해서 배에 불을 켜지만 연결이 불안정한지 깜빡거린다. 마크는 발견한 공구상자를 챙겨서 올라온다. 선장은 겁에 질려서 여기 숨어있자고 제안. 맞다 선장 아직 살아있었지 (...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크는 문득 바다에서 하얀 게 반짝이는 걸 발견한다. 바로 괴물의 머리. 어 그런데 이제 마크도 괴물이 보인다?! 로릭님은 "지금 현재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고, 괴물이 보입니다"라고 말한다. 아직까지도 괴물을 볼 수 있는 조건을 알지 못했다.
라이플을 쏘지만 주사위가 망해서 총이 고장...!! 이 타이밍에 라이플 고장이라니ㅠㅠㅠ
"지금은 어떤 자세로 있나요"
"소방도끼로 공격할 자세를..."
"이제 안 보여요"
아니 대체 뭐지?! 소방도끼를 든 게 문제인가 싶어서 마크가 도끼를 내려놔보지만 여전히 안 보인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본다고 하니 아까 주운 은제 만년필이 손에 잡히고, 다시 괴물이 보인다. 놓으면 안 보이고. 아직도 은이 문제라는 건 몰랐다. 마스터가 굳이 '은제' 만년필이라고 묘사하면 은제라는 점이 중요하다는 걸 눈치채자...!!
괴물은 물에서 솟구쳐 올라 갑판 위로 내려선다. 거대한 활을 꺼내드는 괴물. 반짝이는 수정 활이다. 마크는 한 손으로 소방도끼를 괴물에게 휘두르고, 1이 나와서 대성공!! 데미지는 17. 마크 멋져!!
이어 닉도 총을 쏴서 괴물에 맞추지만 데미지가 낮게 들어갔다. 그리고 괴물이 닉을 공격하고... 성공...
"회피해주세요"
"회피 25. 닉 안녕..."
37로 실패. 데미지는 10. 닉의 허벅지에 수정 화살이 박힌다. 탐사자에게 안녕 해 안녕
유능한 마크는 다시 공격에 성공. 괴물은 체력이 다해가는 것 같지만 굉장히 분노해 있다. 닉의 허벅지에 박힌 화살에서는 굉장히 차가운 느낌이 전해진다. 닉 안녕 넌 좋은 탐사자였어...!
닉은 한기와 고통을 참으며 총을 쏘지만 빗나간다. 괴물은 마크를 공격해서 물어뜯는다. 중상을 입은 마크는 체력 판정에도 실패해서 기절해버린다.
"아 잠깐 선장은 왜 공격 안당해요 선장 어디있죠" (나)
"선장은 어디로 도망간 것 같습니다" (로)
닉이 할 수 있는 건 권총을 쏘는 것 뿐인가. 나는 왜 다양한 공격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는가...!! 페널티를 감수하며 두 발을 동시에 쏘지만 한 발만 명중. 아 근데 내가 굴리는 데미지 주사위 너무 낮게 나와...
마크를 만족스럽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괴물은 이제 닉을 쳐다본다. 회피는 낮고, 식칼을 들고 있어서 근접전으로 반격. 어려운 성공이었는데 괴물이 더 높은 수준의 성공을 해버리고ㅠㅠㅠ 괴물은 닉을 발로 붙잡는다. "다음 턴이 되면 재밌는 일이 일어나겠죠" 마스터님 무서워...!! 근데 재밌겠다!!ㅋㅋㅋㅋㅋㅋ(미안 닉)
붙잡힌 닉은 버둥거리며 아직 들고 있는 식칼로 괴물을 찔러보지만("선장은 뭐하는거야")... 실패...
괴물은 닉을 붙잡은 채로 바다로 뛰어든다. 얼음장 같은 물 속. "으아아아ㅓㅓ" "죽는 거 아냐?"
마크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니 괴물도 닉도 선장도 안 보이고, 갑판 밖의 바다에 물보라가 이는 것만 보인다. 마크는 그 방향으로 식칼을 던져보는데... 투척 기본치 20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선장과 선장이 들고 있던 공구상자는 보이지 않고.
닉은 이제 익사 판정을 시작! 3이 나와서 빈사는 아니지만 체력이 1이 되고. 괴물은 장난이라도 치는 것처럼 닉을 끌고 바다를 돌고 있다. 그리고 다음 턴에 빈사상태로. 체력 0...
