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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개화 (제작: 유피님 @yupi_vv)
룰: 인세인
마스터: 유피님
인원: 3인(역설님, 루와즈님, 나)
형식: ORPG
날짜: 2017. 9. 29.
유피님 자작시나리오 개화의 첫 플레이!! 유피님의 '나를 찾아줘'도 재밌게 플레이해서 개화도 기대하고 있었다. 가끔 시나리오 얘기하실 때마다 두근두근
뉴욕의 초고층건물 엘리시온을 중심으로 원형 장벽이 형성되어 사람들이 고립된다. 통신이 끊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전송된 영상은, 몸이 기괴하게 변해가며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백신 개발 및 살포를 위한 선발대가 투입되었으나 24시간이 지나도 상황 변화가 없는 상태. 이에 총 10인으로 구성된 후발대의 투입이 결정된다.
[들어가며]
1.
이번에도 여전한 룰알못... 탄원과 행운을 골랐는데 호기심을 지각으로 찍었다. 지식으로 했어야 했는데... 탄원 쓰려 할 때 아 이러면 안 되는 거였구나 하고 깨달았으나 이미 늦은 상황. 탄원은 두 사이클 + 부적 하나로 세 번 시도했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자주 논란이 되는 노룰북 마스터링은 대체 어떻게 엄두라도 낼 수 있는걸까 노룰북 플레이도 이렇게 힘든데...?? 룰북 정발 제발
2.
딸이 죽었다는 걸 보고 가장 먼저 떠올렸던 건 헬리오트로프의 그분.
3.
룰알못... 정말 너무... 민망...
4.
앞에 후기들이 정말 많이 밀렸지만 테스트 플레이라서 후기를 최대한 빨리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쓰던 후기도 제쳐놓고 이것부터 쓰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도 원래 쓰려 했던 기한보다 한참 늦었다...ㅠㅠ
5.
이번에도 대단한 유피님의 롤20 인세인 방세팅!!
다만 내가 액정 작은 노트북에 터치패드라서... 시트와 핸드아웃을 확인하려고 왔다갔다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나중엔 손가락이 아팠다) 그러다 보니 타이핑할 타이밍을 놓쳤던 때가 많았다. 다음에는 꼭 큰 화면과 마우스가 있는 환경에서...ㅠㅠㅠㅠ
[PC 소개]
PC1: 알렉세이 포레스터
희망을 되찾으려는 자 / 희망을 이용하는 자
은발의 33세 무직 남성. 무직인데 어떻게 후발대가 된 건지 궁금했는데... 그 이유는 사실...
내 PC의 성인 포스터와 비슷한 성이었다 (역설님: "레의 차이를 보여주마")
PC2: 맥스 블런트
재난을 끝내려는 자 / 원상태로 되돌리려는 자
여성처럼 보이고, 큰 가방에 각종 기계들을 잔뜩 넣어다니는 맥스. 어빌리티는 기계공격!
(원상태로 되돌리려 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까... 캐치프라이즈 느낌으로 같이 맞추고 싶어서)
PC3: 한셀 포스터
질병을 박멸하려는 자 / 가족을 되찾으려는 자
38세의 남성. 생물학자이고, CDC의 연구원이라고 했다. 연구원으로 정한 건 오브의 영향인듯.
핸드아웃을 받고 왜 가족이 죽었다고 확신한건지 의아했었다. 살아있을거라고 희망을 품는 게 아니라? 후담에서 물어보니 희망과 절망을 반복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아무튼 플레이할 때는 그런가보다 하고 시작했다. 눈치 빠른 플레이어라면 웬만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지만, 가족의 죽음 앞에 절망해서 예민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름을 잘 생각 못 하는 편이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을 주로 가져오게 된다. 뮤지컬과 소설에서 따온 이름과 성. 특별한 의미는 없고 그냥 그때 듣고 읽고 있던 게 그거여서.
[도입 페이즈]
사건 발생으로부터 3일째 되던 날. CDC 기관장은 백신살포장치 설치 및 현장조사를 나간 선발대가 전멸한 것으로 추정되었다며, 대기조를 현장에 투입하는 계획을 밝힌다. 알렉세이, 맥스, 한셀도 대기조에 포함되어있다. 백신살포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어있는지 확인하고, 항원을 찾아 백신을 만들고, 백신살포장치로 구를 부수고 백신을 살포하는 게 우리의 목표. 그렇게 세 명의 PC와 일곱 명의 이름모를 후발대원들은 지하를 통해 초고층 건물 엘리시온에 들어가는 임무에 착수한다.
사건발생 4일째. 오전 8시부터 뉴욕 외곽에서부터 지하철(아마) 선로를 따라 엘리시온 역으로 걷고 있는 후발대원들. 호흡기 감염으로 추정되는만큼 전신을 덮는 보호구를 입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은 이미 시작되었고, 후발대원들은 감염이 되어 사살되거나 흉폭해진 동료에게 공격받고 사망했다. 남은 건 알렉세이, 맥스, 한셀 세 사람. PC 외의 다른 대원들이 많길래 어떻게 전개되는 걸까 했는데 도입에서 다 죽었다...! 도입부터 광기카드 한 장씩 받고 시작. 배드엔딩이 걱정되었다.
한셀은 말없이 시신을 노려본다. 질병 자체에 대해 분노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4시간쯤 걸어 엘리시온역에 도착한 세 사람. 지상으로 나가면 뭘 보게 될까. 바라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한셀은 앞장서서 지상으로 나간다. 그곳에는, 햇빛이 차단되어 어두울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리고 참상이 벌어져 있을 거라는 내 예상과도 다르게, 온화한 햇살이 비치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밝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형형색색의 꽃잎과 꽃가루가 눈처럼 내려오고, 식물 줄기가 건물을 덮어가고 있다. 그리고 나비들.