마스터 로릭님이 뭔가 재밌는 아이디어 있으면 생각해보라고 해서 바다에 전류를 흘리는 걸 제안했는데, "그럼 닉도 죽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넼ㅋㅋㅋㅋㅋㅋㅋ
괴물은 축 늘어진 채 움직이지 않는 닉을 잡고 조용히 갑판으로 기어올라간다. 마크는 괴물 쪽으로 달려가 소방도끼를 휘두른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매 라운드 건강판정해서 실패하면 그 즉시 사망. 체력은 65. 간당간당하게 숨은 붙어 있다. 이쯤에서 아 이제 처음으로 탐사자가 죽는 결말을 보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죽으면 탐사자 핸드북 뒷면에 고이 이름 적어줘야지 하는 생각 중. 그동안 탐사자 사망이든 로스트든 해보고 싶다고 하고 다녔는데 막상 그 순간이 오니 착잡하더라. 마크 혼자 힘겹게 싸우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건강판정 주사위 굴리는 것뿐... 마크는 홀로 소방도끼를 휘두르며 열심히 싸웠다. 선장은 또 도망갔는지 묘사에 없었다. 마크가 휘두른 소방도끼가 괴물의 발에 푹 박히고, 괴물은 길게 울부짖더니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는다. 드디어 전투 종료...!! 그동안 닉은 건강판정에 두 라운드 동안 성공했다. 흑흑 혼자 수고했어 마크ㅠㅠㅠㅠ
마크가 급하게 달려와서 응급처치를 시도하는데 기본치고ㅋㅋㅋㅋㅋ 실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망하나요?" "건강판정에서 실패하면"
체력은 65. 그리고 주사위를 굴렸는데... 1!!!! 크리티컬!!!!!!!!!!!!! 우와아아아아ㅏ
멀리서 한 사람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선장!!!ㅋㅋㅋㅋㅋ 급히 달려온 선장은 헉헉거리며 구급상자를 뒤져서 왔다며 응급처치를 시도. 그런데 또 실패... 선장님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들으니 응급처치가 80 이상이었는데 실패했다곸ㅋㅋㅋㅋ
로릭님이 후담에서 크리티컬이길래 그냥 살릴까 하다가 선장을 데리고 왔다는 게 멋졌다. 아니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떠올리죠 역시 갓마스터님
마크가 응급처치를 강행하면서 선장 파워(?)로 보너스 주사위 하나. 응급처치 성공! 마크는 닉에게 박혀있던 수정 작살을 뽑아낸다. 체력은 1 회복되고, 이대로 방치하면 얼어죽겠지만 아무튼 살아 있다. 마크는 선장과 함께 닉을 선실로 옮기고 이것저것 처치를 해준다.
"닉은 정신을 잃고 있어요" (나)
"원하면 차려도 괜찮아요" (로)
"음 조금만 더 잃고 있을게요" (나)
정신 차리면 입만 살아서 얄밉게 굴 것 같아섴ㅋㅋㅋㅋㅋㅋㅋ 지친 마크를 더이상 괴롭히지 않기로 했다
자 괴물은 물리쳤는데 이제 어떻게 빠져나가지...?
로릭님이 냉장선에 있던 구명보트를 타는 걸 제시해줘서 그렇게 하기로 한다. 이제 에필로그.
북대서양의 어두운 물 위로 보트가 미끄러집니다. 해는 졌고, 지나가는 배가 보일 가능성은 낮겠죠. 운이 좋으면 갈증과 허기, 추위를 모두 이기고 살아서 이 이야기를 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최소한 아까 죽은 사람들처럼 되는 것보단 훨씬 낫죠. 체온으로 서로의 몸을 덥히려고 뭉치면서, 빙산과 냉장선을 돌아봅니다. 그림 같은 장관입니다. 그런데, 뭔가 하얀 것이 움직입니다. ("엇") 빙산에서 검은 물 속으로 떨어져 물이 크게 튑니다. 너무 피곤해요, 헛것이 보이나 봅니다... 설마 그것이 따라오는 건 아니겠죠...
아 이 에필로그 너무 좋아ㅠㅠㅠㅠㅠ 열린 결말... 너희에게 과연 희망이 있을까...
[감상]
크툴루의 부름은 탐사자를 쉽게 죽이지는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빈사상태로 건강판정 계속 성공하면 목숨은 붙여주는구나!! 정말 질기게 살아남았어!!!
아 근데 탐사자가 이제 죽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착잡했는데 막상 또 살아나니까 아쉽더랔ㅋㅋㅋㅋㅋ 엔딩 수집 욕구일듯...
후담에서 괴물을 볼 수 있는 조건이 은이 신체에 닿아 있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 시계가 은제라는 걸 깜빡한 사람... 은제 무기로 공격하면 장갑 5점을 무시한다고 한다. 만년필로 찔러볼걸...!! (로릭님: "만년필 데미지 자체가 5 이상이 안 돼")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열린 결말... 과연 살아남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후담에서 여러 공격 방법에 대해 들었는데, 앞으로 총이나 근접전 외에도 다양한 전투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싶었다. 크레인, 불도저, 지게차를 이용한다는 건 정말 생각도 못 했어서. 하지만 현실 플레이어가 창의성이 부족한데 어쩌죠
난 전투 주운이 망해서 데미지는 거의 다 락이의 마크가 줬다. 홀로 괴물을 처치해준 락님 고마워ㅠㅠㅠ
우리는 2~4층을 하나도 안 뒤졌는데, 조사를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소요 시간이 크게 차이날 것 같다.
분위기가 정말 좋았던 시나리오였다. 한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차가운 북대서양에서, 빙산에 달라붙어 있는 거대한 냉장선... 도망칠 수단도 도움을 구할 수단도 없는 상태에서 차가운 배 위에 고립된 탐사자들. 세션에서 막막함과 공포와 한기가 느껴지는 게 좋았다. 마지막의 에필로그까지 완벽ㅠㅠㅠㅠ
이날 후담까지 끝나고 로릭님의 겁스 영업 시간이 있었다ㅋㅋㅋㅋ
[마치며]
아 정말 오래 걸린 후기였다... 쓰기 시작한 이후로 두 달 지나서 완성한 것 같다. 물론 두 달 내내 쓴 건 아니지만... 시간도 없었고 체력도 없었고 녹음한 걸 듣고 쓰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렸던 것 같다. 그래도 녹음한 거 다시 듣는 게 재밌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