끝나고 유피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구 안에 가장 먼저 발을 디딘 사람이 한셀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세계에 처음으로 닿았던 사람이 PC들 중 한셀이어서.
의외의 광경에 세 사람이 멈춰서 있으면 검은 나비 한 마리가 팔랑팔랑, 날갯짓하며 알렉세이에게로 내려앉는다. 쫓아내도 끈질기게 따라붙는 나비.
어떤 장치인 걸까. 처음에는 사이클 구분용인가 싶었다(끝나고 보니 룰알못의 너무 낙관적인 예상이었다...). 아무튼 알렉세이가 기침하는게 귀여웠닼ㅋㅋㅋㅋ
처음에 꽃가루를 감염의 원인으로 의심하고 그렇게 알피를 했다. 유피님 후기에서 뜨끔하셨다고. 사실 그 내용이 밝혀졌을 땐 내가 앞에서 그렇게 의심했던 걸 까먹어서 '역시'라던가 그런 생각 못 하고 그냥 깜짝 놀랐다 (..
그냥 보면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여기는 사람들이 흉폭해지는 질병이 번지고 있는 곳. 4일 만에 도심을 이렇게 뒤덮은 식물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역시 무섭다. 한셀은 몸을 숙여 꽃을 가까이서 들여다본다. 그러면 그 사이에 옷가지들이 보이고, 그리고 인간의 신체 일부도... 전원 죽음으로 공포판정. 한셀만 실패... 한셀은 그 기괴한 광경 속에서 아이리의 죽음을 떠올린다. 피웅덩이와 옷가지 속에서 순간 아이리가 입고 나간 옷을 본 듯한 느낌이. 광기카드 한 장 추가. 그리고 메인 페이즈도 안 들어갔는데 광기 발동!! 조사판정에 -1이 들어간다... 이젠 싫어 집에 가고싶어... 가족 시신 안 찾아... (광기내용임
알렉세이가 망원경으로 확인하면 엘리시온 최상층에 설치된 백신살포장치가 보인다. 선발대가 잘 설치해둔 것 같다. 근데 설치까지 다 해놓고 어디 간 거지...? 육감 판정에 실패한 한셀은 음 뭐징 하고 끝났으나 알렉세이와 맥스는 뭔가 깨달은 것 같다. 맥스는 주변에 뭔가 있다고 말하고, 그걸 듣고 보니 한셀도 뭔가 시선이 느껴지는 듯 하다. 아무튼 육감에는 실패했으니 무서우니까 그런 소리 말라고 타박한다고 알피를.
엘리시온 건물에 들어가는 세 사람. 건물 내부도 꽃과 식물들로 뒤덮여 있다. 그 꽃들에서 나는 향기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강한 향에 압도되었다가 문득 의문이 든다. 보호구를 입고 있는데 어떻게 향기가 느껴지는 거지? 그리고 향기로 공포 판정... 흑흑 무서워...
맥스만 판정 실패해서 정신력을 잃고 광기를 받는데, 루와즈님의 묘사가 멋졌다. 사람을 비료로 자란 꽃...
그리고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노랫소리.
맑고 밝은 분위기였다. 노래도 발랄한 것 같고 목소리도 좋고!! 상황이 상황이라 수상하고 의심스럽긴 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무섭진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요 같은 멜로디라서 문득 아이리를 생각했다. 아이리가 부르는 노랫소리일지도 모른다고.
[메인 페이즈 - 1사이클]
가장 처음 역설님의 씬에서 씬표 굴려서 누군가가 "저들이 이 사태를 초래했다고!"라 외치며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내용이 나왔는데, 생존자가 있다면 아이리와 조안나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셀은 조금 희망을 품기 시작했을듯. 역설님의 알렉세이가 아이리에 대해 물어서 내 딸이고 여기 엘리시온에 있다고 했다. 루와즈님의 맥스가 말없이 어두운 표정으로 바닥을 본다고 하셔서 왠지 동질감이 들었다ㅠㅠㅠ
선발대의 배낭을 분해해서 아이템을 얻은 유능한 알렉세이는 이번에는 물리학 지식을 동원해서 너스레를 떨며 한셀을 위로한다. 감정 판정 성공. 내가 2.우정/분노가 나와서 고민하다가 분노를 골랐닼ㅋㅋㅋㅋ... 한셀의 까칠함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아요. 아내와 아이는...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요. 백신이 있어도, 아이리는..." 핸드아웃에 '원인모를 질병과 재난에 대한 복수심'과 '분노 뒤 공허함'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분노를 넣고 싶었다!(근데 화풀이같다 알렉세이 죄송합니다) 위로가 위로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만큼 예민했을 것도 같고. 하지만 잠시 후 나는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맥스가 복도를 뚫어져라 보며 무사할 거라고, 그러길 바란다고 해준 거 정말 좋았다ㅠㅠㅠ 그리고 한셀의 까칠함 때문이었는지 임무 완수에 대해 불안해지기 시작한 알렉세이.
그렇게 어색함을 안고(아마) 걸어가다가 낙서를 발견. 어린아이가 그려놓은 듯한 낙서였다. 꽃과 나비와 웃는 얼굴들. 그걸 보고 아이리 생각을 잠깐 했지만, 13살이면 벽에 낙서할 나이는 지난 것 같아서 아이리가 그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못 했다. 알렉세이는 사람 얼굴을 보고 번데기 아니냐고 한다. 이런 번데기 무서워
맥스는 조금 긴 집게 기계를 꺼내서 아까부터 알렉세이 곁을 맴도는 검은 나비를 잡아서 핸드아웃 <반짝이는 꽃가루>를 조사하고, 놀라서 집게를 그대로 벽에다 짓눌러서 나비를 죽여버린다. 이때 깜짝 놀랐다. 갑자기 나비를?!! 알렉세이가 벽에 짓뭉개진 나비를 만져보려고 하자 맥스가 팔을 확 잡으며 만지지 말라고 하는 것도 좋았다. 긴장감이 확 들었다.
그리고 외치는 맥스. "이건 이 꽃가루와 나비가 원인입니다!"
꽃가루와 꽃잎이 보호구를 녹이고 있고, 꽃가루가 나비와 상호작용하며 감염의 매개체가 되고 있던 것. 아니 이 사방에 가득한 꽃가루가...?? 아까 꽃향기를 맡을 수 있었던 것도 보호구가 녹고 있어서였던 건가 싶었다. 알렉세이는 쇼크를 받아 안절부절못해하고("갸악" "흥헣으헣먼으러헛"). 그 와중에 다른 검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알렉세이 곁에서 팔랑팔랑. 으아아아아아
"왜 유독 포레스터씨한테만 붙는 거죠? (멀찍)"
"나비가 참 알렉세이씨만 따라다니는군요. (멀찍)"
감염 나비 달고 가까이 오지 말아요의 눈빛을 보내며 멀찍이 떨어져 서는 한셀과 맥스에게 상처받았는지 씬 닫기 전에 먼저 나가버리는 알렉세이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비 미끼가 되겠다며 다음 씬에서 두 사람에게서 떨어져 다른 곳을 뒤져본다... (은은
엘리시온 최상층을 향해 올라가다가 온기와 철의 향기가 가득한 장소에 오게 된다. 죽음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은 곳. 한셀은 피비린내에 헛구역질을 하고, 맥스가 그 등을 두드려준다. 그 와중에 한셀은 노랫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는 걸 깨닫는다. 어쩐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은 맑은 노랫소리. 아이리가 좋아할 것 같은 아름다운 멜로디. 한셀은 어쩐지 그 노랫소리에 애정을 느끼고 노래가 들려오는 곳을 따라서 걸음을 옮긴다. 조금 행복감에 차서.
......이거 나중에 보니 아이리의 노래나 다름없어서 애정을 느꼈던 것 아닐까ㅠㅠㅠㅠㅠ 아이리ㅠㅠㅠ
아무튼 그 당시는 많이 행복했는지 스페셜!!!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곳은 넓은 이벤트 홀. 그곳에 있는 건 열댓 명의 사람들과 주변의 시체들.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온 몸을 꽃으로 치장하고 있는 꽃의 사람들과,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죽어 있는 선발대의 시신이었다.
시신 옆에 사람들이 웃으며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길래 놀라서 한셀과 맥스는 일단 총을 겨눈다. 그리고 맞은편의 다른 문에서 알렉세이도 등장ㅋㅋㅋ(그리고 '팔랑') 꽃의 사람들 중 하나가 다가와 한셀에게 찻잔을 내민다...? 가까이 오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총을 보고도 경계하지 않고. 노랫소리도 이어진다. 의심을 가득 품고 찻잔을 멀찍히 보지만 봐도 모르겠고...? 핸드아웃 없으니 특별할 건 없겠다 싶었지만 수상해서 먹고 싶지 않았다. 검사해봐야 한다는 맥스의 말에 따라 일단 받아들면 꽃의 사람은 웃으면서 자리로 돌아간다. 뭐 하는 거냐고 물어도 말을 하진 않고, 웃으며 노래만 하는 꽃의 사람들. 도대체 이 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메인 페이즈 - 2사이클]
이상한 광경, 짙은 꽃향기. 점점 숨은 막혀오고. 긴박으로 공포판정을 하는데 왜 나 긴박이 공포심이죠...?? 원숭이 꿈 때도 그랬고 왜 나 자꾸 핀포인트 공포심 선택... 앞으로는 두 번쯤 더 생각해보고 공포심을 고르겠다...
광기 카드를 받았는데 '역원한'이었다. 그리고 마스터씬에서 갑자기 맥스가 한셀에게 우정의 감정을 가지게 되고...?? 나 PC 간 감정 관련해서 광기가 '적인가 아군인가'와 '역원한' 두 개나 있는데...!! 라며 살짝 패닉. 맥스가 우정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상대가 알렉세이라고 잘못 봤어서 더 놀랐다. 그래서 다음 씬에서 급하게 알렉세이와의 감정을 바꾸려고 했는데... 씬 아깝다며 다들 말려주셔서 다행이었다. 당시에는 잘못하면 한 번에 모두에게 데미지 2씩 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당황했는데 지금 보니 그렇게까지 걱정할 건 아니었다... 여러가지로 잘못 읽었던 것 같다. 말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아까운 씬을 낭비할뻔... 탄원도 성공 못했는데ㅠㅠㅠ
그렇게 플레이어가 정신을 차리고 이 와중에(그리고 시체 옆에서!) 꺄르륵거리며 웃고 노래하고 차를 마시고 있는 꽃의 사람들을 조사한다. 한셀은 생물학자, 꽃의 사람들이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신체와 같은지 판단해볼 수 있지!! 그렇게 조사해보면... 화관이라 생각했던 꽃은 사실 머리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꽃들. 그 꽃들에서 꽃가루가 나오고 있고, 환한 미소 뒤에는 인간을 향한 살의가...?!
그 사실을 알게 된 한셀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선다. 다들 나가야 한다고 소리치며 총을 꽃의 사람들 쪽으로 겨누고 뒷걸음질쳐서 홀을 나간다. 그리고 들려오는 노랫소리ㅠㅠㅠㅠ 아 이제 저 소리 너무 무서워ㅠㅠㅠㅠㅠ
비밀 알고 으아아아(패닉)하고 있었는데 알렉세이가 너무 대패닉인 것 같아서 한셀은 왠지 급침착하고 알렉세이를 진정시키려 했다. 알렉세이 보면서 흠 이런 캐릭터인가 했는데 사실 반전이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계속 나아가던 세 사람은 한쪽 구석에 쌓인 시신 더미를 보게 된다. 천장까지 쌓여 있는 시신들. 그 앞을 지나가자 갑자기 들리는 오르골 소리. 브금이 잔잔하고 아름다웠고, 이런 상황이라 더 깜짝 놀랐다.
그런데 이것은 아이리가 항상 들고 다니던, 조안나가 아이리에게 선물했던 오르골의 소리...?! 맥스가 시신 더미를 뒤지기 시작하고, 한셀도 아이리의 이름을 부르며 미친듯이 뒤진다. 곧 한셀은 시신 더미에서 삐죽 튀어나온 팔에 감겨진 오르골 펜던트를 보게 되고, 맥스의 도움을 받으며 떨리는 손으로 그 팔을 잡고 당긴다. 이번에야말로 아이리겠거니 싶었다. 한셀은 처음부터 아이리가 죽었을 거라고 확신했다는 설정이지만, 플레이어로서는 살아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아니었구나... 하지만 시신을 확인한 순간, 한셀과 맥스의 표정이 엇갈리고. 한셀은 모르는 사람이고, 맥스가 아는 사람. 맥스의 아이였다. 맥스가 입양했던 아이.
아이가 들고 있는 핸드폰에는 맥스에게 보내는 미전송 메시지가 있다. [돌아가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해, 맥스.] 맥스는 말없이 눈물만 흘리고, 한셀은 그 모습에서 자기 아이리를 잃어버린 자신을 본다. 주저하다가 아이를 안고 우는 맥스의 어깨를 다독이는 한셀. 맥스가 계속 쓰고 있던 방독면을 벗고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장면 너무 안타까웠다...ㅠㅠㅠㅠ
하지만 여전히 이상한 점. 오르골은 분명 아이리의 것인데?? 안쪽에는 한셀과 조안나, 아이리가 웃고 있는 가족사진까지 붙어 있다. 그럼 그게 왜 맥스의 아이 팔에 감겨 있었던 거고, 소리는 왜 난 거지?
맥스는 선발대의 거점이었던 곳으로 향한다. 가방에서 소형 톱을 꺼내 문 앞을 가로막은 식물 줄기를 썰어서 문을 연다. 깨진 플라스크, 뒤엎어진 소독약. 어질러진 간이 연구실 한쪽 구석에서 인기척이 느껴져서 일단 총부터 겨누고 본다. 알렉세이가 노래하면 사살한다곸ㅋㅋㅋㅋㅋㅋ 노래... 노래 무서워...
그 사람은 선발대였던 연우 서. 알렉세이와는 아는 사이인듯?? 배에 입은 상처는 심각해 보인다. 알렉세이가 꽃가루를 막으려고 문을 닫으려 하는데, 알렉세이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던 나비가 이번에는 안 들어온다. 뭐 뭐지 무슨일인거지
연우는 백신을 개발하지 못했다고 한다. 로이나가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그리고 나비는 지켜보고 있다며 경고. 맥스는 연구실을 뒤지다가 '판도라 프로젝트'라고 적혀진 무언가를 보고 흠칫하더니 덮어버린다. 맥스 뭐가 있구나...!! 난 연우와 알렉세이는 전혀 의심 못 했고, 이쯤에서 맥스를 의심했다. 연우에게서 검은 나비와 비슷한 향이 난다는 묘사에서 연우도 의심했어야 하는데... 뒤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잊고 있었다. 정말로 죽은 줄 알았으니...
알렉세이가 연우의 상처를 살펴보면서 비밀을 조사하고, 감정으로 연결된 한셀도 그걸 알게 된다. 이 사태를 초래한 게 연우라고?! 한셀은 연우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서 잠들었던 연우를 깨운다. 당신이, 당신 때문에, 아이리는, 우리 아이리가, 한셀은 부들부들 떨면서 연우를 노려보다가 울음을 터뜨린다. 맥스에게도 쇼크가 발생하는 비밀이어서 맥스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PC1한테는 쇼크가 없다는 점에서 알렉세이를 의심했어야 했는데...!!!!ㅠㅠㅠㅠㅠ
연우는 백신 살포장치에 비밀번호를 걸었다고 말한다. 감염체들이 장치를 이용하려 한다며. 코드를 알려주려 하는 순간 환풍구를 통해 하얀 나비들이 방으로 들어오고, 연우는 알렉세이에게 희망을 맡긴다고 말하며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쏜다. 아니... 아니.....??
맥스가 광기가 발현되어서 나비를 피하려 손을 마구 휘젓다가 한셀과 알렉세이도 퍽퍽. ("아니 블런트씨 잠깐 악 악 아니 아악")
[메인 페이즈 - 3사이클]
그렇게 얻어맞으며 밖으로 나갔는데 누군가가 우리를 지나쳐 가는 듯 하고, 자세히 보려 하는 때에 녹아내리는 형체 둘이 달려든다. 플롯 했는데 알렉세이와 버팅... "포스터씨 왜 여깄어욥" "포레스터씨야말로" 이름도 비슷한 두 사람... 심지어 내 광기도 발현되어 알렉세이는 데미지 1이 더해진다. 알렉세이 생명력 1...
감염체가 우리를 덮치려 하는데 갑자기 나비 한 마리가 막아서고, 그러자 감염체들은 몸을 돌려 후다닥 사라진다. 그리고 알렉세이가 "쿨럭쿨럭 커헉 흥헣허헣" 하고 있을 때, 저편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아빠...?"
아이리?!?!?!?!???????!!!!!!!
방독면을 끼고 있어 얼굴은 잘 안 보이는 아이. 아이가 한셀에게 다가와 옷을 붙든다.
한셀은 아이리를 붙들고 오열한다. 아아아아아아아 아이리ㅠㅠㅠㅠㅠㅠ 살아있었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리ㅠㅠㅠㅠㅠㅠ 우리 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오르골 든 아이가 아이리 아니었어요?" 역설님이 알렉세이가 혼란을 일으키며 섞어서 기억한다고 하는데 맥스 생각나서 다시 맘찢하고ㅠㅠㅠ
아이리는 프라이즈 '판도라 프로젝트'를 들고 있다. 맥스가 달라고 하면 무섭다며 한셀 뒤로 숨어버린다. "아이리, 그거 아빠 줄래? 괜찮아. 아빠 친구들이야. 아빠가 보자, 어디 봐봐." 로그 다시 읽어보니 13살인데 너무 어리게 대했나 싶기도 하고. 말투가 거의 7-8살 대하는 느낌인데...
한셀이 달라고 해도 아이리는 일지를 주지 않는다. 기분 나쁜 사람이 줬다며,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아빠가 정말로 원하면, 아이리를 웃게 해주면 줄게요." 아이리 이 대사 정말 좋았다...ㅠㅠㅠㅠㅠ
알렉세이는 한셀에게 아이리가 감염되어서 안 하던 짓을 하는 게 아니냐고 묻고, 한셀은 분노의 노려봄을 시전ㅋㅋㅋㅋㅋ 그렇다 아직 감정은 분노이다 (대체
그리고 그 와중에 시나리오상의 장치로 맥스가 알렉세이에게 모멸을 가지게 된닼ㅋㅋㅋㅋㅋㅋㅋㅋ 알렉세이 화이팅!! PL은 눈치 못 챘지만 PC는 PC본능적으로(?) 느꼈던 뒷통수의 기운이었을까...
먼저 한셀이 아이리와 감정을 맺어서 프라이즈를 받으려 한다. 팔랑팔랑, 검은 나비가 몰려든다. 눈 닿는 모든 공간에 가득 차서 우리를 바라보는 나비들. 한셀은 나비의 시선에서 아이를 가리려는 듯이, 나비를 노려보며 아이리를 품에 안는다.
"아이리, 그동안 아빠 안 보고싶었어? 아빠는 아이리 정말 보고싶었는데."
"보고싶었어요. 너무 외로웠어요."
"아빠도 너무 외로웠어, 아이리 보고싶었어...
사랑해, 우리 딸. 이제 괜찮아. 아빠가 지켜줄게.
집에 가자."
애정을 가득 담아 감정 판정. 맥스가 "..."라고 하셔서 죽은 아이 생각하는 건가 싶었는데 의심하고 계셨다고. 한셀은 아이리를 만난 기쁨에 의심같은 건 못 하는 상태라고 해야지... 주사위가 2 나와서 우정으로. 딸에게 느끼는 우정!
아이리는 한셀에게 판도라 프로젝트라고 적힌 서류를 건네준다. "보지 않으면 좋은데..."
비밀에는 쇼크가 없었지만 자체 쇼크. 아니 이게 일부러 만들어내서 퍼뜨린 거였단말야...?? '그 분의 호기심을 위하여'라니 이건 대체... 그리고 혹시 아이리가 감염되었다면 다시 살릴 방법은 없겠구나 싶었다. 아직 그 이상을 의심하진 않았다...
서류를 다 읽은 한셀은 말없이 그걸 맥스에게 건넨다. 맥스도 읽고 나서 말없이 알렉세이에게. 소각으로 재훈련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성공도 못 시킬 것 같아서 포기.
선발대의 시신에서 자료를 가져오기 위해 다시 꽃의 사람들이 있는 이벤트 홀로. 한셀은 아이리의 손을 꼭 잡고 간다. 다시 또 노래가 들리는데 이제 너무 무섭고 괴로웠다ㅠㅠㅠㅠ 아까랑 같은 노래인데!! 분명 처음엔 아름답고 좋았는데!! 그 와중에 아이리는 노래 예쁘다고 말한다. 잘 몰라서 그런 거겠지 했는데 이것도 모두 복선이었고...
맥스가 천장에 총을 쏘자 꽃의 사람들은 웃는 걸 멈추고 무표정하게 우리를 지켜본다. "아, 이제 좀 조용하네. 어차피 관심이야 잔뜩 받았죠." 맥스 멋져...!! 그리고 시신들 중에서 로아나를 찾고, 로아나가 들고 있던 일지를 발견한다. 그리고 뭔가 분위기 이상한데 나한테는 안 보여준다?! 툭툭 치면서 보여달라고 했는데 씬 닫아버리셨다. 아까 연우 비밀 안 알려줬을 때의 맥스 심정 체험ㅠㅠㅠ
그리고 마스터씬. 아까 옷에 튀었던 연우의 피가 스르륵 사라져버린다. 뭐지?! 아직까지도 연우 의심할 생각을 못 했다.
누군가의 자살을 목격한 한셀과 아이리는 서로를 꼬옥. 아이리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알렉세이는 꼭 끌어안고 있는 포스터 부녀를 본다. 아이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지만 답하지 않으려 하는 아이리. 알렉세이는 아이리를 조사하고... 쇼크를 받는 알렉세이를 보며 "왜 그래요, 애가 아파요?"하며 당황. 한셀과 맥스도 감정으로 비밀을 보게 된다.
"어...?"
알렉세이는 아까 감추려 하던 선발대 일지를 한셀에게 보여준다. 한셀도 쇼크고 플레이어도 쇼크... 두 비밀을 동시에 봐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이리가 감염체의 최상위 개체인 퀸이고, 아이리가 인간을 살해했으며, 백신을 만들려면 아이리를 희생시켜야 한다고...? 아이리. 내가 사랑하는 아이리. 나를 사랑하는 아이리. 나 외의 인간들은 모두 죽이려 하는 아이리...
"아이...리..."
"아이리가 아닙니다, 저건..."
"아니... 아냐... 아이리... 우리 딸..."
마스터 유피님이 귓속말로 클라이막스 페이즈에서 아이리를 택할지 다른 PC들 쪽을 택할지 정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아... 아아........... (오열
[클라이막스 전, 고민의 시간]
클라이막스 들어가기 전에 20분 정도 쉬는 시간.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새로운 사명은 [아이리를 지키는 것]. 다만, 네가... 아이리라면. 해석의 여지는 있다.
이것저것 생각했다. 아무튼 숙주인 아이리의 기억과 이성을 가지고는 있는데 기억과 이성이 아이리를 아이리이게 하는 것인가... 하지만 기억과 이성이 아이리를 아이리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과연 다른 무엇이? 하지만 아이리는 나 외의 인간을 다 죽이려 할 텐데...
쉬는시간 중의 결론은 아이리 편에 서자는 거였다. 그래도 아이리인데, 내 딸인데. 널 공격할 수는 없어.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어.
너와 함께 있을 거야. 같이 돌아가자.
하지만 돌아가는 게 가능할까? 정말로 지킬 수 있을까? 맥스와 알렉세이에게서 어찌어찌 지켜낸다고 해서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걸까? '판도라 프로젝트'에는 어디까지 생체병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파악하고, 실패작이 되면 회수한다고 적혀 있었다. 판도라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쪽에서 아이리를 '회수'하려 하는 게 아닐까? 그게 아니더라도 백신에 필요한 건 심장. 백신을 만들려면 아이리는 죽어야 한다. 아이리와 세계를 동시에 살릴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사실 같이 살 수 있을 거라곤 이 시점에서 이미 기대를 안 하고 있었다. 난 공격 어빌리티도 없는데다 맥스는 기계공격을 찍었고. 그리고 운 좋게 클라이막스에서 살아남더라도 에필로그에서 죽는 게 아닐까. 혹시 끝까지 살 수 있더라도 이전과 같은 삶은 절대로 불가능할 테고.
그래도, 마지막까지라도 함께. 적어도 마지막을 네 옆에서.
[클라이막스 페이즈]
네 사람은 말없이 위로 위로 올라가서 최상층에 도착한다. 꽃의 사람들이 공손히 맞이하고는 전망 좋은 장소로 안내한다. 그 곳에 백신 살포장치가 보이고, 그리고...
"엄마, 다녀왔어요."
...백신 살포장치 뒤로 유리 관이 보인다. 조안나의 시신.
살아있을 거라는 기대는 안 했지만ㅠㅠㅠ 직접 시신을 보니 안타깝고,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맥스가 생각났다. 맥스가 시신 더미 앞에서, 차갑게 식은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던 모습이.
그때 한셀은 맥스의 모습에서 자신을 겹쳐 보았었다(라고 플레이어는 그때 생각했었다). 아이를 잃고 절망과 비참에 휩싸인 모습이. 같은 감정을 느꼈을 거라고, 감히 공감했다.
그리고... 조금 전에 결심했지만 다시 흔들리기 시작. 내가 아이리 편에 서면, 맥스와,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더 생겨나는 게 아닐까? 내가 그렇게 해도 되는 걸까? 맥스에게서 날 봤던 내가?
아이리는 씽긋 웃으며 맥스와 알렉세이를 바라본다. 한셀은 작은 소리로, "맥스 씨,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라고 맥스에게 말을 건넨다. "아까 봤던, 당신 아이요... 어떤 아이였어요? 많이 사랑하셨나요...?"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혼란스러워져서, 맥스의 답을 듣고 싶었다. 선택을 선언하기 전에.
"...저에게 별 보는 법을 알려 준 아이예요. 여리고, 다정한..."
헬리오트로프 같아서 더 울컥ㅠㅠㅠㅠ
"...그렇군요." 한셀은 가만히 아이리를 바라본다.
"당신이 보고싶다고 해서 찾을 수 있게 해줬는데... 싫었어요? 살려둘까 고민하는 사이에."
이때 맥스의 아이를 아이리가 죽였다고 생각했다. 한셀은 맥스에게서 자신을 겹쳐봤는데 그렇게 만든 건 아이리였다고 이해해서(사실 아니었다ㅠㅠ) 저건 아이리가 아니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기 시작. 아이리가 그럴 리 없어. 아이리라면 그런 짓을 할 리 없어. 아이리가 아냐. 아이리의 모습을 했지만, 이제 인간을 증오하는 꽃의 사람들의 최상위 개체일 뿐. 아이리는 이미 죽은 거야...
아이리는 웃으며 머리에 쓴 방독면을 벗는다. 머리를 둘러 만개해 있는 검은 장미.
"아빠는... 내 편이지?"
한셀이 아아아악 하고 소리지른 건 플레이어의 내적 외침이었습니다... 현실 고통...
그리고... 결정. PC들 편을 들기로. 처음에는 위에서 생각했던 모든 의심에도 불구하고 아이리를 지키려 했다면, 지금은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나 같은 사람, 맥스 같은 사람을 더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맥스가 잃은 소중한 사람이 아이가 아니었다면 선택이 달라졌을까... 내가 플레이어로서 PC 간 대립보다는 협력을 선호하는 편인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
아이리는 자신 쪽에 오지 않는 한셀을 보고 왜냐고 외친다.
"넌... 아이리가 아냐...
아이리가 아냐!!"
외치는데 내가 가슴이 아프고ㅠㅠㅠ 한셀은 정말로 아이리가 아니라고 확신했다기보다는 그러길 바란 게 아니었을까 싶다.
"아...
아이리는... 내가 먹어버린 거구나!!
가족 놀이는 끝났네!!!!"
이 부분 너무 무서운데 가슴아프고ㅠㅠㅠㅠㅠ 아이리 표정이 상상되고...
한셀은 울면서 퀸을 노려본다. 그렇게 전투 시작.
한셀은 퀸을 노리고 총을 쏜다. 퀸의 얼굴을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하지만 전부 회피. 사실 전투 내내 행동 안 하고 부들부들 떨며 총을 쏘지 못한다고 하고 싶었다...
퀸은 맥스를 계속 공격한다. 나비가 눈을 쫀다는 묘사 무서웠다. 몇 번의 공격을 아이리가 전부 피해내고, 드디어 맥스의 기계공격. 맥스는 빨갛게 된 눈으로 퀸을 노려보면서 드릴을 들고 달려든다. 그리고 퀸은 펌블. 3D6으로 13의 데미지... 퀸은 그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에너미가 쓰러졌는데 기쁘지 않은 건 처음이야... 기쁘기는커녕 더 먹먹해졌다. 한셀은 '아이리'의 이름을 외치며 달려가려다 멈칫한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아이리를 향해 천천히 다가간다. 말없이 시신을 안아들고, 머리에서 검은 장미를 뽑아내려 하면 쉽게 뽑혀서 부스러진다.
그리고 프라이즈인 아이리의 시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전투의 승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 사실 이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유피님이 자발적으로 탈락하냐고 물어서 아니라고 대답. 하지만 이미 끝난 줄 알았지... 에너미 사망하고도 전투가 남았을 거라곤 생각 못 해서. 한셀은 아이리의 시신을 누구에게도 못 준다는 듯이 꽉 끌어안는다. 그리고 역설님이 한셀 행동 패스하면 알렉세이가 행동하고 마치겠다고 해서 패스하겠다고 했는데, 이것도 메타 뒷통수에 포함되는 거 아닐까...? 알렉세이는 그대로 맥스를 공격한다. 아니 이게 무슨?!???!! 아니 진짜 뭐죠 뇨롱 하면서 공격하지 말고 설명을 좀...!!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아이리 시신 안고 집에 돌아갈 에필로그만 남았겠구나 싶던 중이어서 정말 당황했다. 알렉세이는 기절해있으라며 공격하지만 맥스는 알렉세이를 배신감에 찬 눈으로 보면서 드릴로 공격. 루와즈님은 사망을 선택하셨다. 15의 데미지를 넣고 맥스는 쓰러지지만, 배에 덧대둔 철판 덕에 살아난 알렉세이. 진통제 묘사가 멋졌다.
맥스의 시신에서 방독면이 벗겨지고, 맥스의 얼굴에 피어 있던 보라색 꽃이 드러난다. 활짝 핀 헬리오트로프. 맥스도 감염자였다니... 그리고 헬리오트로프ㅠㅠㅠ
이제 남은 건 한셀과 알렉세이 두 사람.
"...뭐예요, 아이리를 데려가려는 거야?
그건 안 돼, 이제야 만났는데..."
퀸이 아이리가 아니라고 믿고 싶은 한셀에게는 아이리를 이제야 만난 게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한셀이 쏜 총은 왜 다들 회피할까! 그리고 한셀은 왜 회피를 못 할까!!ㅠㅠㅠㅠ
아직까지도 알렉세이가 왜 저러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다 끝났잖아, 어차피 다 끝났는데 왜 그러냐고 외치며 달려들지만 공격도 회피도 실패... 회상 쓸걸... 회상 항상 뒤늦게 생각난다ㅠㅠ 사망을 선택할까 하다가 혹시라도 기절했다가 일어나면 아이리의 시신이라도 회수할 수 있을까 싶어서 기절을 선택. 심장이 없는 시신일지라도... 하지만 너무 안일했다. 그냥 사망 선택할걸ㅠㅠㅠ 다 죽는 엔딩도 나쁘진 않지 않나요 꿈도 희망도 없지만 조금 덜 비참할...까...?? 이것도 데미지 주는 데 성공할 때의 얘기지만...
알렉세이는 백신살포장치를 써서 구체를 파괴하려 한다. 그때 코드를 입력하라는 모니터 창이 뜬다. 디엠방에서 유피님이 보여주셨던 역설님의 그 그림이구나 싶어서 재밌었닼ㅋㅋㅋㅋㅋ 난 코드가 뭔지 모르겠었는데 알렉세이는 주저 없이 '희망'을 입력. 연우가 알렉세이에게 맡견던 '희망'이었다. 그러자 구가 부서지며 열리는데, 꽃잎이 한 겹 한 겹 시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아이리....ㅠㅠㅠㅠ
열린 구멍으로 헬리콥터 한 대가 들어오고, 알렉세이는 기절한 한셀과 아이리의 시신을 챙겨서 헬리콥터에 올라탄다. 검은 양복과 선글라스를 낀 사람들이 아이리의 시신을 원통 안에 넣는다. 플레이어는 이게 대체 뭔지 모르겠어서 ????하고 조용히 지켜보던 중.
그리고 누군가가 알렉세이에게 약속했다는 보수를 내미는데, 끝나고 보니 이 사람이 연우였겠구나 싶었다. 알렉세이는 아이리 머리의 검은 장미 꽃잎 하나를 몰래 챙겨둔다.
[에필로그 - 엔딩: 희망]
누군가의 보고. 뉴욕의 실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생각보다 감염력이 낮았고, 최상위 개체가 숙주의 기억에 휘둘려 비효율적인 행동으로 사망했다고... 그리고 알고 보니 저 보고를 하는 사람이 연우...
ar-0의 육체는 회수했다고 말한다. 아이리... 끝났어 꿈도 희망도 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 엔딩 이름 왜 이렇게 역설적으로 들리죠... 그래서 역설님의 엔딩인건가 (..
[후담 - 숨겨진 이야기들]
유피님의 엄청난 설정들과 숨겨진 이야기들!! 아이리 이야기 듣는 게 좋았다ㅠㅠㅠ 연우... 연우에게 이런 비밀이... 아이리랑 살아남았어도 아이리를 실패작으로 판단한 연우에게 죽었으려나. 그리고 헬리콥터에 태워서 보내진 한셀은 어떻게 되었을까... 깨어나기 전에 살해당하면 한셀에게는 좀 덜 비참할까 싶기도 하다ㅠㅠㅠㅠ
그리고 드디어 공개된 PC1 알렉세이 사명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니.......... 희망 이거 정말 역설적 네이밍 맞죠...??ㅠㅠㅠㅠㅠㅠㅠ 연우도 그렇고 알렉세이도 그렇고 희망 얘기하면서 이렇게ㅠㅠㅠㅠ
유피님이 PC3과 아이리가 승리했을 때의 엔딩 [개화]도 알려주시는데 으아아아ㅠㅠㅠㅠ 아이리.....ㅠㅠㅠㅠㅠㅠ 아이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안 하고 있었어서 사실 살 수도 있었다니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고ㅠㅠㅠㅠ
한셀이 개화 엔딩이었다면 노을빛을 받으며 미소짓는 아이리를 보고 안도와 절망이 뒤섞인 감정을 느낄 것 같다. '아이리의 형태를 한 존재를 지켰어' '하지만 정말 아이리라고 할 수 있는 걸까' '부당하게 가족을 잃은, 맥스나 나 같은 사람을 더 만드는 건 아닌가'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걸까'...
비...참... 딸을 부정하고 공격하기까지 했는데 사명 달성도 못 했어 시신 없어... 이럴거면 기절하지 말고 그냥 죽을걸.......
2사이클이 끝나가도록 의식 요건을 모르겠어서 당황했는데, 실제 사용하지는 않고 PC2 승리시에만 연출적으로 사용되는 의식이었다고.
아이리와 연우 등등 모든 npc 이름에 꽃이 들어가 있었다니 이것이 디테일의 유피님ㅠㅠㅠㅠㅠ 하얀 자스민의 꽃말은 '당신은 나의 것', 검은 장미의 꽃말은 '당신은 영원한 나의 것'이라고 하셨다. 한셀을 향한 아이리의 집착이 느껴져서 좋았다.
코드 입력란 밑에 모스부호로 'everything is for you'라니 정말 디테일의 유피님ㅠㅠㅠㅠㅠ 그리고 이게 모두 유피님의 큰그림이었다?! 상자... 판도라 프로젝트... 코드... 희망... 상자 안의 희망...!!!!! 그리고 결국 그 상자를 직접 연 역설님. 와 정말... 소름......
PC3이 절망과 희망을 번갈아가며 느끼길 바라며 설계하셨다고. 정말 완벽했습니다 그대로였습니다ㅠㅠㅠㅠ 오열...
[감상]
1.
아이리ㅠㅠㅠㅠㅠㅠ 아이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빠가 미안해... 오해하고 포기해버려서 미안해...ㅠㅠㅠㅠㅠㅠㅠㅠ
2.
로그 다시 읽는데 나 13살 너무 애취급한 거 아닌가...?
3.
끝나고 오브의 마음을 체감하는 느낌이었다...
4.
비참비참이었지만 정말 재밌었어요!!!ㅠㅠㅠ!! 감사합니다!!
5.
내가 대립형보다 협력형을 좀더 선호하는 편인 게 선택에 영향을 줬다면, 어차피 1:1:1 구도로 갈 걸 눈치챘다면 아이리 편으로 갔을까... 이것저것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긴 했지만. 끝나고 아이리한테 너무 미안했다...
6.
후담까지 다 듣고 나서 구 안의 세계가 전부 아이리였음을 알게 됐다. 도입부터 모든 묘사 하나하나가 다. 빛도 꽃도 향기도 나비도. 모든 것이 아이리의 의지였고 아이리였다. 그리고 아이리가, 그 모든 것이 한셀을 사랑하는 세계. 구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도 피어 있는 꽃도 그 꽃에서 나오는 향기도 꽃가루도 팔랑이며 날아다니는 나비도 모두 한셀을 사랑하는.
사랑받고 있었구나.
7.
유피님은 시나리오의 천재...!!
[남은 이야기]
기절한 채로 끝나버려서, 그 뒤로 어떻게 됐을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 헬리콥터에 실려가버렸고...?? 살해당하거나 실험체로 쓰이는 건 아니겠지...
헬리콥터에 실려가지 않고, 엘리시온의 최상층 방에서 눈을 떴다는 걸 가정하고 에필로그를 생각해봤다.
한셀이 눈을 뜨면 해가 다 지기 직전. 방 안에는 붉은 노을빛이 가득 차 있다. 알렉세이는 이미 자리를 떠났고, 보이는 건 백신살포장치와, 맥스의 시신, 그리고 검은 장미 꽃잎. 희미하게 남은 장미 향이 코끝을 맴돈다. 꽃잎 한 장을 들고 멍하니 보다가 오열하는 한셀. 움켜쥔 주먹 사이로 검은 장미 꽃잎이 바스라져 떨어진다.
계속 의심하고 후회하고 자책하면서 살았을 것 같다. '그래 아이리였을 리가 없어' vs '아냐 아이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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